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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권국진가(送權國珍歌) - 1. 사대부 상인인 권국진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송권국진가(送權國珍歌) - 1. 사대부 상인인 권국진

건방진방랑자 2021. 8. 23.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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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대부 상인인 권국진

 

歲暮北風天雨雪 세밑 북풍 불고 하늘엔 눈 내려
山橋野店行人絶 산 다리 주점엔 행인 끊겼네.
長安子弟身重裘 서울의 자제들은 두꺼운 가죽옷 입고
洪爐密室苦稱熱 화로 있는 밀실에서 괴로이 덥다고 말하네.
出入㺚馬高於屋 달마로 출입하는데 집보다 높고
銀鞍照市電光掣 은색 안장이 저자를 비추니 빛들이 억눌리네.
此時權生破衣裳 이때에 권생이 해진 옷으로
一馬一奴鞭百折 한 말과 한 머슴으로, 구불길 채찍질하여 가네.
告我將見南諸侯 나에게 말하네. “장차 남쪽 제후를 보고
贖奴持錢償逋物 머슴 풀어주고[각주:1] 돈 가지고 포물 변상하려네.”
權生舊日卿相孫 권생은 옛날에 경상의 손자로
少年落落稱俊逸 어렸을 땐 뜻이 커서[각주:2] 준걸하다 일컬어졌네.
嗚呼時命不謀身 ! 당시의 운명이 자신을 도모하질 못해
二十遂爲落魄人 스무살에 마침내 넋 나간 사람이 되었네.
五年流離南海上 5년을 남해가를 흘러다니며
賣魚販塩勤養親 물고기 팔고 소금 팔어 어버이를 부지런히 봉양했네.
驅馬西關蹋黃塵 말을 서쪽 관문으로 몰아 황사를 차면서
掛席東萊窺赤日 동래에서 돛을 걸고 일본 엿보았네.
江湖估客有時逢 강호의 장사꾼과 이따금 만나면
半是爾汝相促膝 한창 너나들이하며 서로 무릎을 맞대었지.
秖今年紀三十餘 다만 이제 나이가 서른이니
男兒生理轉蕭瑟 남아의 삶이 뒤바뀌어 쓸쓸해졌네.
父母不飽妻子啼 부모는 배불리 먹지 않고 처자는 울어
生乎雖賢亦奚爲 삶이야 비록 낫다해도 또한 어이할 거나?
窮塗惘然東南行 곤궁한 길에서 망연히 동남쪽으로 가러
出門寒日照征衣 문을 나가니 차가운 해가 나그네 옷을 비추네.
鳥嶺蟾江路不盡 새재와 섬진강 길이 끝 없으니
虎豹强盜晝敢窺 범과 표범과 강인한 도적이 대낮에 감히 엿본다네.
權生咫尺視四海 권생은 사해 보길 지척처럼 하니
馬上冥冥鴻鵠飛 말 위에는 아득히 기러기와 고니 난다네.
黃金得失那可論 황금의 얻고 잃음 어찌 논하랴?
不知者笑知者悲 알지 못하는 이는 웃고 아는 이는 슬프다네.
權生歲暮欲何之 권생은 세밑에 어딜 가려하는가?

 

 

 

 

인용

전문

해설

 
  1. 속노(贖奴): 노비를 면제시켜준다는 뜻이다. 자기 집의 문서에 올라 있는 노비를 양인으로 풀어주는 조건으로 돈을 받아, 그 돈으로 빚을 갚겠다는 것이다. 이때 받는 돈을 속전(贖錢)이라 한다. [본문으로]
  2. 낙락(落落): 뜻이 커서 세상과 서로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즉 정도를 걷는 것이 세상과 부합되지 않음을 뜻하는 말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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