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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희 - 부인예안이씨애서문(夫人禮安李氏哀逝文) 본문

산문놀이터/묘지명 & 애제류

김정희 - 부인예안이씨애서문(夫人禮安李氏哀逝文)

건방진방랑자 2019. 2. 28.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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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 예안 이씨를 슬피 보내며 쓰다

부인예안이씨애서문(夫人禮安李氏哀逝文)

 

김정희(金正喜)

 

 

부인의 부고를 유배지에서 전해 듣다

壬寅十一月乙巳朔十三日丁巳, 夫人示終於禮山之楸舍. 粤一月乙亥朔十五日己丑夕, 始傳訃到海上. 金正喜具位哭之, 慘生離而死別, 感永逝之莫追, 綴數行文, 寄與家中. 文到之日, 因其饋奠而告之靈几之前曰:

 

유배란 형벌보다 아내를 잃은 아픔이 더 크다

嗟嗟乎! 吾桁楊在前, 嶺海隨後, 而未甞動吾心也. 今於一婦人之喪也, 驚越遁剝, 無以把捉其心, 此曷故焉?

嗟嗟乎! 凡人之皆有死, 而獨夫人之不可有死. 以不可有死而死焉, 故死而含至悲茹奇寃, 將噴而爲虹, 結而爲雹, 有足以動夫子之心, 有甚於桁楊乎嶺海乎!

 

부인보다 내가 먼저 죽었어야 했는데

嗟嗟乎! 三十年孝德, 宗黨稱之, 以至朋舊外人, 皆無不感誦之. 然人道之常, 而夫人所不肎受者也. 然俾也可忘?

昔甞戲言, 夫人若死, 不如吾之先死, 反復勝焉, 夫人大驚此言之出此口, 直欲掩耳遠去而不欲聞也. 此固世俗婦女所大忌者, 其實狀有如是者, 吾言不盡出於戲也. 今竟夫人先死焉, 先死之有何快足, 使吾兩目鰥鰥獨生, 碧海長天, 恨無窮已! 阮堂先生全集卷七

 

 

 

 

 

 

해석

 

부인의 부고를 유배지에서 전해 듣다

 

壬寅十一月乙巳朔十三日丁巳, 夫人示終於禮山之楸舍.

임인(1842)11월 을사삭 13일 정사에, 부인이 예산의 집추사(楸舍): 재사(齋舍)와 같은 뜻으로 家居的房舍에서 생을 마쳤다.

 

粤一月乙亥朔十五日己丑夕, 始傳訃到海上.

다음 달 을해삭 15일 기축 저녁에 비로소 부고가 전하여져 제주 바닷가에 이르렀다.

 

金正喜具位哭之,

남편 나 김정희는 신위를 갖추고 곡을 하니

 

慘生離而死別,

살아서도 떨어져 있었고 죽어서도 떨어져 있음을 비참히 여기며

 

感永逝之莫追, 綴數行文, 寄與家中.

영영히 떠났지만 추모할 수 없음을 느꺼워하며 몇 줄의 문장을 엮어 집으로 부친다.

 

文到之日, 因其饋奠而告之靈几之前曰:

문장이 도착하는 날엔 그 궤전궤전(饋奠): 상중에 제사를 지내는 일[喪中祭奠之事]을 신위의 앞에 바쳐 다음과 같은 나의 말을 전하고자 한다.

 

 

 

유배란 형벌보다 아내를 잃은 아픔이 더 크다

 

嗟嗟乎! 吾桁楊在前, 嶺海隨後,

아아! 나의 족쇄가 앞에 있고 영해(유배)가 뒤에 따를 때에도

 

而未甞動吾心也, 今於一婦人之喪也,

일찍이 나의 마음은 요동치지 않았지만 이제 한 부인의 상에 이르러선

 

驚越遁剝, 無以把捉其心, 此曷故焉?

놀라고 혼란스럽고 넋을 잃고 괴로워하여 그 마음을 잡질 못하니, 어떠한 까닭인가?

 

嗟嗟乎! 凡人之皆有死, 而獨夫人之不可有死.

아아! 모든 사람은 다 죽지만, 홀로 부인만은 죽지 않았어야 했어라.

 

以不可有死而死焉,

그러나 죽지 않았어야 했음에도 죽었으니,

 

故死而含至悲茹奇寃,

죽어서도 지극한 비통함을 머금고 기이한 원통함을 품어

 

將噴而爲虹, 結而爲雹, 有足以動夫子之心,

장차 내뿜으면 무지개가 되고 삼키면 우박이 되어 족히 나의 마음을 요동치게 하니,

 

有甚於桁楊乎嶺海乎!

이것은 족쇄보다 심하고, 영해(유배)보다 심한 거 아니겠는가!

 

 

 

부인보다 내가 먼저 죽었어야 했는데

 

嗟嗟乎! 三十年孝德, 宗黨稱之,

아아! 30년 효성스러운 덕은 친척들과 고향 사람들종당(宗黨): 친척이나 마을사람을 말한다[宗族鄉黨]에게 칭송되었고,

 

以至朋舊外人, 皆無不感誦之.

오래된 벗과 외지인들에게 이르러선 다 감탄하며 말하지 않는 경우가 없었소.

 

然人道之常, 而夫人所不肎受者也,

그러나 부인은 인간도리의 떳떳함이라 여겨 기꺼이 수용하질 않았으니,

 

然俾也可忘?

그러한 부인을 내 잊을 수 있으리오?

 

昔甞戲言, 夫人若死,

옛적에 일찍이 농담으로 부인이 만약 죽는다면

 

不如吾之先死, 反復勝焉,

내가 먼저 죽는 게 도리어 나은 것만도 못하오라고 말하니,

 

夫人大驚此言之出此口,

부인은 이런 말이 입에서 나오는 것에 크게 놀라며,

 

直欲掩耳遠去而不欲聞也.

곧바로 귀를 손으로 가려 멀리 도망가 듣지 않으려 했지요.

 

此固世俗婦女所大忌者,

이것은 참으로 세속에서 부녀자가 크게 꺼리는 것이지만,

 

其實狀有如是者, 吾言不盡出於戲也.

그 실상은 이와 같으니 내 말이 다 농담에서 나온 것만은 아닌 것이라오.

 

今竟夫人先死焉.

이제 마침내 부인이 먼저 죽었구려.

 

先死之有何快足,

먼저 죽은 것이 어찌 상쾌하고 만족스럽기에

 

使吾兩目鰥鰥獨生.

나에게 두 눈만 뜬 채 외롭고 외로이 홀로 살게 하는 것이오.

 

碧海長天, 恨無窮已!” 阮堂先生全集卷七

푸른 바다와 긴 하늘같은 한스러움이 끝없을 뿐이오!”

 

 

 

복원된 추사 유배지.  

 

예산의 김정희 선생 고택엔 기념관과 합장묘, 그리고 고택까지 함께 있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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