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좋지 아니한가
불역쾌재행(不亦快哉行)②
정약용(丁若鏞)
岧嶢絶頂倦遊筇 雲霧重重下界封
向晚西風吹白日 一時呈露萬千峰
不亦快哉
羸驂局促歷巉巖 石角林梢破客衫
下馬登舟前路穩 夕陽高揭順風帆
不亦快哉
騷騷木葉下江臯 黃黑天光蹴素濤
衣帶飄颻風裏立 怳疑仙鶴刷霜毛
不亦快哉
鄰人屋角障庭心 涼日無風晴日陰
請買百金纔毀去 眼前無數得遙岑
不亦快哉
해석
岧嶢絶頂倦遊筇 초요절정권유공 | 깎아지른 정상에 게을리 지팡이 놓아두니 |
雲霧重重下界封 운무중중하계봉 | 구름과 안개 겹겹이 아랫 세상 봉해놓았는데 |
向晚西風吹白日 향만서풍취백일 | 느지막이 서풍이 흰 해를 향해 불어대자 |
一時呈露萬千峰 일시정로만천봉 | 일시에 온갖 봉우리 드러나니, |
不亦快哉 불역쾌재 | 또한 유쾌하지 아니한가. |
羸驂局促歷巉巖 리참국촉력참암 | 여윈 참마 촉박하게【국촉(局促): ① 좁다 ② (시간이) 촉박하다 ③ 쭈뼛쭈뼛하다 ④ 협소하다】 가파른 바위 지나니 |
石角林梢破客衫 석각림초파객삼 | 바위 모서리와 나무 끝에 나그네 적삼 찢어졌지만 |
下馬登舟前路穩 하마등주전로온 | 말에서 내려 배에 오르니 앞길은 평온하고 |
夕陽高揭順風帆 석양고게순풍범 | 석양이 높이 걸려 순풍이 돛에 불어오니, |
不亦快哉 불역쾌재 | 또한 유쾌하지 아니한가. |
騷騷木葉下江臯 소소목엽하강고 | 쏴아아 나뭇잎 강 언덕에 지고 |
黃黑天光蹴素濤 황흑천광축소도 | 누렇고 검은 하늘빛이 흰 파도를 찰 때에 |
衣帶飄颻風裏立 의대표요풍리립 | 옷과 띠 덜거덕거릴 정도의 바람 속에 서면 |
怳疑仙鶴刷霜毛 황의선학쇄상모 | 상황이 마치 신선의 학이 흰 머리털 쓸어내는 것 같으리니, |
不亦快哉 불역쾌재 | 또한 유쾌하지 아니한가. |
鄰人屋角障庭心 린인옥각장정심 | 이웃집 처마가 마당을 가로막아 |
涼日無風晴日陰 량일무풍청일음 | 서늘하고 바람 없지만 갠 날씨임에도 어둑침침하니 |
請買百金纔毀去 청매백금재훼거 | 청컨대 백금으로 사서 겨우 헐어내어 |
眼前無數得遙岑 안전무수득요잠 | 눈앞에 무수히 아득한 산봉우리 보게 된다면 |
不亦快哉 불역쾌재 | 또한 유쾌하지 아니한가. 『與猶堂全書』 第一集詩文集第三卷 |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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