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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시평 감상 - 하권 4. 시를 통해 관리들을 경계한 최립의 한시 본문

연재/한문이랑 놀자

소화시평 감상 - 하권 4. 시를 통해 관리들을 경계한 최립의 한시

건방진방랑자 2021. 10. 28.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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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통해 관리들을 경계한 최립의 한시

 

一年霖雨後西成 한 해의 장마비가 추수 뒤에 내렸지만
休說玄冥太不情 물의 신이 매우 무정하다 말하지 마라.
正叶朝家荒政晩 바로 조정의 구황정책이 늦는 것과 같으니,
飢時料理死時行 굶주릴 땐 재더니만 죽을 때에야 시행하는 구나.

 

소화시평권하 4의 다섯 번째 소개된 최립의 시는 농부의 마음을 담고 있다. 지금이야 먹을거리가 풍족해서 보릿고개와 같은 게 없고, 구황정책도 별도로 세울 필요가 없지만 50년 전만 해도 우리에게 먹는 것은 큰 문제였었다. 그러다 보니 누군가는 이렇게 살기 좋은 나라가 된 건 모두 박정희 대통령 덕으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이런 나라를 만들기 위해 최저시급을 받아가며 밤낮을 세워가며, 온갖 안 좋은 환경에도 최선을 다해 일을 한 뭇 사람들 덕이라 해야 맞을 것이다.

 

이 시에선 1~2구에선 자연환경이 뒷받침을 안 해준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추수하기 전에 장마비가 내려야 곡식이 풍성하게 무르익는데 무정하게도 비는 추수가 끝난 후에야 주구장창 내리고 있다. 그러니 당연히 사람들은 하늘도 무심하시지라며 하늘을 탓했을 것이다. 그러나 최립은 그런 상황에 대해 하늘 보고 무심하다 할 것 없소라고 강한 어조로 말한다. 자연은 인간이 어떻게 할 수 없는 법칙에 따라 흘러가기 때문이다. 그러니 노자는 아예 하늘과 땅은 어질지 않다[天地不仁]’라고까지 말한 것이다.

 

자연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지만,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있다. 바로 제도를 만들어 예기치 못한 상황이 닥쳤을 때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공동체를 만들었고, 위급한 상황에 서로 도울 수 있는 제도를 만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구황정책을 만들고 그걸 시행해야할 권력기관은 이것저것을 재느라 전혀 도와주질 않고 있다. 그러다 결국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사태가 일어나니 그제야 부랴부랴 돕겠다고 나서는 꼴이 우습기까지 하다. 최립은 바로 이런 상황을 시로 표현하며 권력을 가지고 일을 해나가는 사람들을 경계하려 했던 것이다. 그러니 이 시를 보고 홍만종이 조정에 큰 계책을 낸 것이니 스스로 경계할 만하다[訏謨廊廟者, 可以自警].’라고 평가한 것은 매우 정당하다.

 

하권 4
禁中東池新竹 登鐵嶺
임금에게
放鴈 臥水木橋
욕심을 따르는 무리에게
十月望後雨 襄陽途中
목민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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