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도가 실행되거나 없어지거나 하는 건 천명을 따른다
公伯寮愬子路於季孫.
公伯寮, 魯人. 子服氏, 景謚, 伯字, 魯大夫子服何也.
子服景伯以告, 曰: “夫子固有惑志於公伯寮, 吾力猶能肆諸市朝.”
朝, 音潮.
○ 夫子, 指季孫. 言其有疑於寮之言也. 肆, 陳尸也. 言欲誅寮.
子曰: “道之將行也與, 命也. 道之將廢也與, 命也. 公伯寮其如命何!”
與, 平聲.
○ 謝氏曰: “雖寮之愬行, 亦命也. 其實寮無如之何.”
愚謂言此以曉景伯, 安子路, 而警伯寮耳. 聖人於利害之際, 則不待決于命而後泰然也.
해석
公伯寮愬子路於季孫.
공백료가 계손씨에게 자로를 참소했다.
公伯寮, 魯人.
공백료는 노나라 사람이다.
子服氏, 景謚, 伯字, 魯大夫子服何也.
자복은 성이고 경은 시호이며 백은 자로 노나라 대부 자복하다.
子服景伯以告, 曰: “夫子固有惑志於公伯寮, 吾力猶能肆諸市朝.”
자복경백이 공자께 아뢰기를 “계손이 진실로 뜻을 공백료의 말에 미혹되어 있으니 저의 힘이 오히려 공백료의 시신을 저잣거리에 널어놓을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朝, 音潮.
○ 夫子, 指季孫.
부자(夫子)는 계손을 지칭한다.
言其有疑於寮之言也.
공백료의 말에 의혹됨이 있다는 말이다.
肆, 陳尸也. 言欲誅寮.
사(肆)는 시체를 진열해놓은 것으로, 공백료를 죽이고자 한다는 말이다.
子曰: “道之將行也與, 命也. 道之將廢也與, 命也. 公伯寮其如命何!”
공자께서 “도가 장차 행해지는 것도 천명이고 도가 장차 사라지는 것도 천명이다. 공백료가 천명 같음에 어찌하겠는가?”라고 말씀하셨다.
與, 平聲.
○ 謝氏曰: “雖寮之愬行, 亦命也.
사량좌(謝良佐)가 말했다. “비록 공백료의 참소가 행해지더라도 또한 천명이다.
其實寮無如之何.”
실제로 공백료는 어떻게 할 수가 없다.”
愚謂言此以曉景伯,
내가 생각하기로 이것을 말하여 자복경백을 깨우쳤고
安子路, 而警伯寮耳.
자로를 안심시켰으며 공백료를 경계했을 뿐이다.
聖人於利害之際,
성인은 이익과 해됨의 사이에서
則不待決于命而後泰然也.
천명에서 결단하길 기다린 후에야 태연해지는 건 아니다.
○ 노(魯)나라 정공(定公) 12년에 대사구(大司寇)로 있던 공자는 맹손씨(孟孫氏)ㆍ숙손씨(叔孫氏)ㆍ계손씨(季孫氏)의 세 도읍을 무너뜨리고 그들의 군사를 해산시키려고 했다. 제자 자로(子路)는 계손씨(季孫氏)의 재(宰)로 있으면서 공자를 도왔다. 맹손씨가 저항했으므로 공자는 군사를 동원해 에워쌌으나 끝내 이기지 못했다. 이때 공백료(公伯寮)는 자로(子路)에게 해를 입혀 공자를 저지하려고 계획해서 자로(子路)를 계손씨에게 참소(讒訴, 거짓말로 중상함)했다.
그러자 노나라 대부 자복경백(子服景伯)이 공백료를 자기 손으로 처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계손씨가 공백료의 참소(讒訴)에 대해 의혹을 품고 있습니다만 자로(子路)가 의심받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제가 미약하기는 하지만 공백료를 주륙(誅戮, 벌 있는 자를 죽임)해서 시신을 저자에 널브러지게 할 수는 있습니다.” 그 말을 듣고 공자는 위와 같이 말했다. ‘논어’ ‘헌문(憲問)’에 나온다.
도지장행야여(道之將行也與)는 ‘도가 장차 행해지는 것은’이다. 야(也)는 주제화시키는 말, 여(與)는 강조의 어조사다. 명(命)은 천명(天命)을 말한다. 기여명하(其如命何)는 명(命)을 여하(如何)히 하랴는 뜻으로, 반어법이다. 여하(如何)는 방법을 묻는 의문사인데, 빈어가 있으면 사이에 두어 여(如)∼하(何)의 형태로 되기도 한다.
공자는 공백료의 참소가 도리의 흥폐(興廢)에 관계된다고 여겼다. 하지만 공자는 도리가 흥기하느냐 폐지되느냐 하는 것은 공백료에게 달려 있지 않고 궁극적으로 천명(天命)에 달려 있다고 보고 안심(安心)했다. 대체 천명(天命)은 무엇인가. 개인을 불평등의 처지에 놓이도록 만드는 비선택적 운을 말하는 것은 결코 아니리라. 인간의 역사를 관통하고 있는 순리(順理)를 말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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