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가의 시가 소중한 이유
홍석주(洪奭周)
詩之爲用, 主於感人. 自三百篇已後, 千有餘年之間, 雖高下異體, 邪正殊感,
及顔謝作而對偶盛, 沈宋起而格律精, 靡之以黃白, 束之以平仄, 矜博於故實, 鬪巧於險韻, 於是乎組織粉澤之功勝, 而興觀群怨之用隱矣. 其出也, 不本乎性情; 其發也, 非由乎天機, 求其能感人也, 安可得其彷彿哉.
余嘗謂聖人有作, 或當求詩於閭巷匹婦之謳謠, 而必不求之於後世之律詩, 倘亦朱夫子之遺意與. 『鶴岡散筆』
해석
詩之爲用, 主於感人.
시의 효용됨은 사람을 감동시키는 걸 위주로 한다.
自三百篇已後, 千有餘年之間,
『시경』 이후로부터 1000여년 동안에
雖高下異體, 邪正殊感,
비록 높고 낮은 다른 체들과 간사하거나 바른 특수한 감동이 있었더라도
其詩之本乎性情, 發於天機, 則一也.
시가 성정에 근본하여 천기를 발설한 것에 있어선 동일했다.
及顔謝作而對偶盛, 沈宋起而格律精,
안사【顔延之: 자(字)가 연년(延年)으로, 안연(顔延)이라고도 한다. 남조 송(南朝宋)의 시인으로, 사영운(謝靈運)과 쌍벽을 이루어 안사(顔謝)로 일컬어짐.】가 짓자 대우가 성행했고 심송【沈宋: 唐 나라 때 유명한 詩人인 沈佺期ㆍ宋之問의 병칭임.】이 일어나자 율격이 정밀해졌으며
靡之以黃白, 束之以平仄,
황백에 쏠리고 평측에 속박되며
矜博於故實, 鬪巧於險韻,
전거 삼을 옛 일에 박식함을 자랑하고 험운에 교묘함을 다투어
於是乎組織粉澤之功勝,
이에 조직하고 윤색【粉澤: 수식하고 윤색하여 꾸미는 것을 말한다.】하는 공이 기승을 부렸고
而興觀群怨之用隱矣.
의지를 일으켜 세우고 정치의 득실을 보며 무리 짓고 원망하는 효용은 감춰졌다.
其出也, 不本乎性情;
나옴이 성정에 근본하지 않았고
其發也, 非由乎天機,
발설함이 천기에 말미암지 않았으니,
求其能感人也, 安可得其彷彿哉.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음을 구한다해도 어찌 이전과 비슷할 수 있겠는가.
余嘗謂聖人有作, 或當求詩於閭巷匹婦之謳謠,
나는 일찍이 성인 작품이 있더라도 혹 마땅히 여항 보통 사람의 가요에서 시를 구해야지
而必不求之於後世之律詩,
구태여 후세의 율시에서 구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으니,
倘亦朱夫子之遺意與. 『鶴岡散筆』
아마도 또한 주부자의 남겨놓은 뜻이리라.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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