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忘機 (2)
건빵이랑 놀자
정두경을 보는 두 가지 시선 『소화시평』 권하 75번에서 홍만종은 정두경의 문학적 자질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만약 이 글만 먼저 읽게 됐다면 홍만종의 시선에 따라 정두경을 엄청 대단한 인물로 기억하게 됐을 것이다. 하지만 작년 11월에 했던 김형술 교수의 한시 특강에서 정두경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었다. 홍만종 이후에 나오는 김창협, 김창흡 형제를 위시한 백악시단의 천기(天機)를 중시하는 학자들에겐 비판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김창흡은 아예 정두경의 시는 한결 같이 웅장하기만 하다고 비판한다. 즉 기존에 중국학자들이 썼던 풍을 그대로 흉내내어 모작을 하는 정도이지, 직접적인 실상을 담아내진 않는다는 뜻이다. 그건 마치 지리산에 가보지 않고서도 시를 지을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가보지 않아도..

9. 기심이 생기면 곁에 있던 갈매기도 안 온다 해옹호구(海翁好鷗) 海上之人有好漚鳥者, 每旦之海上, 從漚鳥遊, 漚鳥之至者百住而不止. 其父曰: “吾聞漚鳥皆從汝遊, 汝取來吾玩之.” 明日之海上, 漚鳥舞而不下也. 故曰: “至言去言, 至爲無爲; 齊智之所知, 則淺矣.” 해석 海上之人有好漚鳥者, 每旦之海上, 바닷가에 사는 사람 중에 갈매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매일 아침마다 바닷가에 가서 從漚鳥遊, 漚鳥之至者百住而不止. 갈매기를 따라 노니 갈매기가 다가오는 게 백 마리나 왔고 멈추질 않았다. 其父曰: “吾聞漚鳥皆從汝遊,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들어보니 갈매기가 모두 너를 따라 논다던데 汝取來吾玩之.” 너는 잡아와 가지고 오렴. 내가 갈매기와 놀아야겠구나.” 明日之海上, 漚鳥舞而不下也. 다음날 바닷가에 갔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