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자본주의 (6)
건빵이랑 놀자
50. ⑤강: 증여는 연결하고, 교환은 분리한다 교육이든 삶이든 결국 우리가 여태껏 받아들인 것들이 하나의 강요된 선택에 불과하다면, 이젠 그런 생각이 너무 당연하다는 인식을 버리고 어떻게 다른 생각으로 대체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래서 동섭쌤은 재디자인할 수 있는 소스를 아낌없이 던져주기 시작한 것이다. 그게 바로 ‘교환의 논리를 버리고 증여의 논리로 무장하라’는 것이다. ▲ 교환은 동일화 논리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니 교환은 관계를 멈추게 하고, 상황을 종료시킨다.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교환의 논리를 벗어던져라 교환은 48번째 후기에서도 밝혔다시피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려할 때, 필요에 의한 관계를 유지하려할 때, 단기적인 성취를 얻으려 할 때엔 유용한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삶이든 공부든 관계든..
44. ⑤강: 조랑말이 되어 뚜벅뚜벅 가다 그래도 운 좋게 5강의 강의 중 4강까지는 어찌 어찌 정리할 수 있었다. 이건 운이 좋았다고밖에 할 수 없다. 초반엔 열정만으로 가능했으나, 중반부턴 동섭쌤의 응원과 준규쌤의 지지, 쓰다가 도무지 막혀 아무 것도 쓸 수가 없을 땐 황경민 시인의 아포리즘이 역동적인 힘을 주어 쓸 수 있었다. 초반만 해도 나의 힘으로 충분히 써나갈 수 있다고만 생각했는데 그런 마음은 금세 바닥이 났고, 갈피를 못 잡아 허둥지둥될 때 이끌어주고 당겨주고 안아주는 사람들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다. ▲ 황경민 시인의 아포리즘. 생각이 막힐 때, 글이 막힐 때 샘솟게 만드는 힘이 있다. 지금까지의 후기는 우리 모두의 도움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면서 알게 된 사실은 ‘천리마는 환상’..
67. 손해 본다는 마음의 기저 설거지를 남들보다 하나라도 더 하는 것을 손해라고 생각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는 학생을 보고 있으니 만감이 교차한다. 이건 단순히 손해와 이익의 관점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닐뿐더러, 오전에 봉사활동을 했다시피 그 순간만큼은 전체를 위해 봉사했다는 관점으로 보아도 되기 때문이다. 증여와 교환 하지만 손해라는 것이 자본주의가 남긴 상흔傷痕임을 안다면, 그 상흔을 낫게 하기 위한 노력도 자본주의를 이해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자본주의는 사적 소유에 기초하고 있다. 즉, 신분적 차별이 사라진 대신, 소유가 곧 인격이자 정체성이 되어 버린 시대다. 그런 점에서 자본주의란 ‘사적 소유와 자아’가 그대로 ‘혼연일체’를 이루는 체제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소유의 핵심이 바로..
66. 설거지와 손해 본다는 심리 우슈토베에 온 첫 날엔 재미교포 학생들이 우리의 설거지를 도맡아 해줬다. 어제 점심을 먹고 재미교포 학생들이 간 후엔 단재학생들이 설거지를 나눠서 해야만 했다. 다섯 번 식사 때 설거지를 해야 하기에, 각 식사 당 두 명씩 설거지를 하면 됐다. 우리 그릇만 설거지 하면 되기에 많은 양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소비주체에게 설거지란? 하지만 문제는 점심 식사 시간에 일어났다. 설거지양이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색종이 접기와 그림 그리기에 참여한 아이들이 점심을 먹었으며, 국까지 나왔다. 난 푸짐한 반찬과 국까지 만들어주신 정성에 감탄하고 있었는데, 설거지를 해야 하는 B학생은 아이들 것까지 해야 한다며 짜증을 내고 있었고 거기다 국까지 따라주자 “국그릇까지”라며 땅바닥이 ..
목차 1. 교사와 학교를 의심하라 가르침에 묶인 자 가르침에서 놓인 자, 그 사람이 교사다! 2. 현 교육이 유포한 거짓말 넘어서기 귀족주의와 민주주의의 진실 선생이라는 존재를 의심하라 흐릿함을 바라는 사회에 분명함으로 인용 작품
자본주의 사회에선 태어나자마자 어쩔 수 없이 ‘소비주체’로 자신의 정체성을 구성할 수밖에 없다. 어딜 가든 돈만 있으면 나이에 상관없이 대우를 받으며, 돈을 지불함과 동시에 물건을 받는 ‘무시간 모델’에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교육과 멀어지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아무리 우리가 태어난 사회가 그렇다고 해서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 소비주체로 산다는 건, 언제든 교체가능한 대상으로 산다는 말이기도 하다. 교육은 소비주체를 노동주체로 만드는 것이다 교육은 이미 ‘소비주체’로 자신의 정체성을 완성하여 근시안적인 시각으로 즉각적인 필요에 의해서만 공부를 하고(그렇지 않은 것엔 “저걸 왜 공부해야 해요?”라고 묻는다), 당장 이익이 될 사람만 사귀려는 아이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