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로에게 보내며 소동파 문집에 대해 논하다
여미수동파논문서(與眉叟論東坡文書)
임춘(林椿)
僕觀近世, 東坡之文大行於時, 學者誰不伏膺呻吟? 然徒翫其文而已, 就令有撏撦竄竊, 自得其風骨者, 不亦遠乎.
然則學者但當隨其量以就所安而已. 不必牽強橫寫, 失其天質, 亦一要也.
唯僕與吾子雖未嘗讀其文, 往往句法已略相似矣, 豈非得於其中者闇與之合耶.
近有數篇, 頗爲其體, 今寄去, 幸觀之以賜指敎, 不具. 『西河先生集』 卷第四
해석
僕觀近世, 東坡之文大行於時,
내가 최근에 보니 동파의 문집이 이때에 유행하니,
學者誰不伏膺呻吟?
학자라면 누가 가슴으로 끌어안고 읊조리지 않겠는가?
然徒翫其文而已,
그러나 다만 문장만을 즐길 뿐이니
就令有撏撦竄竊, 自得其風骨者,
가령 모방하고 슬그머니 훔친 사람이 스스로 그 풍골을 얻은 사람과
不亦遠乎.
또한 멀지 않겠는가.
然則學者但當隨其量以就所安而已.
그러나 학자는 다만 마땅히 재량을 따라 편안한 것으로 나갈 뿐이고,
不必牽強橫寫, 失其天質,
반드시 견강부회하며 베껴 써서 천부적 자질을 잃어선 안 되니,
亦一要也.
또한 하나의 요체라네.
唯僕與吾子雖未嘗讀其文,
오직 나와 그대만이 비록 일찍이 문집을 읽진 않았지만
往往句法已略相似矣,
이따금 구법이 이미 대략 서로 유사하니,
豈非得於其中者闇與之合耶.
어찌 마음에서 얻은 것이 은근히 소동파의 문집과 합치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近有數篇, 頗爲其體,
근래에 몇 편이 있어 매우 그 문체와 비슷하여
今寄去, 幸觀之以賜指敎,
이제 보내니 다행히 보고서 가르침을 줘요.
不具. 『西河先生集』 卷第四
상세하게 다 말할 수는 없네【불구(不具): ① 서신 결미 용어(書信結尾用語) ② 불구 ③ 갖추지 못하다 ④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사용하는 것으로, ‘상세하게 다 말할 수 없음’을 나타냄】.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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