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우계와 석주의 도를 깨친 시
文章理學, 造其閫域, 則一體也, 世人不知, 便做看兩件物, 非也.
以唐言之, 昌黎因文悟道. 『恥齋集』云: “佔畢齋, 因文悟道.” 『石潭遺史』云: “退溪亦因文悟道.”
余觀成牛溪「贈僧」詩曰: ‘一區耕鑿水雲中, 萬事無心白髮翁. 睡起數聲山鳥語, 杖藜徐步繞花叢.’ 極有詞人體格.
權石洲「湖亭」詩曰: ‘雨後濃雲重復重, 捲簾晴曉看奇容. 須臾日出無踪跡, 始見東南兩三峯.’ 極似悟道者之語.
해석
文章理學, 造其閫域, 則一體也,
문장과 이학은 지극한 경지에 나아가면 하나의 체계다.
世人不知, 便做看兩件物,
세상은 알지 못하고 곧 두 가지의 사건이나 물건으로 간주하는데
非也.
그건 잘못된 것이다.
以唐言之, 昌黎因文悟道.
당나라로 예를 들자면 말하자면 한창려는 문장으로 도를 깨쳤다고 한다.
『恥齋集』云: “佔畢齋, 因文悟道.”
『치재집』【『치재집(恥齋集)』: 홍인우(洪仁祐)의 문집】에선 “점필재는 문장으로 도를 깨쳤다.”고 했고
『石潭遺史』云: “退溪亦因文悟道.”
『석담유사』【『석담유사(石潭遺史)』: 율곡이 편찬한 야사로 『석담일기(石潭日記)』라 불림】에선 “퇴계 또한 문장으로 도를 깨쳤다.”고 했다.
余觀成牛溪「贈僧」詩曰: ‘一區耕鑿水雲中, 萬事無心白髮翁. 睡起數聲山鳥語, 杖藜徐步繞花叢.’
내가 우계 성혼의 「스님에게 주다[贈僧] / 안응휴에게 주다[贈安應休]」라는 시를 봤으니, 다음과 같다.
一區耕鑿水雲中 | 물가 구름 속의 한 구역에 밭 갈고 우물 파느라, |
萬事無心白髮翁 | 만사에 무심한 백발의 늙은이라네. |
睡起數聲山鳥語 | 두어마디 산새소리에 잠을 깨서는 |
杖藜徐步繞花叢 | 명아주 지팡이로 천천히 걸으며 수풀 맴돈다네. |
極有詞人體格.
매우 시인의 체제와 격식이 있다.
權石洲「湖亭」詩曰: ‘雨後濃雲重復重, 捲簾晴曉看奇容. 須臾日出無踪跡, 始見東南兩三峯.’
권석주의 「호수 정자의 8경[湖亭八景]」은 다음과 같다.
雨後濃雲重復重 | 비 갠 뒤 짙은 구름 뭉게뭉게 |
捲簾晴曉看奇容 | 발 걷으니 갠 새벽의 기이한 풍경이 이네. |
須臾日出無踪跡 | 잠깐 사이에 해가 나와 종적조차 없어져 |
始見東南兩三峯 | 비로소 동남의 두세 봉우리 보이네【삼각산의 비 갠 구름[右三角晴雲]】. |
極似悟道者之語.
매우 도를 깨친 사람의 말에 흡사하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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