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복음서
이러한 생생한 역사적 지평 위에서 복음서는 전개되어야만 했다. 따라서 마가복음서의 기본적 관점(觀點)을 공유(共有)하는 복음서를 공관복음서(共觀福音書, the synoptic gospels)라고 부르는데 마태와 누가가 바로 이 공관복음서의 대표적 작품이다. 그러니까 마태와 누가는 마가를 책상 앞에 놓아두고 쓴 작품이다. 책으로 말한다면 마태와 누가는 마가의 ‘개정증보판’인 것이다【신약학의 거장 다드의 표현, Dodd, About the Gospels 24】. 그러니까 마태와 누가 속에는 마가가 거의 다 들어있다. 마가의 661개의 문장(verses) 중에 600개가 마태 속에 들어있고, 350개가 누가에 들어있다. 그러니까 마태복음은 마가복음을 매우 충실히 계승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마가에 들어있지 않은 것으로서 마태와 누가에 공통된 것이 200개 정도 있다. 이 200개의 문장을 보통 독일어의 ‘자료’(Quelle)라는 단어의 첫 자를 따서 ‘Q자료’(Q material)라고 부른다.
Q자료는 82개 정도의 단편(로기온)으로 구성된 예수의 어록(sayings collection)이며, 예수의 말씀의 구전을 최초로 성문화시킨 것이다. 그것은 AD 50년경의 사건이었다. 그러니까 마태와 누가는 마가와 Q자료를 보고서 개정증보판을 낸 것이다. 분량으로 말하자면 누가가 마태보다 좀 더 많다. 그리고 마가와 Q자료를 빼고난, 마태에게만 특유한 자료를 M, 누가에게만 특유한 자료를 L이라고 부른다. 이 이상의 더 복잡한 이야기들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하여튼 상기의 이유로 마가, 마태, 누가 3복음을 공관복음서라고 부르는 것이다.
마가복음 | Q자료 | |||||
M자료 | ↓ | ⤩ | ↓ | L자료 | ||
↘ | 마태복음 | 누가복음 | ↙ |
〈공관복음서의 자료 연관구조>
나는 오리지날 복음판소리인 마가복음을 제일 좋아한다. 마가복음이야말로 복음서의 원형이며 예수의 모습을 가장 진실하게 전하는 자료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데 일반대중에게는 상대적으로 마가복음은 별 인기가 없었다. 아마 한국에서도 성경을 읽는 사람들은 마가복음보다는 마태나 누가에서 기억하는 이야기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 유명한 산상수훈(Sermon on the Mount)도 마태에 나오는 것이다. 그 유명한 탕자의 이야기(The Prodigal Son), 그리고 착한 사마리아인 이야기(The Good Samaritan)는 누가복음에만 나온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있는 주기도문(The Lord's Prayer)도 마태에서 온 것이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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