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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이계 홍양호의 의원전(醫員傳)에 나타난 인물 형상 - 3.9 서두에 드러난 호감어린 시선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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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 홍양호의 의원전(醫員傳)에 나타난 인물 형상 - 3.9 서두에 드러난 호감어린 시선

건방진방랑자 2022. 10. 23.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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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서두에 드러난 호감어린 시선

 

 

여기서 먼저 서두의 의론 부분을 보기로 한다.

 

 

뛰어난 의술은 나라를 다스리고, 그 다음이 병을 다스린다하니 이것은 무엇을 일컫는가?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병을 다스리는 것과 같으니 의술의 도리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선비는 반드시 현달하여 높은 지위에 있어야 나라에 병든 것을 다스릴 수 있다. 혹 궁하여 시험할 수 없으면, 음양(陰陽)ㆍ허실(虛實)ㆍ약석(藥石)에 기술을 펼치니, 널리 베풀고 백성을 구제한 공이 나라를 다스리는 공에 버금간다. 때문에 옛날의 어진 선비이면서 뜻을 얻지 못한 사람은 왕왕 의가에 의거하였던 것이다.

醫居九流之一, 蓋雜流也. 吾聞上醫醫國, 其次醫病, 此何以稱焉? 治國猶治病, 有醫之道焉. 然士必顯而在上, 國可得醫也, 或窮而無所試, 則寓其術於陰陽虛實藥石之間. 其博施濟衆之功, 亞於醫國. 故古之賢而不遇者, 往往隱於醫.

 

 

입전 인물에 대한 이계(耳溪)의 시각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한편, 전개될 인물에 대한 예고를 해주고 있다. 사실 이 의론의 문맥을 꼼꼼하게 음미해보면 인물 성격에 대한 단순한 예고를 넘어 복선이 깔려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조광일은 어진 선비로 불우하여 의술에 숨어 지내는 인물이며, 나라를 다스려 공을 이룬 현자와 마찬가지로 인술로 생명을 구하는 인물이라는 의미를 내함(內含)하고 있는 것이다.

 

작품은 들머리부터 입전 인물에 대한 호감을 전제하고 작품을 이끌어 간다. 그래서 전개될 부분도 이러한 복선을 확인하는 것으로 채워짐을 알 수 있다. 위의 구절에 이어지는 서사는 이계가 입전 인물을 만나는 과정과 인술을 베푸는 실사를 목도한 경험에 해당되는 부분이다.

 

이계(耳溪)는 젊은 시설 충청도 내포에 있으면서 조광일을 만나게 되는데, 지역 주민들에게 의원을 탐문하는 과정에서 그의 존재를 확인하게 된다[近余僑居湖右, 不能其風土, 問土人以醫. 皆曰: “無良者.” 强之乃以趙生對]. 이계는 작품에서 조광일의 선조는 태안의 대성(大姓)이었는데 당대에 가난 때문에 유랑하다가 합덕의 내포에까지 들어온 사실을 먼저 적시해두고 있다[其先泰安大姓. 家貧客遊, 寓居合湖之西涯]. 당시 조광일은 몰락한 유랑지식인으로 자신의 능력을 의술에 맡겨 여항의 의원으로 숨어지내는 인물로 보여진다이조 후기 지식인의 분화과정에서 유랑지식인이 출현하는데, 이들 유랑지식인은 의술ㆍ훈장ㆍ지관 등과 같은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면서 살아간다.. 사실 그는 남다른 능력은 없었으나, 오직 침()으로 명성을 얻어 스스로 침은(針隱)이라 하였으며, 자기의 침술을 팔기 위해 권문세족들에게 발길을 들여놓지 않는 특이한 성격의 소유자였다[無異能, 以針名, 自號曰針隱. 生足未嘗跡朱門, 門亦無顯者跡].

 

 

 

 

 

 

인용

목차

한문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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