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   2024/1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건빵이랑 놀자

도올선생 중용강의, 19장 - 2. 선조를 제사지내는 법 본문

고전/대학&학기&중용

도올선생 중용강의, 19장 - 2. 선조를 제사지내는 법

건방진방랑자 2021. 9. 19. 05:33
728x90
반응형

192. 선조를 제사지내는 법

 

 

春秋修其祖廟, 陳其宗器, 設其裳衣, 薦其時食.
봄과 가을에 선조의 종묘를 수리하며 제기를 진열하고 선조의 그 의상을 펴 놓고서 제철의 음식을 올린다.
 
祖廟, 天子七, 諸侯五, 大夫三, 適士二, 官師一.
조묘(祖廟)란 천자는 7, 제후는 5, 대부는 3, 적사(適士)2, 관사(官師)1묘다.
 
宗器, 先世所藏之重器, 之赤刀大訓天球河圖之屬也.
종기(宗器)란 선대의 소장했던 중요한 기물이다. 주나라의 적도, 대훈, 천구, 하도와 같은 것들이다.
 
裳衣, 先祖之遺衣服, 祭則設之以授尸也.
상의(裳衣)은 선조의 남겨준 의복으로 제사지낼 때 그것을 진설하여 시동에게 입힌다.
 
時食, 四時之食, 各有其物, 春行羔豚, 膳膏香之類是也.
시식(時食)은 사계절의 먹는 것으로 각각 합당한 물건이 있다. ‘봄에 양이나 돼지를 써서 기름으로 조리하여 향기롭게 한다는 것이 이것이다.

 

조묘(祖廟)’란 종묘를 말합니다. 나는 아직 종묘에 가보지 못했는데, 종묘가 없어지지 않고 우리나라에 남아있다는 것은 굉장한 챈스(Chance)입니다. 여기에도 역시 고대(古代) 주례(周禮)의 모습이 보이거든요. 먼저 정면에 태묘(太廟)가 있고 좌측에 조묘(朝廟, ‘’, ‘밝음을 뜻함), 우측에 목표(穆廟, ‘어두움을 뜻함)가 있어요.

 

 

     
  太廟  
   
 
二代
四代 ·
·
 

   
       

宗 廟

   
 

 
一代
三代
·
·
   
       

 

 

태묘(太廟)에는 제일 으뜸가는 조상을 안치하고, 그 다음부터로 조묘(朝廟), 목묘(穆廟)에 한 대(, Generation)을 걸러 가면서 번갈아 배열합니다. 거대한 훼밀리 구조도 이렇게 계통을 세워 놓으면 그 계보를 쉽게 알 수 있어요. 나는 어렸을 적에 친척들이 우리 집에 모이면, 어머니가 이쪽은 누구고 저기는 누구고 하면서 죽 설명을 해줘도 잘 알아듣지 못했어요. 그게 어디 좀 복잡합니까? 당숙의 셋째니, 누구의 손자니, 뭐 전라도 삐뚤이 아주머니 아들의 동생이니. 그런데 종묘에서처럼 이렇게 쫙 세워 두면 한 눈에 착, 가닥이 잡히겠지요? , 얘가 이쪽, 쟤는 저쪽 계통(lineage)이구나 하면서 머릿속에 정리가 될 겁니다. 사실 제사라는 게 죽은 사람을 추모한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대가족이 이런 한 장소에 모여서는 살아있는 사람들끼리 서열을 확인하고 단합을 이루는 축제 같은 의미도 있거든요. 그래서 종묘에는 종묘제례악이 펼쳐지잖아요.

 

주례(周禮)에 봄에 지내는 제례를 ()’, 여름 제례는 ()’, 가을 제례는 ()’, 겨울 제례는 ()’이라 했는데, 여기서는 봄ㆍ가을만 대표로 예를 들었습니다.

 

()’는 수리한다는 거죠. 기와도 올리고, 열쇠 녹슨 것도 새것으로 갈고. ‘()’은 제기(祭器)를 다 진열한다는 겁니다. 이걸 보니 생각나는데, 어렸을 적에 동네 아주머니들이 우리 집 마당에 다 모여서 놋그릇을 사금파리로 반질반질 윤이 나게 닦던 광경이 떠오릅니다. 놋그릇은 한 번 사용하면 푸르딩딩 녹이 슬어버리기 때문에 그렇게 자주 닦아야 했거든요. 옛날 사람들 그걸 그렇게 힘들게 닦아야 했으니, 어디 여자들 손이 성할 수 있겠어요?

 

()’은 아랫도리, 치마고, ‘()’는 윗도리입니다. 그렇지만, ()도 지금 생각하는 것보다는 길게 도포처럼 내려왔을 겁니다. ()을 여자옷, ()를 남자옷이라고 볼 수도 있어요. 그런데, 죽은 사람의 옷을 펼쳐낸다는 게 무슨 말인지 아시겠습니까? 고례(古禮)헛 제사가 아니라 ()제사를 지냈거든요. 시동(尸童)이란 것이 뭔지 모르죠? 할아버지 제사에 그 손자 중 한 명을 골라 목욕재계 시키고, 할아버지 옷을 입혀서는 제사를 받게 하는 것입니다. 그 손자를 살아생전의 할아버지처럼 실제로 앉혀 놓고 거기다 절한단 말입니다. 상의(裳衣)를 설()한다는 말은 그런 말이예요.

 

시식(時食)을 올린다는 것은 춘하추동 계절에 맞는 음식을 바친다는 뜻입니다. 여름에 겨울철 음식을 바치고, 겨울에 딸기나 수박 같은 여름 과일을 바치면, 귀신이 놀라서 미칠지도 몰라요. 요즘 제사 지내는 사람들이 이런 걸 생각 않고 마구 음식을 올리는데 큰일 납니다. 귀신은 어디까지나 자연의 순리에 따르게 하는 것이 최상입니다. 주자 주에, “봄에는 찐 염소나 돼지를 올린다[春行羔豚膳膏香之類].”고 했는데, 이것은 고례(古禮)라기보다는 주자시대 당시 송나라 때의 관습입니다. 중국의 고례(古禮)에는 개고기를 많이 썼지요. 한국 사람들이 아직 개고기를 즐겨 먹는다는 건 역시 고례(古禮)를 많이 보존하고 있는 증거라고 봐야겠습니다.

 

 

 

 

인용

목차

전문

본문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