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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어 사전 - 권력(Power) 본문

어휘놀이터/개념어사전

개념어 사전 - 권력(Power)

건방진방랑자 2021. 12. 17.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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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Power

 

 

다소 무관해 보일지 모르지만 권력의 개념을 말하려면 먼저 번역의 문제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trade union무역연합으로 번역한 사례가 있었다. trade에는 무역이라는 뜻이 있고 union연합이니까 번역자는 아무 생각 없이 그렇게 옮겼을 테지만 올바른 뜻은 노동조합이다. 그 무신경과 대담함이라니! New Age는 대문자로 표기되었는데도 번역자가 굳이 신시대라고 옮긴 사례도 있다. 그냥 뉴에이지라고 읽어주면 될 것을, 번역자의 과잉 친절이 오히려 의미를 훼손한 경우다.

 

권력의 경우는 그 정도의 터무니없는 오역은 아니지만 일상어인 원어를 뭔가 전문 용어처럼 번역했다는 점에서 광의의 오역이다. 영어의 power, 프랑스어의 pouvoir, 독일어의 Macht는 모두 우리말의 에 해당하는 평이한 단어들이다. 그러므로 권력이라는 개념을 이해하려면 그 용어에 담긴 딱딱하고 정치적 냄새가 풍기는 이미지는 먼저 떨쳐버려야 한다.

 

 

물론 정치권력도 주요한 권력의 하나인 것은 틀림없다. 현대 국가에서 정치권력은 양면성을 지닌다. 한편으로는 국가와 사회의 존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개인의 인권과 자유를 침해할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정치권력은 합법적으로 발동되기 때문에 그 위험성이 부각되기 어렵다. 독재 국가에서 국민의 일부가 정부에 반대하는 행동을 취할 경우 정치권력은 그것을 반역 행위로 몰아 폭력적으로 진압하는데, 대개 그 과정은 합법성의 외피를 쓰고 있으므로 정부의 법적 책임이 면제된다(도덕적ㆍ역사적 책임은 별개다),

 

흔히 공권력이라고 불리는 거시적인 정치권력과 달리 미시적인 차원에서 작동하는 정치권력도 있다. 그 대표적인 예는 관료제에서 비롯되는 권력이다. 이 권력은 특정한 분야에서 권한을 가진 관리가 법이나 행정 명령의 이름으로 행사한다. 이것 역시 표면상으로는 합법적인 권력이며 공권력과 마찬가지로 양면성을 지닌다.

 

 

그러나 정치권력과 달리 일상생활의 영역에서 은밀하게 작용하는 권력도 있다. 프랑스의 현대 철학자인 미셸 푸코(Michel Foucault, 1926~1984)가 주장하는 지식 = 권력이 그런 예에 속한다. 푸코는 그런 권력이 국가가 행사하는 정치권력보다 더 위험하다고 말한다. “국가는 권력 관계의 그물 위에 존재하는 상부구조일 뿐이며, 실제로 인간의 육체를 규정하고 성이나 가족 관계 등을 규제하는 것은 사회 전체에 퍼져 있는 섬세한 권력의 그물이다. -푸코, 광기의 역사

 

권력의 행사에는 항상 지식이 동반된다. 푸코가 직접 드는 사례는 광기(狂氣).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에 광기는 일종의 예지적인 재능으로 인정되었고 광인도 사회에서 배제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성이 전일적으로 지배하는 근대로 접어들면서 광기는 이성(sanity)이 없는 상태(insanity)’로 규정되어 사회에서 격리되기 시작했고, 19세기에 정신분석학이라는 지식 체계가 탄생하면서부터는 정신병원에 감금되어 치료의 대상이 되었다. 광기를 정신질환으로 규정하는 지식이 광인을 감금할 수 있는 권력을 낳은 것이다.

 

 

권력이 일상적인 개념이듯이 푸코가 말하는 지식도 정교한 학문적 이론 체계만이 아니라 일상생활에 관계된 평범한 앎을 모두 포함한다. 그러므로 현대 사회의 모든 영역에는 그런 방식의 권력이 이미 작용하고 있다. 이성이 지배하던 시대에 지식은 인간을 몽매한 상태에서 해방시켜주는 것이었으며, 권력의 지배에 저항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지식이 권력과 합체되어 오히려 억압과 질곡을 가져오는 역할도 한다. 지식이 오히려 사실을 왜곡하는 사례를 말해주는 퀴즈가 있다. 의사가 라틴어로 처방전을 써주고, 약사가 약을 잘게 갈아주는 이유는 뭘까? , 환자가 자신의 증상이 실은 가벼운 감기라는 것을 알지 못하게 하고, 환자가 받은 약이 실은 아스피린이라는 것을 모르게 하기 위해서,

 

 

 

 

 

 

인용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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