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양반이기에 할 수 있는 특권들
박지원(朴趾源)
於是乃更作券曰: “維天生民, 其民維四, 四民之中, 最貴者士, 稱以兩班. 利莫大矣. 不耕不商, 粗涉文史, 大决文科, 小成進士. 文科紅牌, 不過二尺, 百物備具, 維錢之槖. 進士三十, 乃筮初仕, 猶爲名蔭, 善事雄南. 耳白傘風, 腹皤鈴諾, 室珥冶妓, 庭糓鳴鶴. 窮士居鄕, 猶能武斷, 先耕隣牛, 借耘里氓, 孰敢慢我? 灰灌汝鼻, 暈髻汰鬢, 無敢怨咨.”
해석
於是乃更作券曰:
그래서 문서를 다시 작성했다.
“維天生民, 其民維四,
“하늘이 민(民)을 낳을 때 민을 넷으로 구분했다.
四民之中, 最貴者士, 稱以兩班.
사민(四民)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 사(士)이니 이것이 곧 양반이다.
利莫大矣. 不耕不商,
양반의 이익은 막대하니 농사도 안 짓고 장사도 않고
粗涉文史, 大决文科, 小成進士.
약간 문사(文史)를 섭렵해 가지고 크게는 문과(文科) 급제요, 작게는 진사(進士)가 되는 것이다.
文科紅牌, 不過二尺,
문과의 홍패(紅牌)는 길이 2자 남짓한 것이지만
百物備具, 維錢之槖.
온갖 물건이 구비되어 있어 그야말로 돈자루인 것이다.
進士三十, 乃筮初仕,
진사가 나이 서른에 처음 관직에 나가더라도
猶爲名蔭, 善事雄南.
오히려 이름 있는 음관(蔭官)이 되고, 잘 되면 남행(南行)으로 큰 고을【웅남행(雄南行): 음관을 남행(南行)이라 한다. 웅남행은 위품(位品)이 높은 음관을 가리킨다.】을 맡게 되어,
耳白傘風, 腹皤鈴諾,
귀밑이 일산(日傘)의 바람에 희어지고, 배가 요령 소리에 커지며,
室珥冶妓, 庭糓鳴鶴.
방에는 기생이 귀고리로 치장하고【실이야기(室珥冶妓): 기생이 놀다 간 뒤라 귀걸이가 떨어져 있다는 뜻이다. 『사기』 「골계열전」에서 순우곤(淳于髡)이 제(齊) 나라 위왕(威王)에게 자신의 주량(酒量)을 설명하며 한 말 중에, 주려(州閭)의 모임에 남녀가 뒤섞여 앉아 술을 즐겁게 마시고 나면 “前有墮珥 後有遺簪”고 하였다.】, 뜰에 곡식으로 학(鶴)을 기른다.
窮士居鄕, 猶能武斷,
궁한 양반이 시골에 묻혀 있어도 무단(武斷)을 하여 이웃의 소를 끌어다
先耕隣牛, 借耘里氓,
먼저 자기 땅을 갈고 마을의 일꾼을 잡아다 자기 논의 김을 맨들
孰敢慢我?
누가 감히 나를 괄시하랴.
灰灌汝鼻, 暈髻汰鬢,
너희들 코에 잿물을 들이붓고 머리 끄덩을 희희 돌리고 수염을 낚아채더라도
無敢怨咨.”
누구 감히 원망하지 못할 것이다.”
인용
2화: 관찰사에 자신의 상황이 한 번에 걸렸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
3화: 부자, 양반을 사다
4화: 양반의 볼품없는 자세
6화: 양반의 복잡한 규정들
7화: 복잡한 규정에 불만을 토로하다
8화: 양반이기에 할 수 있는 특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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