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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여행기 - 50. 헤어지는 날에 볼멘소리를 하다(7월 1일 월 여행 18일차)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카자흐스탄 여행기 - 50. 헤어지는 날에 볼멘소리를 하다(7월 1일 월 여행 18일차)

건방진방랑자 2019. 10. 21.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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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헤어지는 날에 볼멘소리를 하다

 

 

8시까지 학교에 가야했기에 630분에 일어나 준비했다. 이제 이곳과도 영영 안녕이다. 저번 주 토요일에 알마티에서 이곳으로 왔으니 10일 동안 지내고 떠나는 날인 것이다.

730분에 로비에서 굴심쌤과 이향이를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준비하고 나갔는데 이향이가 아직 일어나지 않았더라. 20분 정도 기다렸다가 학교에 가니, 디아나 선생님과 아이노르 선생님이 계셔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저번 주에 와서 일주일동안 잘 지내다가 가는 나자르바예프 대통령 학교 전경.

 

 

 

핑계로 가득한 일정 변경에 대한 답변

 

일정이 수시로 바뀌는데도 아무런 상의를 하지 않았다는 것과 발렌티나와 알마트가 집을 비우는데도 아무런 얘기와 대책도 없었다는 것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려 했다.

그래서 이번 계획을 누가 짰는지 물었다. 그랬더니 두 분이 함께 계획을 짰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왜 계획이 자꾸 바뀌었는지에 대해 두 가지 이유를 댔다. 첫째, 방학기간이라 선생님들을 섭외하고 일정 맞추기가 어려웠다는 것이다. 얼핏 들으면 말이 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다. 계획을 짤 때부터 이미 사전 협조 요청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협조요청을 하지 않고 계획을 짰다는 건 말도 안 되며, 이미 협조하기로 했는데 선생님이 나오지 않았다고 것도 말이 안 된다.

둘째,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하지 않아 시간이 지연되어 변경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방학 기간 중에 일정이 진행되니 수시로 변동될 수밖에 없다

 

첫째 이유를 들었을 때도 뭔가 급조된 느낌이 들었는데, 두 번째 이유를 듣고 나니 너무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학생들이 지쳐서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해도, 그걸 문제 삼으며 일정이 바뀐 이유를 얼버무리기엔 좀 치사한데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것은 단재학생들만의 상황은 아니었고 대통령학교 학생들도 힘들어 하긴 매 한가지였다. 계획 자체가 너무 빡빡했고 진행과정이 너무 어설펐다. 연극, 전통춤, 노래, 플래쉬몹까지 하려니 시간이 촉박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았다. 전통춤은 여러 번 연습할 기회가 있었지만 동작이 여러 번 바뀌었으며, 플래쉬몹은 단 한 번 연습해봤을 뿐이었고, 연극 또한 대사 외우는 데만 거의 모든 시간을 할애했다.

그러면서 작년에 한국에 갔을 때도 계획이 여러 번 바뀌었지만, 그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어요.”라는 말로 쐐기를 박더라.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땐,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황당스럽기까지 했다. 작년에 정말 그런 감정이 있었다손 치더라도 그 얘길 지금 꺼내는 건, ‘퉁치자는 말밖에 되지 않으니 말이다. 즉 자신은 그 당시에 크게 문제 삼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까다롭게 구냐는 식으로 들릴 수가 있다.

 

 

저번 주 토요일에 왔을 때 우리를 맞이해준 사람들. 이젠 우리가 떠나야 할 시간이다.   

 

 

 

문제의 해결책은 오히려 간단한 데에 있다

 

알마트와 발렌티나가 캠프를 가게 된다는 것을, 선생님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아이들이 떠나는 날이 되어서야 선생님에게 말을 했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집에 없어도 단재친구들이 지내는 데는 불편함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담당자 입장에서는 좀 더 신경써야했다. 당연히 승빈이와 이향이에게 그 상황을 설명해주고 괜찮은지 물어봐야 하며, 나한테도 말해서 어떻게 하면 좋은지 상의했어야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그런 과정은 없이 어물쩍 넘어가고 말았으니 황당할 수밖에.

내가 너무 한국적인 아구가 딱딱 맞는 얘기만 하나?’ 싶게 상황은 이상하게 꼬여갔다. 나는 문제를 제기하는 식이었고 디아나 선생님은 별 문제가 아니란 식이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더 이상 얘기해봐야 서로 감정만 상하겠다고 생각하고 더 이상 말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던 찰나, 디아나 선생님이 이번 일에 대해 사과를 하더라.

첫 교류였고 큰 프로젝트를 맡다보니, 자잘한 부분에서 실수가 있었다고 솔직하게 말해준 것이다. 그래서 다음에 이런 부분들을 잘 보완하여 서로 존중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하자고 말이다.

잘 알고 있다. 모든 게 애초에 세운 대로 되지 않는 게 계획이라는 것을 말이다. 틀어지고 어긋나고 그러면서 합심하여 좋은 결과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 자체가 여행과 교류의 의미라는 걸 말이다. 그만큼 우린 계획이나 스케쥴의 여지를 떠나서 서로 제대로 소통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겼다고 보는 게 맞을 터다.

 

 

아침을 먹고 오지 않았다고 하니 챙겨줬다. 밀크티와 마음만으로도 든든했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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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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