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니아에서 탄생한 철학②: 아낙시메네스, 피타고라스
두 사람보다 약간 후배인 아낙시메네스(Anaximenes, 기원전 585년경~기원전 528년경)에게서 원질은 다시 경험적인 것으로 돌아간다. 그는 그것을 공기라고 주장했다. 세상 만물은 이제 공기의 농도에 따라 형태가 결정되는 것으로 바뀌었다(세상은 그대로인데 보는 이에 따라 달라진다. 프랑스의 현대 철학자 푸코는 이것을 “사물은 그대로인데 그것을 규정하는 말이 달라질 뿐”이라고 표현했다. 지식에서 중요한 것은 사물 자체가 아니라 사물을 둘러싼 ‘담론’이다). 탈레스와 아낙시만드로스, 아낙시메네스는 모두 밀레투스에서 활동했으므로 밀레투스학파라고 불리며, 자연에서 원질을 찾았기에 자연철학을 정립한 것으로 분류된다.
그들과 다른 이색적인 인물이 피타고라스(Pythagoras, 기원전 580년경~기원전 500년경)다. 그는 밀레투스의 바로 앞바다에 위치한 사모스 섬 출신이었지만 밀레투스학파와는 다른 독자적인 학파를 세웠다. 출발점부터 달라서 그는 종교적인 관심에서 철학을 시작했다. 젊은 시절 그는 사모스의 참주인 폴리크라테스를 싫어한 탓에 멀리 이탈리아로 갔는데, 그곳에서 오리페우스교에 빠지게 된다【오르페우스교는 올림포스 12신 가운데 가장 특이한 존재인 디오니소스(로마 신화에서는 바쿠스)를 숭배하는 신비 종교다. 원래 디오니소스 숭배는 종교적 광란의 제례로 유명하지만 트라키아의 시인 오르페우스가 이것을 순화시켜 도덕적이고 금욕적인 종교로 만들었다】. 예나 지금이나 현세에서 금욕을 강조하는 종교의 교리에는 반드시 영생과 초월의 관념이 있다. 피타고라스가 찾은 원질도 영원하고 완전한 것이었는데, 바로 수(數)다. 그는 만물의 근원에 수가 있고 우주는 수에 기초한 질서에 따라 움직인다고 보았다. 그가 수학과 천문학의 연구에 몰두한 이유는 거기에 있다. 그 덕분에 오늘날 우리는 ‘피타고라스의 정리’와 ‘무리수’의 개념을 얻었고, 우주를 ‘코스모스’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 밖에 헤라클레이토스, 파르메니데스, 엠페도클레스, 아낙사고라스, 데모크리토스 등도 제각기 만물의 근원을 나름대로 주장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이오니아나 이탈리아, 트라키아 출신으로 그리스 본토 사람이 아니었다. 그리스 본토에서 발생한 최초의 철학자는 바로 소피스트들이었다.
인용
연표: 선사~삼국시대
연표: 남북국 ~ 고려
연표: 조선 건국~임진왜란
연표: 임진왜란~조선 말기
연표: 대한제국~현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