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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2022학년도 한문임용 후기 - 3. 전공시험에 빠지다 본문

건빵/일상의 삶

2022학년도 한문임용 후기 - 3. 전공시험에 빠지다

건방진방랑자 2021. 12. 1.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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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전공시험에 빠지다

 

 

전공 A 시험지를 받고 나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한문임용 시험지는 거의 다 봤지만 이렇게 황당한 문제는 나온 적이 없기 때문이다.

 

 

대전은 2개의 학교에서 임용고사를 본다. 1층에 배치된 고사장이 특이하다. 

 

 

 

전공 A, 황당함에 절로 웃음이

 

세상에나 마상에나 본문의 문제가 이렇게 짧은 적이 있던가? 그건 바로 5언절구가 시험 문제로 출제된 것이다. 무려 스무 글자로만 이루어진 시가 출제된 것이다. 엄청 긴 본문의 지문들만 보다가 20 글자의 시를 보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왠지 쉽게 풀릴 거 같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기대와는 달리 막상 해석이 되지 않아 답을 제대로 쓸 수 없었다는 안 비밀스러운 이야기도 있으니 말이다.

작년 시험에 이어 올해도 교과교육학에서 많이 출제됐다. 교과교육학은 당연히 달달 외워야 풀 수 있다. 더욱이 작년부턴 내용체계 뿐만 아니라 평가와 같은 지엽적인 곳에서도 시험에 나오게 됐는데 그건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지엽적이며 별로 관심을 두고 보지 않는 내용을 시험문제로 출제해도 되냐 싶지만, 그래도 어쩔 텐가 시험문제야 출제자의 의도에 따라 내는 것이고, 우리는 어떤 경우라도 맞춰야만 하는 것을. 예년 기준으로 앞 부분의 문제들은 대부분 내용체계를 외운 사람들은 당연히 맞출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는데 지엽적인 부분에서 출제가 됨에 따라 1 문제부터 막히게 되었다. 그리고 그건 나만이 느끼는 당황스러움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중에 좀 더 자세히 보자는 생각으로 그 뒷 문제부터 풀어가기 시작했고 1시간 30분이란 시간에 맞춰 하나하나 놓치는 것이 없는지 확인해가며 최선을 다해서 풀었다. 시험의 난이도가 높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여러모로 생각해봐도 생각나지 않는 문제들이 있는 건 아쉽더라.

 

 

1층에 있던 한문과 고사장. 

 

 

 

전공 B, 논술이 사라진 자리

 

재작년 임용고사부터 4년 간 출제된 전공 논술 문제는 사라졌다. 전공 B 시험을 볼 때 논술형이 있기 때문에 그것도 시간에 맞춰서 써야 하고 다른 문제도 풀어야 하니 시간 안배가 무엇보다 중요했는데 이젠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 것이다. 논술 문제가 빠진 자리엔 A형과 같은 교과교육학이 좀 더 심도 깊게 출제되며 해석하여 쓰는 문제도 2문제 정도가 더 출제된다. 하긴 논술이 10점이었으니 그럴 수밖에 없기도 하다.

작년의 경우엔 서사시도 나오지 않았고 고문진보도 나오지 않는 특이한 해였다. 서사 한시야 최근 몇 년동안 단골 메뉴처럼 나왔던 터라 나오지 않는 게 의아한 정도였지만 고문진보는 매년 임고에 빠진 적이 없었던 터라 나오지 않는 건 매우 이상한 일이다. 그만큼 작년에 출제진으로 들어간 교수님들은 모두 한국문학 전공자들이었는지도 모른다. 그에 반해 올해는 서사시는 나오지 않은 데 반해 고문진보맨 마지막 단순 해석 문제로 출제가 되었다. 이런 상황을 봤을 때 역시 한문 교과로 임용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어떤 것이든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들어가는 출제진의 성향에 따라 그간에 나오지 않던 문제도 나올 수 있고, 그걸 틀릴 경우엔 합격의 영예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이 순간이 가장 좋다. 끝나서 가는 길.

 

 

 

악몽과 현실 사이

 

첫 번째 글에서 말했다시피 올해는 임용시험을 어찌나 피하고 싶던지 절로 악몽을 꿀 정도였다. 하지만 막상 시험지를 펴보고 풀고 있노라니 아예 손도 못 댈 정도의 문제는 없더라. 단지 출제자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여 문제를 풀었느냐, 출제자의 의도에 맞게 답을 제대로 썼느냐가 관건으로 남는다. 그건 내가 관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니 주어진 자리에서 할 수 있는 해나갈 뿐이다.

어쨌든 1년을 준비해왔던 임용고사는 끝났다. 도망 가지 않고 직면한 채 그 순간들을 넘어갔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쳐준다. 시험을 하루 앞둔 날에 그 불안한 마음을 표현하며 글을 썼었는데 이렇게 시간은 훌쩍 지나가며 시험이 끝나긴 했다. 결과야 어찌 되었든 시험이 끝났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며, 이 순간을 오롯이 나를 위해 보내리라. 이 날이 그토록 그립고도 그리웠다.

 

 

 전주에 와선 최초로 임용시험 날에 진규를 만나 한잔했다. 이런 시간은 늘 좋아^^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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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시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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