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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 홍양호의 의원전(醫員傳)에 나타난 인물 형상 - 3.12 세상의 꼴불견 의원들을 신랄하게 비판하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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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 홍양호의 의원전(醫員傳)에 나타난 인물 형상 - 3.12 세상의 꼴불견 의원들을 신랄하게 비판하다

건방진방랑자 2022. 10. 23.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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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세상의 꼴불견 의원들을 신랄하게 비판하다

 

 

이어지는 조광일의 대답은 당시 인술을 저버린 의원들의 태도를 신랄하게 꼬집는 것으로 채워진다. 조광일이 진단한 의원들의 비뚤어진 의술은 오로지 권세와 이익을 위해 행해진다는 것이다. 그는 의술을 믿고 교만하게 행동하는 의원들의 꼴불견, 재상들의 요구에도 거들먹거리며 마지못해 가는 행위, 권세 있는 부유한 집이 아니면 가지 않는 작태, 그리고 가난하거나 권세가 없으면 아프다고 핑계를 대며 부재중이라고 딴청을 피우는 모습 등[吾疾世之醫, 挾其術以驕於人. 門外騎相屬, 家設酒肉以待, 率三四請, 然後肯往. 又所往, 非貴勢家則富家也. 若貧而無勢者, 或拒以疾, 或諱以不在, 百請而不一起, 是豈仁人之情哉]을 일일이 열거하면서 의원으로서의 본분을 저버린 세태를 경멸적인 시선으로 여지없이 비판한다.

 

한 편에서 그는 이러한 세속적 의원들의 세태에 대해 의원(醫員)으로서의 삶의 지표를 날카롭게 세워 세속적인 그것과 대립적으로 보여준다. 이 부분, 조광일의 인술(仁術)이 가장 정채를 발하는 대목이면서 서사의 절정에 해당된다. 그러면 과연 그가 이상적으로 생각한 의원의 자세는 어떠한 것이었을까? 곧 민에게 베푼 참다운 인술(仁術)’이었음은 아래의 언급에서 알 수 있다.

 

 

나는 그래서 오로지 백성들과 놀면서 부귀와 권세 있는 자에게 구하지 않아 이러한 무리들을 징계하고자 한 것이지요. 저 귀하고 현달한 자들도 어찌 우리들을 작게 여길 수 있겠소? 내가 슬프고 가엽게 여기는 것은 오직 여항의 곤궁한 백성들일 따름이지요. 또 내가 침을 잡고 사람들 사이에서 침술을 행한 것이 십여 년인데, 혹 어떤 날에는 몇 사람을 살리고 어떤 달에는 십 수인을 살렸으니, 침으로 온전하게 살린 사람을 계산하면 족히 수천 사람은 될 것입니다. 내 지금 나이 사십 여세로 다시 수십 년 동안에 만 명을 살릴 수 있고, 살린 사람이 만 명이 되면, 내 일을 마치는 것이지요.

吾所以專遊民間, 而不干於貴勢者, 懲此輩也. 彼貴顯者, 寧少吾輩哉. 所哀憐, 獨閭巷窮民耳. 且吾操針而遊於人, 十餘年矣. 或日療數人, 月活十數人, 計所全活, 不下數百千人. 吾今年四十餘, 復數十年, 可活萬人. 活人至萬, 吾事畢矣.

 

 

추호도 세리(勢利)에 따라 자신의 의술을 베풀지 않고, 오로지 곤궁한 백성들만을 위해 인술을 베푼 의의(義醫)로서의 삶의 견결함을 보여준다. 그는 민간의 부유한 자들과 노닐며, 귀하고 권세 있는 자들에게 이권을 구하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삶에 대한 주체를 세우고자 하였다. 그의 삶은 오직 여항의 곤궁한 백성들을 불쌍히 여겨 치료하고, 이러한 인술로 십여 년 동안에 수천 사람의 생명을 구했음을 강개한 어조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는 민의 영웅인 셈이다. 그의 삶의 목표는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남은 여생도 이러한 삶을 지속하여 만여 명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 목표라는 점을 단호하게 제시하고 있다.

 

조광일이 자신의 삶의 주체와 인생관을 실현하는 공간은 바로 인술(仁術)이었고, 그는 인술로써 삶의 의미를 확인하였던 것이다. 이 대목에서 주인공 조광일의 인간상을 강렬하게 느낄 수 있다. 이계(耳溪)의 시각 역시 의원으로서의 주체적 삶을 살면서도 인술을 견지하고자 한, 한 인간의 견결(堅決)한 의지와 의의(義醫)에 초점을 맞추어 조광일의 인간상을 더욱 부각시키는 바 있다.

 

 

 

 

 

 

인용

목차

한문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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