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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목공이 자사를 모시듯
2b-11. 맹자는 드디어 제나라를 떠났다. 그리고 수도 임치에서 멀지 않은 주(晝) 땅에서 머물렀다【주는 임치의 서남에 있다. 혹자는 주가 획(畫)의 오자(誤字)라고 말하지만 주가 맞다. 획은 서북 30리에 있어 여정의 방향과 안 맞는다. 혹은 연 나라로 가는 길목이다】. 그런데 제선왕을 위하여 맹자가 떠나는 것을 만류하려는 사람이 있었다【여기 ‘위왕(爲王)’이라는 뜻의 정확한 내용을 상술할 수 없다. 다시 말해서 이 사람이 제선왕이 직접 파송한 사람인지 아닌지를 확연하게 판단할 수 없다. 염약거(閻若璩)는 어떻게 그렇게 중요한 일로 만나는데 통성명(通姓名)하는 과정도 생략되어 있는가 하고 반문한다. 『맹자』라는 문헌을 7편으로 줄이는 과정에서 생략된 부분이 많았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무언가 이 만남의 배경이 있었을 것인데 생략되어 잘 알 수가 없다】. 이 사람은 공손하게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간곡히 말씀드렸다. 그러나 맹자는 상대하지도 않았고, 팔걸이에 턱을 괴고 앉아 꾸벅꾸벅 졸았다. 그 손님은 되게 기분이 나빴다. 그래서 맹자에게 말했다: “저는 맹자 선생님을 뵙기 위하여 어제 하루종일 목욕재계한 후에야 지금 겨우 어렵게 말씀드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선생님께서는 꾸벅 꾸벅 졸으시면서 제 말은 들을 생각도 하지 않으시는군요. 기분 나쁩니다. 두 번 다시 선생님을 다시 뵙지 않겠나이다.” 그리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려고 하였다. 2b-11. 孟子去齊, 宿於晝. 有欲爲王留行者, 坐而言. 不應, 隱几而臥. 客不悅曰: “弟子齊宿而後敢言, 夫子臥而不聽, 請勿復敢見矣.” 맹자께서 말씀하신다: “게 앉게! 내가 그대에게 뭐가 잘못되었는지 확실하게 말해주겠소. 옛날에 노나라의 목공(繆公)【목공(穆公), 이름은 현(顯). BC 409~377 재위, 공자의 손자인 자사의 말년 시기에 해당될 수 있겠으나, 연대가 잘 들어맞지는 않는다. 최근 ‘노목공문자사(魯穆公問子思)’라는 죽간이 발굴되어 목공과 자사가 동시대인이라는 생각은 맹자 당대의 통념임이 입증되었다】은 자사를 극진히 섬겼는데, 자사 곁에 항상 자기 마음을 잘 전하는 신하로 하여금 시중들게 하여, 또 자사의 말씀을 잘 전해받아, 자사의 마음을 안심시켜 드렸다. 그래서 자사는 마음을 되돌이켜 아니 떠나곤 했던 것이다. 노나라의 현인 설류(泄柳)【「고자」 하6에 자류(子柳)라는 이름으로 나온다. 자사와 맞먹는 노나라의 현인이다】와 신상(申詳)【공자의 학생인 자장(子張)의 아들이며, 자유(子游)의 사위. 역시 노나라의 현인】은 노나라 목공의 곁에 그들의 마음을 잘 아는 훌륭한 신하가 있어서 그가 계속 이 두 현인이 떠나지 않도록 간했기 때문에 안 떠난 것이다. 그대가 나 같은 어른을 위하여 생각한다고 하면서, 목공이 자사를 위하여 배려한 그 자상한 마음에는 왜 못 미치는가? 만류한다는 것은 항상 곁에 쌍방을 잘 아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대가 불쑥 나타나서 뭘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나를 공연히 만류할 생각을 말고, 제선왕의 마음을 바꾸게 해야 하지 않느냐? 네가 먼저 나를 우습게 안 것이 아니겠느냐? 어찌 내가 너를 우습게 알았단 말인고!” 曰: “坐! 我明語子. 昔者魯繆公無人乎子思之側, 則不能安子思; 泄柳ㆍ申詳, 無人乎繆公之側, 則不能安其身. 子爲長者慮, 而不及子思, 子絶長者乎? 長者絶子乎?” |
이 장은 나로서는 이해하기가 무척 힘들었다. 그래서 전후맥락을 보강하여 번역하였다. 앞장과 뒤이어지는 장과의 중간고리로서 어떤 감정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맹자의 가슴속에는 참으로 허황된 형식적인 이야기가 아닌, 진실된 언어로써 제선왕이 그를 만류해주기를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이 표현되어 있다. 사실 그만큼 맹자는 겉으로 표현되는 오 기와는 달리, 내심으로 무척 제선왕을 사랑하고 있었고 매정하게 제나라를 떠나고 싶지만은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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