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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4. 아이를 심심하게 가만히 놔둬야 하는 이유 무도의 속성이 나의 몸을 타자로 대할 수 있느냐, 그리고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닌 상생의 존재로 대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저번 후기에서 밝혔다. 그러다 보니 남자들처럼 경쟁이 체화된 존재들은 무도를 제대로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혼란 속으로 초대되다 여기에 우치다쌤은 “좋은 직장을 다니거나, 사회적인 지위가 높거나,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자기 몸을 고통스럽게 만듭니다. 자기 몸을 소유물이라 생각하니 맘껏 고통스럽게 하는 것입니다. 제가 열심히 무도를 가르쳤는데도 잘 되지 않으면 그 때 저에게 ‘제 몸이 말을 안 듣습니다’라고 하소연을 합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자기 몸이 말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도착倒錯적인 생각입니다.”라고 쐐기..
3. 체육을 잘하는 남자, 무도를 잘하는 여자 그럼 이제부터 우치다쌤의 ‘한 번도 듣지 못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개풍관이란 무도장을 운영하며 경험한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보통은 남자가 힘이 세고 운동신경이 좋기 때문에 합기도를 빨리 배울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평균적으로 여자들이 훨씬 빨리 습득합니다.” 학교체육의 비밀 처음부터 핵펀치를 제대로 맞고 말았다. ‘이런 식의 상식을 뒤집는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처음부터 얘기하는 건 반칙이지 말입니다’라는 불만이 절로 나온다. 나만 해도 그렇다. 미괄식에 매우 익숙해져 있고 논거를 쫘악 늘어놓은 다음에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생각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그런데 우치다쌤은 ‘요봐 이 사람아~ 뭘 그리 빡빡해! 그냥 말할 테니 편하게 들어’라고 말..
우치다 타츠루가 쓴 여러 책들을 읽다 보면 소통의 철학자인 ‘장자莊子’가 떠오른다. 우리는 속세를 멀리하고 자연에 은둔하여 살던 ‘피세주의 철학자’로 장자를 떠올린다. ▲ 명대 화가 육치의 호접지몽 묘사도. 장자하면 이런 식의 은둔지사가 떠오른다. 우치다는 장자다 어느 임금이 장자를 (총리로) 초빙하려 하자, 이에 장자가 말했다. 자네는 제사에 쓰이는 소를 보았겠지. 비단옷을 입고 풀과 콩을 먹지만 끌려가 태묘에 들어갈 때에 이르러 비록 외로운 송아지(희생제물)가 된다한들 (그때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或聘於莊子. 莊子應其使曰子見夫犧牛乎? 衣以文繡, 食以芻菽, 及其牽而入於大廟, 雖欲爲孤犢, 其可得乎! -『莊子』「列禦寇」 11 이 구절을 읽을 때면 권력을 싫어하고 체제에 포섭되는 것을 극도로 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