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사룡 - 황산전장(荒山戰場)

황산【황산(荒山): 전라북도 남원시 운봉읍과 아영면, 인월면의 경계에 있는 산. 바로 이곳에서 황산대첩이 일어났다. 1380년(우왕 6) 9월, 금강 어귀에서 출몰한 왜구들은 최무선의 최신 화포 공격을 받아 퇴로가 막히자 육지로 상륙하여 충청도를 거쳐 함양까지 들어갔다가 다시 지리산을 넘어 운봉 인월역에 주둔하면서 서쪽의 광주를 거쳐 도망가려 하였다. 이때 삼도순찰사인 이성계가 군대를 거느리고 왜구의 퇴로를 차단한 다음 왜장 아지발도를 사살하고, 밤새 달아나는 왜구를 섬멸했다. 왜구의 섬멸로 핏빛이 어려서 지금의 피바위가 되었다고 한다. 승전 기념으로 이성계는 전주 오목대에서 축하연을 열며 ‘大風歌’를 불렀다고 한다.】의 싸움터(곧 우리 태조께서 왜적을 물리친 곳이다)

황산전장(荒山戰場 卽我太祖捷倭之地)

 

정사룡(鄭士龍)

 

 

昔年窮寇此殲亡 鏖戰神鋒繞紫芒

漢幟豎痕留石縫 斑衣漬血染霞光

商聲帶殺林巒肅 鬼燐憑陰堞壘荒

東土免魚由禹力 小臣摹日敢揄揚 『湖陰雜稿』 卷之一

 

 

 

 

 

 

해석

昔年窮寇此殲亡 석년궁구차섬망	옛적에 궁지 몰린 왜구를 여기서 섬멸할 적에
鏖戰神鋒繞紫芒 오전신봉요자망	격전지【오전(鏖戰): 많은 사상자를 낸 큰 싸움】의 신령한 칼날엔 紫芒雲【자망운(紫芒雲): 제왕(帝王)이 머물러 있음을 상징하는 구름이다.】이 감돌았네.
漢幟豎痕留石縫 한치수흔류석봉	한나라 깃발【한치(漢幟): 한 태조 유방 군대의 깃발[漢王劉邦軍隊的旗幟]】 세워진 흔적이 바위틈에 남아있고
斑衣漬血染霞光 반의지혈염하광	호피가죽【반의(斑衣): 한나라 때 용맹한 전사들이 착용하던 호피무늬 홑옷[漢代虎賁騎士着的虎紋單衣]】 적신 피 노을빛을 물들였네.
商聲帶殺林巒肅 상성대살림만숙	가을바람【상성(商聲): 오음(五音)의 하나로, 비장(悲壯)한 성조(聲調)를 뜻한다. / 가을소리[秋聲]】이 살기를 띠어 숲은 스산하고,
鬼燐憑陰堞壘荒 귀린빙음첩루황	도깨비불은 음지에 붙어 성가퀴가 황량하네.
東土免魚由禹力 동토면어유우력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육신세(魚肉身世) 면한 건 우임금 같은 태조의 힘 덕분이니
小臣摹日敢揄揚 소신모일감유양	소신이 태조를 더듬어 감히 찬양해보았네【유양(揄揚): 칭찬하다】.『湖陰雜稿』 卷之一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소화시평 권하64

성수시화

전주 오목대와 이성계

이해와 감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