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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 찾아온 유학자들, 정약용 - 선을 결정하고 구성하는 자유의지를 천명한 리치 본문

고전/대학&학기&중용

강의실에 찾아온 유학자들, 정약용 - 선을 결정하고 구성하는 자유의지를 천명한 리치

건방진방랑자 2022. 3. 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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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결정하고 구성하는 자유의지를 천명한 리치

 

 

리치는 인간의 자유와 자유에 따른 선택 행위가 전제될 때에만 선과 악이 의미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다시 말해, 선악 개념이란 것 자체가 자유의지를 토대로 해야만 정립될 수 있다고 본 것이지요. 그러나 동양의 유학 사상에 따르면 인간의 의지와 관계없이 선천적 본성이 천명으로 주어져 있습니다. 절대적인 선이 이미 천명으로 주어져 있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리치가 생각한 인간의 본성은 유학자들이 생각했던 본성과도 큰 차이를 보입니다. 리치는 이성적 추론 능력을 인간 본성의 가장 중요한 특성으로 꼽았지만, 학자들은 선을 좋아하고 선을 하고픈 감성적 욕망을 인간 본성의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꼽았습니다. 리치는 인간이 가진 이성적 추론 능력을 통해 옳고 그름을 변별하고, 자유의지에 따라 자신이 결정한 것을 선택하는 행동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무릇 세상의 존재물이 이미 자기의 의지를 가지고 있고, 또한 그 의지를 따를 수도, 그만둘 수도 있는 다음에야 비로소 덕()도 부덕(不德), 선도 악도 존재하게 된다. () (짐승들은) 자신들이 한 행동이 옳은 예[是禮]이든 옳지 않은 예[非禮]이든, 어찌할 수 없어서 행한 것일 뿐이며, 게다가 그들은 이 점을 스스로 알지도 못한다. 어떻게 선인지 악인지를 따지는 일이 있을 수 있겠는가? 이 때문에 세상의 여러 나라에서 제정한 법률에는 짐승의 부덕함에 벌을 주거나 짐승의 덕행에 상을 주는 일이 없다. 오직 사람만은 그와 같지 않아서 밖으로 일을 실행하지만 안으로는 이성적인 마음(理心)이 있으니, (하는 일이) 옳은지[] 그른지[] 합당한지[] 아닌지[]를 지각할 수도 있고, (그에 따라서 그 일을) 할 수도 그만둘 수도 있다. 천주실의6 : 3

凡世物旣有其意, 又有能縱止其意者, 然後有德有慝有善有惡焉. () 其所爲, 是禮非禮, 不但不得已, 且亦不自知, 有何善惡之可論乎? 是以天下諸邦, 所制法律, 無有刑禽獸之慝, 賞禽獸之德者. 惟人不然, 行事在外, 理心在內, 是非當否, 嘗能知覺, 兼能縱止.

범세물기유기의, 우유능종지기의자, 연후유덕유특유선유악언. () 기소위, 시례비례, 부단부득이, 차역불자지, 유하선악지가론호? 시이천하제방, 소제법률, 무유형금수지특, 상금수지덕자. 유인불연, 행사재외, 리심재내, 시비당부, 상능지각, 겸능종지.

 

 

리치의 말에 따르면, 만약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없었다면 우리에게는 윤리적 선악의 가능성이 애초부터 허락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어떤 행위를 자유롭게 선택했을 때에만 우리는 행위자에게 잘잘못의 책임을 따질 수 있기 때문이지요. 리치가 들었던 예를 한번 들어보지요. 바람에 날려 내 머리에 떨어진 기왓장에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기왓장에는 자유의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짐승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비록 어떤 짐승이 내 자식을 물어서 다치게 했다 할지라도 나는 그 짐승에게 윤리적 책임을 부과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결국 선과 악의 잣대를 들이댈 수 없다는 것이지요. 짐승에게는 자신의 행동을 선택하는 자유의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리치에게는 자유로운 의지 작용이야말로 선을 결정하고 구성하는 핵심적인 항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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