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백두산에서 짐승과 함께 살 수밖에 없던 두 털난 여자의 이야기
모녀편(毛女篇)
신광하(申光河)
| 聞有兩毛女 白日飛木末 | 들어보니 두 털난 여자가 있으니 백주대낮에 나무 끝을 날라다닌다네. |
| 獵夫捕一女 遍體生蒼髮 | 사냥꾼이 한 여자를 잡았는데 온 몸에 푸른 털이 나 있었다지. |
| 自言慶源女 昔年遘代殺 | 그 사냥꾼이 말했다네. “함경북도 경원의 여자로 옛날에 대살1을 만나 |
| 流民三百戶 擧家同時發 | 삼백 가호가 유민이 되어 온 집안이 동시에 출발하니 |
| 西入鐵瓮城 誤聞樂土說 | 서쪽으로 철옹성에 들어갔는데 낙토가 있단 말을 잘못 들었던 것이죠. |
| 行至大小柳 一夜三丈雪 | 가서 두만강 상류의 대류동과 소류동에 이르러 하룻밤 세 길이의 눈 쌓였었죠. |
| 鷄犬與牛馬 食肉飮其血 | 닭과 개와 소와 말의 고기를 먹고 피를 마셨죠. |
| 幽陰迫凍餒 枕籍委土窟 | 깊은 음지에 동상과 굶주림이 핍박해와 서로를 깔며 누워 토굴에 버려졌는데 |
| 獨有兩女子 空山立突兀 | 오직 두 여자만이 공허한 산에 우뚝 서 있었지요. |
| 不知春與秋 飮水食木實 | 봄과 가을 알지 못하고 물을 마시고 나무 열매 먹고 |
| 毛成體輕擧 無復懷被褐 | 털이 나 온 몸이 가벼워져 다시 갈옷 입을 마음 없었죠. |
| 自入麇鹿群 豈有熊鳥術 | 스스로 노루와 사슴 무리로 들어가니 아마도 곰과 새의 재주 있으리. |
| 遣女還故鄕 故鄕非昔日 | 여자에게 고향으로 돌아가게 하니 고향은 옛날 같지 않아 |
| 鄰里驚逐之 各自閉其室 | 이웃마을이 놀라 그들을 쫓아내 각각 스스로 집을 닫아걸었죠. |
| 毛女大恐啼 獨居不敢出 | 털난 여자는 크게 겁내며 울며 혼자 기거하며 감히 나오지 않았더랩니다. |
| 願還兒山中 慟哭聲如鐵 | ‘원컨대 나를 산 속으로 돌려보내주오’라고 하는 통곡하는 소리 쇳소리 같았죠. |
| 復食知饑寒 毛落而立絶 | 다시 먹으며 굶주림과 추위 알게 됐고 털이 빠지자 곧 목숨이 끊어졌답니다. |
| 一女不知終 千巖復萬穴 | 한 명의 털난 여자는 끝마침 알지 못하니 천 길 벼랑이나 또 일 만 길이의 굴에 있으련지” |
| 邇來數十年 耳目所記述 | 그때로부터 수십 년 귀와 눈으로 기술한 것이니 |
| 土人向余說 此事眞恍惚 | 고을 사람들이 나를 향해 말하는데 그 일이 진실로 황홀하구나. |
| 荒怪理或有 惜哉道未卒 | 황당하고 기괴한 이치 혹 있어 왔지만 애석하구나! 말이 끝나지 않았으니. |
| 所以華山女 千歲不死滅 | 그런 까닭에 화산녀2는 천년에 사멸하지 않았던가?『震澤集』 卷6 白頭錄 |
인용
- 대살(代殺): 살인한 사람에 대하여 그 목숨의 대가로 죽이는 일을 말한다. [본문으로]
- 화산녀(華山女): 악부(樂府) 가곡(歌曲)인 「화산기(華山畿)」에 등장하는 여성이다. 송 소제(宋少帝) 때에 한 선비가 화산기로부터 운양(雲陽)을 가다가 여관에서 약 18~19세쯤 된 여인을 보고는 좋아하였으나 어찌할 수가 없어 마침내 심질(心疾)을 얻어 죽게 되자, 자기 모친에게 유언하기를 "나를 장사지낼 적에 화산을 경유해 주십시오."라고 하였다. 그래서 모친이 그의 말대로 관(棺)을 싣고 화산을 들러 그 여인의 문앞에 이르자, 말이 더 이상 가지 않으려고 마구 버티었다. 그러자 그 여인이 목욕하고 단장한 다음, 문을 나와서 노래하기를 "화산기여, 그대는 이미 나를 위해 죽었으니, 혼자 살아서 누구를 위해 이 몸 바치랴. 예뻐할 때처럼 좋아한다면, 관목이 나를 위해 열려다오[華山畿 君旣爲儂死 獨活爲誰施 歡若見憐時 棺木爲儂開]" 하니, 관목이 과연 열리자 그 여인이 관 속으로 들어가서 함께 죽으므로, 마침내 그 선비와 합장하여 이를 신녀총(神女冢)이라 부른다. [본문으로]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한시놀이터 > 서사한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곤륜노(昆侖奴) - 1. 사람들이 꺼리던 곤륜 머슴의 괴팍한 성깔 (0) | 2021.08.11 |
|---|---|
| 모녀편(毛女篇) - 해설. 백두산에 살던 털난 두 여자의 신이한 이야기를 발굴하다 (0) | 2021.08.11 |
| 이규상 - 조장군가(趙將軍歌) (0) | 2021.08.11 |
| 조장군가(趙將軍歌) - 해설. 숭문주의 속에 멸시받는 무인의 형상 (0) | 2021.08.11 |
| 조장군가(趙將軍歌) - 7. 우리 집에 찾아와 주소 (0) | 2021.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