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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노희락의 심리학, 제1부 사상인의 기본 성정, 제3장 애노희락과 사상인의 성정 - 8. 락정과 거처 / 태음인의 소음 기운: 가정(家庭)이란 무엇인가 본문

책/철학(哲學)

애노희락의 심리학, 제1부 사상인의 기본 성정, 제3장 애노희락과 사상인의 성정 - 8. 락정과 거처 / 태음인의 소음 기운: 가정(家庭)이란 무엇인가

건방진방랑자 2021. 12. 26.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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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락정(樂情)과 거처(居處) / 태음인의 소음 기운

 

 

가정(家庭)이란 무엇인가

 

소음 기운에 해당되는 인사(人事)를 거처(居處)라 부른다. 거처(居處)란 집안을 다스리는 일이다. 또는 집안을 다듬는 일이라 할 수도 있고, 집안을 정리하는 일이라고, 또는 집안을 꾸미는 일이라고 할 수도 있다. 왜 이렇게 여러 가지 표현을 계속 나열하느냐고? 앞에서도 몇 번 강조했듯이 집안일이라고 할 때도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다. 그런데 꾸민다. 다스린다 등등의 표현 중 어느 하나에만 얽매인다면, 내 생각을 고집하는 것에 불과하다. 집안일의 요체가 무엇인지를 알아내어야 가족들 간에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넓어진다는 것이다.

 

집이라는 공간의 필요성은 긴장을 완화하고 쉬는 것에 있다. 집을 나서서 부딪치는 모든 일은 긴장을 필요로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밖에서 겪은 지나친 긴장을 풀 수 있는 공간, 이것이 집이 가지는 기본 의미이다. 정리하고, 꾸미고, 다스리고, 다듬고 하는 행위는 다 긴장의 완화를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소음 기운이 거처(居處)의 기본이 된다.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이 긴장 완화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집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보호하는 곳이다.

 

요즘 공교육이 문제가 되면서 가정이 교육의 주체가 되는 집이 많다. 물론 가정에서의 교육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남과 더불어 살기를 가장 먼저 배우는 곳이 가정이니까. 하지만 가정교육을 넘는 부분, 즉 학교에서 배워야 할 부분을 가정에서 주로 배우는 것은 아무래도 문제가 된다. 가정이 긴장을 완화하는 곳이라는 느낌을 주지 못하면 아이는 정서적으로 안정되지 못한다. 굳이 집에서 아이를 가르치려면, 일정한 곳에서 정해진 시간에만 하는 것이 좋다. 나머지 시간, 나머지 공간은 긴장이 필요 없는 시간, 공간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아이와 부모의 대화가 교육에 관한 것이 전부가 되면 아이에게는 집이 긴장을 완화해주는 곳이라는 느낌이 깨진다. 정서적으로 불안정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긴장의 해소가 안 되니까. 단순한 일과적 불안정이 아니라 정서적 성장이 멈추고, 회복되기 힘든 장애를 초래하게 된다. 특히 긴장에 대한 대처능력이 눈에 띄게 약화된다. 빨리 공교육이 회복돼서 집이 집다운 집이 되는 날이 오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상당히 어둡다. 건전한 사회의 기본은 사회 구성원들의 높은 지식 수준이 아니다. 정서적 안정, 즉 사회 구성원들이 모듬살이에 적절한 수준의 정서를 가지는 것이 기본이다.

 

이 책에서 쓰고 있는 용어로 설명하자면, ‘거처(居處)를 사무(事務)나 교우(交遇)를 하듯이 풀어갔을 때는 여러 가지 폐해가 생기게 마련이며, 사무(事務)나 교우(交遇)에 해당되는 일은 공적인 부분이 제대로 담당해서 이를 가정에 맡기는 일이 없어야 한다라고 설명될 것이다.

 

긴장 완화의 기본은 보호지만, 아무리 부모 자식 간이라 할지라도 완벽한 보호는 불가능하다. 부모 쪽도 감당이 안 되고, 아이도 반발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런데 여기서 또 소음 기운이 거처(居處)의 기본이 되는 이치가 나온다. 사람은 익숙한 것에는 긴장하지 않는다. 긴장은 변화하고 계속 예측해야 하는 상황에서 나온다. 그런데 소음 기운이 변화를 막아주는 방파제 노릇을 한다는 것이다. 기본이 되는 것을 잘 추려내서 늘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 이게 소음 기운으로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소음인의 집은 가구의 배치도 쉽게 바뀌는 일이 없고, 새로운 물건을 사들이거나 있는 물건을 내버리는 일도 드물다. 딱 필요한 만큼을 사서 유용하게 쓴다. 집안 식구끼리 집안일을 나눠서 하는 것도 그때그때 임기응변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소음인의 집에 들어가면 손님도 무언지 안정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 정도 준비해 놓으면 비로소 부모나 아이나 별 부담 없이 보호가 가능해진다.

 

 

 

 

인용

목차

사상체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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