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양반의 볼품없는 자세
박지원(朴趾源)
自往勞其兩班, 且問償糴狀. 兩班氈笠, 衣短衣, 伏塗謁稱小人, 不敢仰視.
郡守大驚, 下扶曰: “足下何自貶辱若是?” 兩班益恐懼頓首俯伏曰: “惶悚小人! 非敢自辱. 已自鬻其兩班, 以償糴. 里之富人, 乃兩班也. 小人復安敢冒其舊號而自尊乎?”
해석
自往勞其兩班, 且問償糴狀.
군수가 몸소 찾아가서 양반을 위로하고, 또 환곡을 갚게 된 사정을 물어보려고 했다.
兩班氈笠, 衣短衣,
그런데 뜻밖에 양반이 벙거지를 쓰고 짧은 잠방이를 입고
伏塗謁稱小人, 不敢仰視.
길에 엎드려 ‘소인’이라 배알하며 감히 쳐다보지도 못했다.
郡守大驚, 下扶曰:
군수가 깜짝 놀라 내려가서 부축하고 말했다.
“足下何自貶辱若是?”
“귀하는 어찌 이다지 스스로 낮추어 욕되게 하시는가요?”
兩班益恐懼頓首俯伏曰:
양반은 더욱 황공해서 머리를 땅에 조아리고 엎드려 아뢰었다.
“惶悚小人! 非敢自辱.
“황송하오이다. 소인이 감히 욕됨을 자청하는 것이 아니오라,
已自鬻其兩班, 以償糴.
이미 제 양반을 팔아서 환곡을 갚았습니다.
里之富人, 乃兩班也.
동리의 부자 사람이 곧 양반이 되었습니다.
小人復安敢冒其舊號而自尊乎?”
소인이 이제 다시 어떻게 전의 양반을 모칭(冒稱)해서 스스로 높이겠습니까?”
인용
2화: 관찰사에 자신의 상황이 한 번에 걸렸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
3화: 부자, 양반을 사다
4화: 양반의 볼품없는 자세
6화: 양반의 복잡한 규정들
7화: 복잡한 규정에 불만을 토로하다
8화: 양반이기에 할 수 있는 특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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