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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선생 중용강의, 3장 - 5. 중용의 우주관과 역사관 본문

고전/대학&학기&중용

도올선생 중용강의, 3장 - 5. 중용의 우주관과 역사관

건방진방랑자 2021. 9. 16.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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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중용의 우주관과 역사관

 

 

중용(中庸)의 우주관

 

그런데, 인체라는 우주뿐만이 아니라 천지라는 우주조차도 이러한 중용(中庸)의 체계로 생각한 사람들이 중국인들입니다. 요새 제기된 가이아 이론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지구의 여신이름에서 유래한 것으로 제임스러브록이 주장한 학설이다. 러브록에 따르면 지구는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로 그 위에 살고 있는 생물들의 생존에 최적조건을 유지해 주기 위해 언제나 자기 스스로 조정하고 스스로 변화한다고 한다. <경제용어사전>같은 것이 아주 새로운 이론인 걸로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데 그렇지 않아요. 우리 큰형만 해도 서양 학문만 해서 뭘 잘 모르고 흥분해서 떠드시거든요. “요새 무슨 새로운 이론이 나왔는데 그러 참 대단하고 참신하더라는 둥내가 보기에는 아주 시시한 이론을 가지고 대단하다고 흥분하신단 말이야. 그렇지만 아버지뻘 되는 형님이니까 겉으로는 내색을 안 하고, 맞장구치고 말아버립니다. 우리 집은 아침이면 큰형하고 누나하고 나하고 커피 한 잔하면서 얘기하는 것이 일과처럼 되어 있거든요. 근데 그런 데서조차 속 얘기를 잘 못할 때가 많죠.

 

아까 인체가 추울 때와 더울 때의 반응이 있었듯이, 우리가 우주를 다 헤아릴 바는 없지만, “우주는 각지에서의 변화(생성, 폭발, 충돌, 오염, 황폐 등)를 통해 살아있는 생물체처럼 대응하는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다라고 생각한 것이 가이아 이론의 골자입니다. 우주 전체를 놓고 볼 때, 지구는 쥐 좆털에 앉아있는 먼지만큼도 못할 정도로 쬐끄만 거 아닙니까? 그런데 인간의 관점에서만 편협하게 보니까, 지진이나 폭풍 등이 발생하면 야속하다, 대단한 일이 터졌다라고 떠들죠. 하지만 우주는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하여 인간에게 친절할 수만은 없습니다. 노자도 천지불인(天地不仁)’이라고 했잖아요. 가이아 이론이 주장하는 게 전체를 파악하고서 거기에 맞게 생활을 잘 조절해서 살 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중용(中庸)의 역사관

 

이 얘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며칠 전에 어떤 분하고 얘기를 나누었는데 그 분의 외조카가 내 고등학교 동창이예요. 그 친구는 착하고 좋은 사람이긴 하지만 맛이 좀 간 애야. 요새 이 녀석이 완전히 기()니 이런 데 잘못 빠져서, 부부가 함께 도사가 되었다고 운명철학관을 개업을 해버렸어요. 하긴 육군 중위가 강도로 돌변할 정도의 세상이니깐 그 정도면 얌전하게 도는 거라고 볼 수도 있겠죠. 어쨌든 그놈은 만나기만 하면 운명론타령이에요. 세상이 다 사주팔자대로 갈 뿐이라는 것이죠. 그래서 그분이 이놈과 대화하다보면 말이 안 통한대요.

 

DNA 결정론자들은 발생학적 단계로부터 죽을 때까지의 구조가 DNA의 구조가 다 씌어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몇 살 때 암이 걸릴 거라는 것도 DNA 사슬에는 다 프로그램 되어 있기 때문에 그 위치만 찾아내면 암도 예방할 수 있다라고 주장을 하거든요. ! 대우주의 역사가 펼쳐진다고 합시다. 이 백 억년의 파노라마를 한편의 긴 활동사진으로 비유한다면, 우주 역사의 전개과정 뒤에는 필름 칩(chip)을 갓(God)이라고 설정할 수 있겠죠. 이때 갓(God)의 활동사진 필름에서 우주의 운명은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50억만 년 전 지구 발생함 기원전 몇 년 한국 문명이 일어남 몇 년에 망함이런 드라마를 다 예견할 수 있다고요. 이게 어김없는 운명이란 겁니다. “난 이 모든 걸 도통했단 말야하면서 그 조카 녀석이 구라를 친다 이겁니다. 아주 그럴듯한 얘기지만 나는 이게 다 생각이 모자라는데서 오는 미친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상상력으로만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천지론은 그런 논의를 거부합니다. 다시 말해서 천지는 우주역사의 프로그램 자체가 결정론적으로 고정되어 있는 구조가 아니라, 오히려 천지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이 프로그램 자체를 결정하는 구조입니다. 설령 우주의 DNA 같은 게 있다고 쳐도, 이미 결정된 우주의 DNA가 있고 이에 따라서 우주의 파노라마가 일방적으로 펼쳐지는 게 아니라, 우주의 파노라마 그 모든 것이 우주의 DNA를 끊임없이 결정해가는 그런 상호영향적인 구조가 바로 천지의 구조입니다. 그렇게 되면 가이아란 놈이 그때그때에 중용(中庸)적으로 상황에 맞는 대응을 해가겠죠?

 

여러분! 역사의 목표는 필름이 우리의 바깥에 설정되어 있는 그런 단순한 것이 아니예요. 다시 말하면 역사는 필름의 파노라마 자체가 일방적으로 우리에게 펼쳐지는 것이 아니라, 액터(Actor)들이 서로 참여해서 그 플롯(Plot) 자체를 계속 재구성해 나가면서 영화를 만드는 것과 같은 것이란 말예요. ‘한 작가가 우주를 만든 것이다라고 생각한 것이 바이블의 단순한 생각이죠. 이게 중동 사막문명에서부터 오늘날 물리학자까지 버리지 못하는 고약한 사고습관이에요. 사막 문명에서 나온 모든 사유들은 이렇게 일방적입니다. 알라신을 찾든 여호와를 부르짖든 마찬가지예요. 이에 비해 천지론의 천지는 신이 아닌 것은 아니지만, 서양처럼 일방적인 갓(God)이 아닙니다. 여러분 자체가 갓(God)이요, 천지입니다. 여러분 자체의 행동이 주체적으로 천지의 법칙을 결정해 나가는 것입니다. 우주의 드라마는 쌍방적이며 인터액티브(Interactive)하며 상황적이며 조절적이며 형성적이며 과정적입니다. 이것이 중용(中庸)적 세계관의 중요한 측면 중에 하나라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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