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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애노희락의 심리학, 제1부 사상인의 기본 성정, 제4장 보편 / 특수, 주관 / 객관 - 2. 주관 / 객관: 공리는 직관의 소산이다 본문

책/철학(哲學)

애노희락의 심리학, 제1부 사상인의 기본 성정, 제4장 보편 / 특수, 주관 / 객관 - 2. 주관 / 객관: 공리는 직관의 소산이다

건방진방랑자 2021. 12. 2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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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리는 직관의 소산이다

 

수학에 관한 이야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 수학이란 말이 나오면 머리가 아파지는 사람이 많은데, 긴장할 필요 없다. 뭐 여기서 수학 문제를 풀어보자는 것은 아니니까.

 

수학은 가장 논리적인 학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수학의 가장 바닥에 있는 것은 논리가 아니라 직관이다. 기하학의 가장 바닥에 가면 공리라는 것이 나온다. 보기에는 뻔한 것들인데, 이걸 증명해보라고 하면 말이 막힌다. ‘, 그 뻔한 걸 뭘 증명해?’ 보통은 그렇게 나오게 된다. 그런데 그게 뻔한 걸까?

 

리이만(Riemann) 기하학이라는 것이 있다. 공간이 휘어 있다고 보고 풀어나가는 기하학이다. 공 위에 세 점을 잡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지구에 비유하자면 북극점과, 적도상에 경도로 90도쯤 떨어져 있는 두 점에 해당되는 위치를 잡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세 점을 연결하면 모든 각이 90도인 삼각형이 만들어진다. 초등학교 때 배우기를 삼각형의 세 각을 합하면 180도가 된다고 배웠는데, 원 위에 만든 이 삼각형은 270도가 된다.

 

사기라고? 물론 그렇다. 공 위에 공을 따라 그은 선은 직선이 아니니까, 엄밀한 의미에서 삼각형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공 위에 선을 그어도, 삐뚤빼뚤하게 그을 수도 있고 똑바로 그을 수도 있다. 그 똑바로 그은 것을 직선이라고 정의하면, 즉 원래의 정의를 바꾸면 전혀 새로운 기하학이 나온다.

 

이게 말장난 같은데, 그렇지가 않는다. 조금만 더 따라와주기 바란다. 리이만 기하학의 개념은 3차원, 4차원으로 넓혀갈 수 있다. 즉 일반 평평한 평면과 비교하여, 공의 표면을 휘어 있는 2차원 평면이라 할 수 있다. 같은 개념으로 휘어 있는 3차원 공간을 상정하는 거다. 공간이 휘어 있다는 것이 뭐냐고? 필자도 모른다. 머릿속에 휘어 있는 공간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다. 어쨌든 대부분의 사람들이 머릿속에 쉽게 그릴 수 없는 그림을 가지고 논하는 이야기라서, ‘그래 너희들끼리 그런 이야기하며 많이 놀아라. 수학자란 참 이상한 사람들이야이러고 말았는데……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상대성이론이 나오면서 이야기가 달라지게 된다. 상대성이론에서 중력이 공간을 휘게 한다는 이론이 나오기 때문이다. 물론 언뜻 듣기에 황당한 이론이라서 논란이 많았다. 그런데 빛의 경로가 중력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관찰되면서 그 이론은 타당성을 가지게 된다.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이렇다. 빛은 질량이 없으니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아야 된다. 무언가 무게가 있어야 끌어당기고 말고 할 것이 아닌가? 그런데 빛도 중력의 영향을 받더란 것이다. 즉 중력이 질량이 없는 빛을 끌어당길 수는 없으니까, 빛이 휘어진 것처럼 관찰되는 이유는 공간이 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결국 중력이 공간 자체를 휘게 했기 때문에 그 흰 공간을 똑바로 진행하는 빛이 휘어진 것처럼 관찰된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실험에서 그런 결과가 나왔으니, 물리학자들은 바로 이를 이해했을까? 물리학자라고 뭐 타고 태어나기를 우리와는 전혀 다른 두뇌구조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은 아니다. 머릿속에 휘어 있는 공간의 그림이 안 그려지는 것은 우리들과 똑같다. 그래서 휘어 있는 공간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로 고민하고 있는데, 수학자들이 나선다. 휘어진 공간에서의 문제를 계산은 다 할 수 있다고. 리이만 기하학이라고 이미 계산 방법이 다 연구되어 있다고 내미는 것이다.

 

어떤가? 우리가 배운 기하학의 기본 공리들이 뻔한 것이었는가? 엄밀히 말하면 그 공리들은 틀린 것이다. 다만 지구 주변의 공간의 휘어짐이 크지 않아서 근사적으로 쓸 수 있는 공리였을 뿐이다. 공간이 바로 있는지 휘어 있는지를 수학이 증명할 수 있는가? 수학의 논리라는 것은 공리가 제시된 뒤에 그 공리의 적용 방법론에 있어서의 논리이다. 공리 자체는 직관으로 그냥 튀어나오는 것이지, 결코 논리의 산물이 아니다. 가장 논리적이라는 수학 역시 가장 바닥에 깔려 있는 것은 직관이다.

 

공리와 정리라는 개념은 아무래도 너무 딱딱할까? 더 쉬운 쪽으로 짧은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 0이라는 개념은 어떨까? 또 그 01을 결합시켜 열을 ‘10’으로 나타낼 생각을 한 것은 어떤가? 우리는 0이나 10을 쓰면서 익숙해진 것이지, 논리로 받아들인 것이 아니다. 처음 수학에 0을 도입한 것은 논리가 아니다. 그것은 직관이다. 그러나 0이란 개념 없이 지금과 같은 수준의 수학이 가능했을까? 결국 논리란 직관 없이는 혼자 설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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