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제삼자 (3)
건빵이랑 놀자
13. 글과 소통 I'm back, 드디어 돌아왔다. ‘아마추어 사회학’ 후기를 마무리 지어야 함에도 한참이나 헤매다가 이제야 돌아왔다. ‘아마추어 사회학’ 강의는 10월 18일에 있었으니 거의 한 달 만에 다시 쓰게 되는 것이고, 마지막 후기는 10월 29일에 썼으니 20일 만에 그 흐름을 이어보려는 것이다. ▲ 6편의 후기를 써나가다가 갑자기 멈췄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후기를 쓰지 못한 이유 갑자기 ‘아마추어 사회학’ 후기를 멈추게 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브런치북 프로젝트’에 떨어지게 되면서 그 여파로 도저히 글이 써지질 않았다. 아무래도 올핸 예년보다 더 많은 글을 썼고 그것으로 나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물론 인지도가 있지는 않으니 쉽지는 않겠지만, 그럼에도 가능성..
75. 밤새도록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 목요일 저녁에 열기 가득했던 평가회를 마치고 카자흐스탄에서의 마지막 밤이니만큼 잘 사람은 자고 놀 사람은 놀 수 있도록 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설마 이렇게 말한다고 아이들이 밤을 새겠어?’하는 의구심이 있었다. 공통된 주제나 서로의 의견이 상충되는 얘깃거리가 없으면 밤을 새며 이야기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물론 ‘마피아’ 같은 게임을 하며 밤새 놀 수도 있지만, 게임은 많은 사람이 함께 해야 재밌는데 피곤해하는 아이들도 있어서 장시간동안 게임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적당히 얘기하다가 2~3시쯤 모두 자겠거니 하는 생각을 하며 내 방으로 들어갔다. 세상에 밤새도록 이야기를 나누다니 방엔 큰 창문이 있고 그 창문으론 ‘아바이Абай 도로’를 내다 볼 수 ..
겨울에 했던 1박2일 모임은 무려 3년 만에 찾아간 것임에도, 늘 연락하며 지내오던 사람들이 모인 것처럼 포근했고, 정겨웠다. 밤 8시부터 새벽 4시까지 한바탕 이어진 수다 삼매경은 흘러가는 시간을 아쉽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흘러가는 시간이 이토록 아깝게 느껴진 건, 정말로 오랜만이었다. 아마도 겨울 모임에 이어 자연스럽게 여름 모임까지 참여하게 된 데엔 겨울모임의 여운이 길게 남아서 였으리라. 말과 말이 섞이기도 하고 부딪히기도 하며 시간을 메워간다. 그렇지만 여기엔 ‘말을 조리 있게 해야 한다’거나, ‘말을 많이 해야 한다’는 부담 같은 것을 느낄 필요는 없다. 그저 어떤 말들이 흘러 다니며 그게 어떤 감상을 자아내는지, 그리고 그 말엔 어떤 정감이 담겨 있는지 느끼기만 하면 된다. 그러니 마음을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