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8장
예수 나 자신 또한 너희처럼 되리라
제108장
1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것을 마시는 자는 누구든지 나와 같이 되리라. 2나 자신 또한 그 사람과 같이 되리라. 3그리고 감추어져 있는 것들이 그 사람에게 드러나게 되리라.
1Jesus said, “Whoever drinks from my mouth will become like me; 2I myself shall become that person, 3and the hidden things will be revealed to that person.”
흔히 도마복음서의 로기온 배열이 임의적이고 어떠한 주제적 통일성을 찾기 어렵다고 말하지만, 과연 이것들이 완벽하게 랜덤(random)한 것인가에 관해서는 보다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나는 현재 이 복음서의 의미를 캐는 데만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문제를 체계적으로 논구하지는 못했다. 후학 중에서 탁월한 신학도가 나오면 불트만의 전승사연구를 훨씬 뛰어넘는 고등한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시작부에서 논의된 내용들이 이제 말미로 달려가면서 매우 명료한 주제의식을 드러내면서 완결로 치닫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하여튼 여기 114개 로기온의 배열은 카오스적인 배열이면서도 연출자의 치열한 의도가 숨어 있는 정연한 코스모스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원문은 ‘나의 입으로부터 마신다’로 되어있는데, 그것은 물론 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말씀을 마신다는 뜻이다. 이미 서장에서부터 그 말씀은 ‘은밀한’ 말씀이라고 규정되었다. ‘그것을 마시는 자는 나와 같이 되리라’는 브라만과 아트만의 합일과도 같은 경지를 표현하고 있다. 나의 말씀을 마시는 자는 나와 같이 된다. 이 언명에 부수되는 정직한 결론은 이것이다: “나 자신도 스스로 바로 나와 같이 되는 그 사람이 된다.” 예수의 말씀을 추구하는 자는 궁극적으로 예수가 된다. 예수는 바로 동시에 추구하는 자가 된다. 추구하는 자와 예수는 완벽하게 동일한 ‘하나된 자’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진정한 의미에서 나의 존재의 변혁(變革, transformation)이며, 기화(氣化, empowerment)이며, 신생(新生, renewal)이다. 예수와 예수의 도반이 다 함께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획득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인간을 구원하는 순간에만 새로워진다. 인간 또한 하나님을 구원하는 순간에만 새로워진다. 예수가 인간을 구원한다면, 우리 또한 예수를 구원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호상적 구원이 없으면 예수도 죽고 나도 죽는다. 생명을 상실하는 것이다. 오늘날 기독교의 맹점은 바로 이러한 도마예수의 순결성과 논리적 타부가 없는 정직성의 결여에 있다. 예수의 인격과 말씀, 그 모든 것을 권위주의적 허상, 그러니까 우상 속에 가두어 놓고 있는 것이다.
바울이 로마인서 12장에서 “너희는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써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토록 하라”고 말했는데, 참으로 좋은 말이지만 도마 속의 예수의 이 로기온을 바울이 몰랐다는 것은 참으로 아쉽다. 예수가 참으로 우리 죄를 대속한다면, 우리 또한 예수의 죄를 대속할 수 있어야 한다. 나의 마음이 진정으로 새롭게 된다는 것은 예수가 나의 마음이 되고, 내가 예수의 마음이 될 때에만 가능한 것이다. 그럴 때 감추어져 있는 모든 것들이 나에게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3절의 표현은 5장, 6장과 관련된다. 하나됨을 통하여 드러나는 새로운 아이덴티티는 감추어져 있는 모든 것들을 드러나게 만든다.
▲ 여기 보이는 통곡의 벽(Wailing Wall)은 헤롯 대왕이 지은 제3성전의 서벽(Western Wall)이다. BC 960년에 완성된 솔로몬 성전(제1성전)의 자리에 세워진 것일 뿐 솔로몬 성전의 벽은 아니다. 헤롯 대왕의 제3성전은 BC 18년에 착공되어 알비우스 총독대에 완성되었는데, 역사적 예수가 본 성전의 벽은 바로 이것이다. [임진권 기자]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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