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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재밌게도 이 공간엔 아직 간판이 없었다. 이런 상황이니 당연히 ‘간판은 세우지 않고 저런 간단한 입간판들로만 이 공간을 알릴 생각인가 보다’라고 생각할 수밖에. 그런데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전혀 뜻밖이었다. 간판을 달고는 싶은데 지금은 용기가 나지 않고 부끄러운 나머지 못 달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 사실을 통해 공간을 열 수 있는 용기와 간판을 달 수 있는 용기 사이엔 어마무시한 간극이 존재한단 사실을 알게 되었고, 덩달아 간판이 달리던 날엔 더 격렬히 축하해줘야겠다는 생각도 스쳤다. 어찌 되었든 자신만의 붉은 장막을 당당히 넘어선 날이기 때문이다. ▲ 아직 이곳엔 간판이 없다. 오늘이 나의 최고의 날 두 개로 세워진 입간판엔 아기자기한 앵두만의 생각들이 요소요소에 담겨 있다. 공간에 대한 소개를 길게..
청주로 가기 위해 정말 오랜만에 상행선 버스를 탔다. 올해 3월에 전주에 내려왔으니, 8개월 만에 상행선 버스를 타는 셈이다. 그 전까지만 해도 늘 타던 상행선 버스였지만, 지금은 이렇게 특별한 경우에나 탈 수 있으니 기분이 묘하다. 청주는 지금껏 두 번 갔었다. 한 번은 목포에서 고성까지 도보여행을 하는 중에 지나간 곳이었고, 그 여행으로 진천에서 고추를 심게 되는 체험을 해보면서 그 다음 해에도 고추를 심기 위해 청주터미널에 갔었다. 이처럼 스쳐가던 도시에서 오늘은 찾아가는 도시로 변모한 셈이다.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 2009년에 처음 왔을 땐 청주와 청원은 나눠 있었는데 지금은 통합되며 통합청주시가 되었다. 청주야 반갑다. 엇갈림, 틀어짐의 행복 청주로 향하는 버스는 터미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