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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곤(南袞, 1471 성종2~1527 중종22, 자 士華, 호 止亭)도 김종직(金宗直)의 문인이다. 갑자사화(甲子士禍)에 연루되어 서변(西邊)에 유배되기도 했지만, 중종반정 후 대제학의 영예를 누리었으며, 심정(沈貞) 등과 기묘사화(己卯士禍)를 조작하여 명유(名儒)들을 숙청하고 벼슬이 영의정에까지 올랐다가 후일 관작(官爵)이 삭탈되었다.
그러나 그의 시문은 사람과 같지 않다는 것이 후대의 평가다. 그는 후일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그의 글이 후세에 또다른 사화를 일으키는 화근이 될 것을 우려하여 대부분의 사고(私稿)를 없앴다 한다. 그의 대표작으로 고평을 받은 「제신광사(題神光寺)」 6수 중 그 첫 번째 것을 보이면 다음과 같다.
千重簿領抽身出 | 천겹 문서더미에서 몸을 빼내, |
十笏禪房借榻眠 | 한 칸 절방에 잠자리 빌려 누웠네. |
六月炎蒸侵不得 | 유월의 뜨거운 기운도 날아가 이르지 못하니, |
上方如有別般天 | 절에는 별세계가 있는가 보네. |
속기(俗氣)가 없이 초월자의 시처럼 자연스러워 좋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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