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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한시사, 조선전기의 다양한 전개 - 5. 당시 성향의 대두(신광한&김정) 본문

책/한시(漢詩)

한시사, 조선전기의 다양한 전개 - 5. 당시 성향의 대두(신광한&김정)

건방진방랑자 2021. 12. 20.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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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광한(申光漢, 1484 성종15~1555 명종10, 漢之時晦, 企齋駱峯石仙齋靑城洞主)김정(金淨, 1486 성종17~1521 중종16, 元沖, 沖菴孤峯)은 모두 기묘사화(己卯士禍)에 걸리었으나 김정(金淨)은 신사무옥(辛巳誣獄)으로 죽음을 당하고 신광한(申光漢)은 살아 남아 후일 문형(文衡)의 영예를 누리었다. 그러므로 김정(金淨)은 시인의 이름보다는 오히려 김식(金湜)과 더불어 기묘명현(己卯名賢)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들은 이행(李荇)박은(朴誾) 등이 황진(黃陳)을 배우고 있을 때 스스로 당풍(唐風)을 익혀 조선전기 소단(騷壇)을 다채롭게 해주었다.

 

신광한(申光漢)의 시()허균(許筠)성수시화(惺叟詩話)39에서 청절(淸絶)하여 아취(雅趣)가 있다고 일컬었다. 그는 중체(衆體)를 구비하여 많은 시작(詩作)을 남기고 있으며 국조시산(國朝詩刪)기아(箕雅)등에 30여편이 선발(選拔)되고 있다.

 

김정(金淨)은 그의 시()남용익(南龍翼)호곡시화(壺谷詩話)1에서 간준(簡峻)’으로 말해지고 있듯이, 스스로 다듬거나 마음을 쓰지 않아도 말이 높고 굳세다. 그의 오율(五律) 중에 이런 말에 들어맞는 작품이 많다. 그러나 이 양인(兩人)은 신기(新奇)를 쫓지 않았기 때문에 화제작은 남기지 않았다.

 

 

허균(許筠)은 특히 신광한(申光漢)만망(晩望)(五律)김정(金淨)춘아증봉군조서왕송도인반고림(春夜贈奉君朝瑞往松都因返故林)(五律)에 관심을 보였다.

 

신광한(申光漢)만망(晩望)은 다음과 같다.

 

峻盡滄江遠 沙平水驛開 산골짜기 다하니 푸른 강물 멀어지고 모래밭 평평한 곳 나룻터가 열렸네.
收烟花外沒 夕鳥日邊回 밥 짓는 저녁 연기 꽃밭에서 잦아지고 저녁에 날아드는 새 해를 빙빙 도는구나.
故國無消息 孤舟有酒盃 고국(故國)에선 아직도 소식 없는데 외로운 배에는 술과 잔이 있네.
前山侵道峻 何處望蓬萊 앞 산이 길을 막아 우뚝이 서 있으니 어느 곳에서 봉래산을 바라보리요?

 

군더더기 없이 맑기만 한 작품이다. 허균(許筠)은 특히 성운(聲韻)에 촛점을 맞추어 위맹(韋孟)의 고운(高韻)이라 하였지만 오로지 청신(淸新)ㆍ완절(婉切)할 뿐이다.

 

김정(金淨)춘야증봉군조서왕송도인반고림(春夜贈奉君朝瑞往松都因返故林)은 다음과 같다.

 

華月未揚光 層城夜蒼蒼 흰 달이 빛을 내지 못하여 성곽에 밤이 아물아물하는도다.
臨觴忽怊悵 幽意故徊徨 술잔을 마주하니 갑자기 서글퍼져 그윽한 이 마음 공연히 서성거린다.
故國雲煙斷 舊園林木長 고향에 구름 연기 다 끊어졌는데 옛 동산에 수풀이 많이 자랐을 테지.
歸歟在明發 江海杳難望 내일 아침에는 돌아갈 것이니 강해(江海) 아득하여 바라보기 어렵겠네.

 

김정(金淨)박상(朴祥)과 함께 신비(愼妃)의 복위(復位)를 주청(奏請)했다가 유배의 길에 오르기도 하지만, 이 작품은 그가 유배에서 풀려나 대사헌(大司憲)의 영직(榮職)에 오른 33세 때에 제작한 것이다.

 

송도(松都)에 갔다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사람에게 준 시이기 때문에 이 시에서 고국(故國)ㆍ구원(舊園)은 모두 고향으로 돌아가는 사람의 것이다. 다른 시선집(詩選集)에서는 뽑아주지도 않은 것이지만 허균(許筠)국조시산(國朝詩刪)에서 특히 수련(首聯)華月未揚光, 層城夜蒼蒼을 들어 참으로 맹호연과 왕유의 높은 경지를 접했다[眞接孟王高派]’라 하여 당시(唐詩) 성향을 높이 사고 있다. 전혀 꾸미는 일을 돌보지 않았지만 말이 스스로 높고 굳세기만 하다.

 

 

이 밖에도 김정(金淨)은 그의 해도록(海島錄)에 오율(五律)절국(絶國), 유회(遺懷)등 명편을 남겼다. 절국(絶國)은 다음과 같다.

 

絶國無相問 孤身棘室圍 절해고도라 찾아 올 사람 없고, 외로운 몸은 가시 덤불에 갇혀 있네.
夢如關塞近 僮作弟兄依 꿈에서도 변방이 가까운 줄 알겠거니 종놈들도 형제처럼 의지하며 살아가네.
憂病工侵鬢 風霜未授衣 근심과 병은 교묘히 살쩍을 파고드는데, 바람과 서리에도 겨울 옷을 마련 못하네.
思心若明月 天末寄遙輝 그리는 마음은 밝은 달과 같아서, 하늘 끝에서 먼 빛을 보낸다.

 

기묘사화(己卯士禍)로 진도(珍島)에서 유배생활을 할 때의 작품이다. 어렵게 살아가는 적소(謫所)의 현장을 그대로 읊은 것이지만, 쉽고 간결하여 청신(淸新)한 맛을 느끼게 한다.

 

 

 

 

인용

목차 / 略史

우리 한시 / 서사한시

한시미학 / 고려ㆍ조선

眞詩 / 16~17세기 / 존당파ㆍ존송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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