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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지금 세상에 나는 꼭 필요한 인물이다
2b-13. 맹자는 제나라를 떠났다. 행사를 주로 담당하는 그의 제자 충우(充處)【2b-7에 기출】가 가는 노상에서 여쭈었다: “선생님의 모습이 약간 우울한 기색을 띠고 있는 듯이 보이는군요. 언젠가 선생님께서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군자는 하늘을 원망치 않으며 사람을 허물치 않는다’【공자ㆍ자사의 말, 『논어(論語)』14-37, 『중용(中庸)』 14장】. 그런데 지금 어이하여 우울한 모습을 하고 계시나이까?” 2b-13. 孟子去齊. 充虞路問曰: “夫子若有不豫色然. 前日虞聞諸夫子曰: ‘君子不怨天, 不尤人.’”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하늘을 원망치 않고 사람을 허물치 않는 초일한 때도 한 때요, 하늘을 원망하고 사람을 허물하는 우국의 때 도 한 때이다. 역사의 정황은 변하게 마련이다. 지난 역사를 전관(全觀)해 보자면 오백 년마다 반드시 천하를 혁명하는 왕자(王者)가 태어났다. 그리고 그와 더불어 반드시 그 왕자를 돕는 명신하가 태어났다. 주나라의 문왕ㆍ무왕(武王)ㆍ주공 이래 700여 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왕자가 흥(興)하는 연수(年數)로 말하자면 이미 200년을 초과하였다. 그러나 난국의 시세로 말하자면 지금이야말로 성왕현신(聖王賢臣)이 태어날 절호의 시기이다. 아~ 아직도 성왕이 출현하지 않는 것은 분명 하느님께서 아직도 이 천하를 평치(平治)하시려고 하지 않는가보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만약 이 천하를 평치하시려고 한다면, 이 어지러운 세상을 당하여 과연 나를 빼놓고 누가 왕자의 정도를 구현케 하도록 할 수 있단 말 이냐? 내가 천하를 위하여 우울할 수 있을지언정 어찌하여 나를 위하여 우울할 수 있겠느뇨?” 曰: “彼一時, 此一時也. 五百年必有王者興, 其間必有名世者. 由周而來, 七百有餘歲矣. 以其數則過矣, 以其時考之則可矣. 夫天, 未欲平治天下也; 如欲平治天下, 當今之世, 舍我其誰也? 吾何爲不豫哉?” |
제나라를 떠나는 맹자의 우울한 심사가 잘 표현되어 있으면서도 그의 당당한 대장부(大丈夫)의 모습이 조금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그의 자신감은 역사에 대한 깊은 자각에서 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나라의 여로의 마지막 기염이었지만, 같은 주제가 『맹자』라는 전 텍스트의 말미를 장식하고 있다는 것 또한 편집의 묘미라 할 수 있다(7b-38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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