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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한시사, 한시 문학의 종장 - 1. 한말의 사대가(김택영) 본문

책/한시(漢詩)

한시사, 한시 문학의 종장 - 1. 한말의 사대가(김택영)

건방진방랑자 2021. 12. 2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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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택영(金澤榮, 1850 철종1~1927, 于霖, 滄江韶濩堂)은 개성출신이다. 개성은 정치적으로는 조선시대 500년 동안 정권에서 소외된 지역이었지만 경제적으로는 상업도시로 각광을 받은 곳이다.

 

창강(滄江)의 가계는 무반(武班) 출신의 상인 집안이다. 그는 일찍이 과거로 발신(發身)할 것을 꿈꾸었지만 41세에야 겨우 진사(進士)가 되었고 편사국(編史局) 주사(主事)ㆍ중추원서기관(中樞院書記官) 겸내각기록국사적과장(兼內閣記錄局史籍課長) 등을 지냈으나 곧 귀향하였다. 그래서인지 그의 문학세계의 이면에는 배척받은 개성 출신으로서의 비감이 도사리고 있으며 소중화(小中華)를 우습게 여기던 그의 모화(慕華)의 감정도 결코 이와 무관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을사조약이 체결된 그 해 그는 끝내 조국을 등지고 쉽사리 중국행을 결심하게 된다.

 

그러나 그는 문학수업에 힘써 영재(寧齋) 이건창(李建昌)의 발천(發薦)으로 서울의 진신간(搢紳間)에 문명(文名)이 알려지게 되었고 특히 그는 문()에서 기()를 숭상하여 고문(古文)으로 빼어난 솜씨를 발휘했으며, ()에서는 신운(神韻)이 넘치는 시를 좋아하여 시로써도 한문학의 마지막 장을 장식하는 데 모자람이 없었다.

 

 

그러나 김택영(金澤榮) 역시 나라가 망해가는 비운의 시절을 그냥 지나치지 아니하고 매천(梅泉)과 더불어 많은 우국시(憂國詩)를 남기고 있다. 을사조약을 눈앞에 두고 망명선(亡命船)에 올랐을 때 술회한 구일발선작(九日發船作)과 을사조약이 체결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지은 추감본국십월지사(追感本國十月之事)등이 그러한 것 중의 하나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에서 다시 살필 것이며, 다만 그의 우국 시편이자 대표작이 되기도 한 문의병장안중근보국수사(聞義兵將安重根報國讐事)중 첫째 수를 보면 다음과 같다.

 

平安壯士目雙張

평안도 장사가 두 눈을 부릅뜨고

快殺邦讎似殺羊

양새끼 죽이듯이 나라의 원수 죽였도다.

未死得聞消息好

죽기 전에 좋은 소식 하도 반가와

狂歌亂舞菊花傍

국화꽃 옆에 서서 미친듯이 춤추네.

 

이 시는 이국(異國) 땅에서, 황해도이 작품에서는 평안도로 되어 있음 장사인 안중근이 조선 침략의 원흉인 이토히로 부미(伊藤博文)을 저격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지은 것이다. 김택영(金澤榮)은 산문에 있어서도 격렬하고 직서적이기 때문에 생동감있는 문장으로 특징지워지고 있지만, 초반의 격렬이 긴장으로 지속되지 못하는 약점이 흘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이 작품은 시에서도 역시 후반의 나약함을 드러내보인 보기가 되고 있다.

 

그러나 다음에 보이는 구례동류이산한운(求禮同柳二山限韻)은 그의 단련된 솜씨가 아니고서는 도달하기 어려운 명편이다.

 

籬竹靑靑過雨痕

대나무 울타리 푸른 걸 보니 비가 지나간 모양이고

古堂依約枕山根

낡은 집은 약속이나 한 듯 산 뿌리를 베고 있네.

頭流秀色三千疊

지리산 빼어난 빛 삼천 겹이나 되는데

妙選雙峯作一村

용하게도 두 봉우리 뽑아내어 마을 하나 만들었네. 소호당집(韶護堂集)2.

 

창강(滄江)은 신운(神韻)이 있는 시(), 언외(言外)의 언()을 즐겨하는 시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특히 이 시에서는 그의 격렬한 기상도 보이는 일이 없이 오묘의 극치를 이루고 있어 조용한 감동만 줄 뿐이다.

 

 

 

 

인용

목차 / 略史

우리 한시 / 서사한시

한시미학 / 고려ㆍ조선

眞詩 / 16~17세기 / 존당파ㆍ존송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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