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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장군가(趙將軍歌) - 해설. 숭문주의 속에 멸시받는 무인의 형상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조장군가(趙將軍歌) - 해설. 숭문주의 속에 멸시받는 무인의 형상

건방진방랑자 2021. 8. 1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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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숭문주의 속에 멸시받는 무인의 형상

 

이규상의 초고본 문집에 실린 것이다. 이 초고본에는 강남행(江南行)백저녀(白苧女)다고가(茶姑歌)(원제: 희차정질다고가戱次定侄茶姑歌) 등 서사한시에 속하는 작품이 여러 편 수록되어 있는데 이 조장군가1편을 뽑았다. 한산세고(韓山世稿)에 들어 있는 일몽고에서 기왕에 여사행(女史行)1편을 이조시대 서사시5부에 수록했거니와, 이번 보유에서 조장군가1편이 추가되었다.

 

여사행(女史行)17세기 동아시아의 역사전환점에서 조선 일본과 만족 한족에 걸쳐 각기 등장했던 특이한 여류의 인물을 포착해서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어낸 작품인데, 지금 이 조장군가는 작자와 동시대에 생존했던 한 무인에 초점을 맞춘 내용이다.

 

주인공 조장군은 성명이 조정하(趙鼎夏)이다. 작품은 조장군이 무장으로서 얼마나 출중하고 훌륭한 인물인가를 그리고 있다. 무예뿐 아니라 주역을 통달해서 조 주역(趙 周易)’이란 별호로 일컬어질 정도로 학식이 대단하며 인품도 성실하기 이를 데 없고, 국사에 진력하느라 말안장에 허벅지살의 피가 묻어날 지경이었다. 그럼에도 지위는 미관에 그쳤고, 명성도 높지를 못했다. 조장군이 공주 출신이어서 작자와는 동향이고 친교가 있었다. 이 작품을 짓게 된 직접적인 계기다.

 

당시는 오로지 문()을 숭상하는 사회였다. ()는 사회통념상 얕잡아보았던 터여서 무의 활동으로 부각된 존재가 별로 없다. 더구나 그의 생존 시기에는 평온했으므로 특별히 두각을 드러내고 공적을 세울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기껏해서 을병(乙丙)년간에 국사범 잡는 일이 벌어져[乙丙之歲王討張]”라고 했듯 당쟁 때문에 야기된 갈등을 수습하는 정도였다. 또한 시속이 세상이 온통 돈만 귀하고 사람은 가벼운데 / 장군은 돈이 없으니 공명도 끊어지지요[世上重金不重人 壯士無金功名斷]”라고 탄식한 대로 출세를 못해 그의 직위는 수문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비록 미관이지만 광화문 수문장으로 근무하는 장면은 전편에서 가장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 시는 나라 위해 헌신한 노고의 보상도 받지 못한 체 명색 없이 향리로 돌아와 늙어가는 조장군을 위로하는 식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사적인 성격을 띠고 있지만, 당시 사회에서 하나의 전형적인 무인의 형상을 그려낸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 무인의 형상에는 숭문주의(崇文主義) 사회의 체제적 문제도 투영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그리고 작품의 후반부에서 달관의 인생관이 제시된다. 이 물론 조장군을 위로하기 위한 언설인데 작자의 일몽(一夢)이란 자호가 의미하는 그대로 그 자신의 인생관이기도 하다.

-임형택, 이조시대 서사시1, 창비, 2020, 298~299

 

1 재주와 지략이 뛰어난 조장군
2 조주역이 된 사연
3 선친의 기일을 챙기던 일화
4 토벌 사건에 전력했지만 보답을 받지 못하다
5 쓸쓸한 조장군 말년의 모습
6 공수레공수거이니 씁쓸한 늙음 탓하지 마시라
7 우리 집에 찾아와 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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