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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도올선생 중용강의, 29장 - 5. 내 몸이 진리의 출발점 본문

고전/대학&학기&중용

도올선생 중용강의, 29장 - 5. 내 몸이 진리의 출발점

건방진방랑자 2021. 9. 2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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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5. 내 몸이 진리의 출발점

 

 

故君子之道, 本諸身, 徵諸庶民, 考諸三王而不謬, 建諸天地而不悖, 質諸鬼神而無疑, 百世以俟聖人而不惑.
그러므로 군자(君子)의 도(), ()에 근본을 두고, 서민(庶民)에게 증험하며, 삼왕(三王)에게 고험해보고, 천지(天地)에 세워보고, 귀신(鬼神)에게 질정해본다. 그러면 백세 이후 성인(聖人)을 기다려도 의혹됨이 없다.
 
此君子, 指王天下者而言. 其道, 卽議禮制度考文之事也. 本諸身, 有其德也. 徵諸庶民, 驗其所信從也. , 立也. 立於此而參於彼也. 天地者, 道也. 鬼神者, 造化之迹也. 百世以俟聖人而不惑, 所謂聖人復起, 不易吾言者也.
여기서의 군자는 천하에 왕노릇하는 사람을 가리켜 말하였다. ()란 의례(議禮)와 제도(制度)와 고문(考文)의 일이다. 본저신(本諸身)은 덕이 있는 것이다. 징저서민(徵諸庶民)은 믿고 따르는 것을 증험하는 것이다. ()은 세운다는 것이니 여기에 세워 저기에서 참고하는 것이다. 천지(天地)라는 것은 도(). 귀신이란 조화의 자취다. 백세이사성인이불혹(百世以俟聖人而不惑)등문공9성인이 다시 나오신다 해도, (지금 했던) 나의 말을 바꾸지 않으시리라.’고 한 것이다.

 

 

고군자지도 본저신(故君子之道, 本諸身)’

상대(上代)의 것에 의존할 것도 아니요 하대(下代)의 것에 의존할 것도 아니라고 한다면 군자의 도는 어디부터 출발이 되는 것인가? 그것은 본저신(本諸身) 몸에 그 근본을 두어라!, 즉 내 몸에서부터 출발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여러분은 다음과 같은 내 기철학의 제일 명제를 상기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인간의 진리는 내 몸에 구현되어 있다!” 이것이 바로 내가 말하는 몸철학이요 중용(中庸)의 출발인 것입니다. 대학(大學)수신위본(修身爲本)’도 바로 이것을 뜻하는 것이죠. 평천하(平天下)를 비롯해 모든 것이 이 수신(修身)을 가지고 본을 삼는다! 그러므로 본저신(本諸身)! 즉 먼저 내 몸으로부터 나와야 한다는 바로 이 말입니다.

 

모든 군자의 도()의 출발은 내 몸이다! 상대(上代)의 것이 아무리 좋더라도 오늘날 우리에게 증험이 없으면 다 소용이 없는 것이다! (((()이니 다 필요없다! 바로 신()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여기에 공자(孔子)에게서 볼 수 있는 굉장히 철저한 경험주의(empirical, 경험에 의한)적인 태도가 있습니다. 이것을 서양의 오관주의로는 볼 수 없다고 할지라도, 공자(孔子)는 굉장히 엠피리컬(empirical)하고 리얼리스틱(realistic)한 인물입니다. 즉 근본은 나의 몸에서부터 이루어 나간다! 여러분은 내가 하는 이 중용(中庸) 강의를 들으면서, 김용옥의 기철학을 왜 몸철학이라고 하는가의 의미를 새삼 재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진리는 내 몸으로부터 출발한다! 나는 모든 사이언스는 결국 의학(medicine)으로 간다고 생각합니다. 상당히 이상한 이야기 같이 들릴지 모르지만, 천체 물리학이고 뭐고 결국 의학에 다 귀속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흔히들 철학을 만학의 제왕이라고 하지만 나는 의학이야말로 만학의 제왕이라고 생각합니다. 의학이라고 하는 영역 속에 철학은 물론 들어갑니다. 그러나 결국은 인간의 생명의 신비 속에 모든 사이언스가 통합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내가 생각하는 몸철학의 문제요, 격물의 문제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모든 사회 철학도 결국 나라는 존재, 중용지도(中庸之道)이자 천지지도(天地之道)인 이 몸, 바로 여기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근세 서양철학에서 말하는 자아 즉 에고(ego)라는 개념, 다시 말해서 데카르트의 Cogito ergo sum(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의 코기탄스(생각하는 주체인 나)는 아주 잘못된 개념입니다. 그것은 매우 막연한 것입니다. 모든 자아, 즉 셀프(Self)는 데카르트가 말하는 것과 같이 실재성이 애매한 그 무엇이 아니라 매우 심플한 것입니다. 내가 말하는 셀프라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메디컬 셀프(Medical self), 즉 구체적인 해부(anatomy)의 대상이 되는 셀프인 것이죠. 그 셀프야말로 천지(天地)의 모든 가능성을 내포한 가장 복잡하고 정교한 체계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이 셀프는 바로 우리말의 인데 천지(天地)의 모든 법칙은 바로 이 몸에서 가장 정교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몸(medical self)을 연구하는 의학이 만학의 제왕이 된다는 거예요.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모든 과학은 다 내 몸에 들어 있다! 내가 의학을 공부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생각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러기 때문에 이 중용(中庸)에서는 모든 군자지도(君子之道)본저신(本諸身)’ 바로 몸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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