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복음서의 중요성
상기 나열한 52서 중에서 가장 소중한 문헌을 나보고 하나 뽑으라고 한다면 도마복음서 1서를 주저없이 선택할 것이다. 도마복음서는 현 우리가 알고있는 4복음서의 형성과정을 정확하게 알려줄 수 있는 많은 생각의 실마리와 기준을 제공하는 순수한 예수의 말씀집이다. 그것은 114개의 내러티브가 없는 로기온(logion)으로 구성되어 있다. 도마복음서 속의 상당 부분의 자료는 Q자료보다도 더 오리지날한 성격이 있다. 현재,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의 신학계에서는 도마복음서와 Q자료와 4복음서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는 수백 편의 논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리고 Q자료의 연구를 보다 심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도마복음서는 기독교나 예수의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잡스러운 언어가 하나도 없다. 도마복음서야말로 우리로 하여금 살아있는 예수를 인식케 해주는 너무도 소중한 하나님의 말씀이다. 한국신학계에서는 체노보스키온문서를 다루지 않는다 하더라도, 최소한 도마복음서에 대해서 만은 깊은 연구를 진행시켜야 할 것이다.
아주 사소한 예를 하나 들어보자. 사도 바울이 고린도전서 2:9에서 이와 같이 말하고 있다.
기록된 바, ‘하나님이 자기를 사랑하는 자들을 위하여 예비하신 모든 것은 눈으로 보지 못하고 귀로도 듣지 못하고 사람의 마음으로도 생각지 못하였다’ 함과 같으니라.
여기서 ‘기록된 바’라는 것이 반드시 구약의 출전만을 의미해야 할까? 보통 이 구절의 출전으로 이사야서 64:3이나 52:15를 인용하지만 맥락이나 문체로 볼 때 그리 적합한 인용이 아니라고 성서학자들은 말한다. 일찍이 오리겐과 암브로스는 이 말이 엘리야 비서(Apocalypse of Elijah)에서 온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클레멘트1서 34:3에도 고린도전서의 이 인용문이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바로 이 인용문의 출전이 도마복음서 제17에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사실을 우리는 그냥 도외시할 수만 있을까? 사도 바울이 직접 도마복음서를 인용하였다고는 말할 수 없어도, 사도 바울시대에 이미 초대교회에서 예수말씀을 간략히 기록한 로기온집(sayings collection)이 존재했다는 가설은 충분히 성립가능하다. 도마복음서의 예수님 말씀의 3분의 1이 Q자료와 직접적으로 겹칠 뿐 아니라, 그 대부분의 말씀이 복음서의 말씀의 성립경로와 관련되어 있다.
도마복음서는 여러분들이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외경’이라는 개념과 거리가 멀다. 그것은 외경이 아닌 정경의 오리지날한 형태이다. 이제 공관복음서의 주석을 다는 데 있어서 도마복음서자료를 참고하거나 인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단지 시대의 흐름에 뒤떨어진 눈먼 인간의 소행일 뿐이다. 현실적으로 모든 성서주석학 학자들이 도마복음서를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다. 한국의 신학자들만 국제적 포럼에서 고루한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다면, 그것은 한국기독교의 세계적 위상을 생각할 때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닐 것이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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