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장 사바크의 저주와 축복
나그 함마디 문서의 발견
사바크 헌팅
1945년 12월이었다. 나일강 상류 유역에서 12월은 사바크(sabakh)를 캐기 좋은 시절이다. 사바크란 질소가 풍부히 들은 천연비료로서 땅에서 캐는 것이다. 여름에는 땅이 너무 딱딱해서 캐기 어렵지만 12월이 되면 땅이 연해져서 캐기 좋기 때문에 농한기에 많은 농부들이 캐러 나간다. 낙타를 타고 사바크헌팅을 나가는 것이다. 체노보스키온의 한 동네 알 카스르(al-Qasr)에 사는 일곱 아이들이 사바크를 캐기 위해 자기 동네에서 약 20리 떨어져 있는(5마일) 자발 알 타리프지역으로 원정을 나갔다. 때는 아직 이스라엘 국가가 성립(1948. 5.16.)하기 전이었고 2차세계대전이 끝난 넉 달 후였으니까 모처럼만의 평화로운 휴식기였다. 그 일곱 아이들 중에는 알 삼만(al-Samman) 족속의 무함마드 알리(Muhammad Ali)와 그의 남동생 둘이 끼어있었다.
자발 알 타리프 절벽 아래의 퇴적층 경사면에서 사발 모양의 큰 옥돌을 치워내고 그 밑을 캐는데 커다란 붉은 유약으로 덮인 거대한 항아리가 나왔다. 위쪽 네 귀퉁이로 손잡이가 달려있었고 뚜껑은 큰 접시로 덮여있었고 가생이는 천연아스팔트 역청으로 봉합되어 있었다. 이것을 맨 먼저 발견한 것은 알리의 15세 먹은 어린 동생 아부 알마지드(Abu al-Majd)였다. 겁먹은 동생은 26세의 큰형 무함마드 알리를 불렀다. 큰형은 붉은 항아리를 지상으로 끌어내었다. 한 70cm 높이의 제법 큰 항아리였다. 모두 무함마드 알리의 처분만을 기다리고 숨을 죽이며 눈치를 보고 있었다. 알리는 그 항아리를 열기를 두려워 했다. 이집트인의 관념에는 진(jinn)이라는 사기(邪氣)가 있는데, 대개 이런 항아리 속에 들어있다가 잘못 뜯으면 사람이나 동물형상의 귀신이 되어 출현하여 사람에게 사기를 뿜어대면 사람이 죽거나 크게 상하게 된다는 전설이 있기 때문이었다. 무함마드 알리는 그 유명한 권투선수와 이름이 같지만 그렇게 똑똑한 사람이 아니고 참으로 무지스러운 촌놈이었다. 이 알리의 행태를 보면 이 항아리를 묻었던 이 지역 농부출신들의 수행승의 문화에서 16세기를 지난 후의 이집트의 문화가 얼마나 퇴락했는가를 엿볼 수 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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