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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양사룡전」의 자료적 가치 - Ⅳ. 인성교육 자료의 측면에서 본 「양사룡전」의 특징, 2. 일상의 활용성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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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룡전」의 자료적 가치 - Ⅳ. 인성교육 자료의 측면에서 본 「양사룡전」의 특징, 2. 일상의 활용성

건방진방랑자 2022. 6. 1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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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일상의 활용성

 

 

다음으로 양사룡전에 그려진 효행과 선행은 진솔하고 핍진하여 공 감의 여지가 크다는 점이다.

 

 

제 어머니께서는 본래 술 마시기를 좋아하여 저는 하루에 꼭 세 사발씩 마련하였지만, 어머니 홀로 쓸쓸하게 드시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홍춘반(洪春盤), 배소남(裵小男), 이수복(李受福), 이몰내(李沒內) 및 아무개라 불리는 약간의 사람들은 모두 노모가 술을 잘 드시고 제 이웃에 살고 있어서 그들과 함께 계를 만들고 양친계라 불렀습니다. 열흘마다 닷새 되는 날에 한 번 만났는데 나이순으로 돌아가며 자리를 주관하여 맛난 음식을 차려드리고 서로 술잔을 주고받으며 술을 즐길 수 있게 하였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약간의 사람들과 늘어서서 곁에서 노래를 불러드리고 아울러 함께 일어나 춤도 추었습니다. 이렇게 즐거움을 다 한 뒤에 마치니 어머니께서 아주 기뻐하셨습니다.”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이어 눈물을 흘리며 ! 자식이 부모를 사랑하는 마음에도 살고 죽고의 차이가 있습니다. 제 아버지께서 막 돌아가셨을 때는 제 마음이 너무 슬퍼서 견딜 수 없고, 잠시도 잊을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날이 가고 달이 바뀌면서 조금씩 달라지더니 1년이 지나서는 더 달라지고 3년이 지나서는 또 더 크게 달라졌습니다. 그리고 이제 20년이 되고 보니 이틀 동안 아버지를 생각하지 않기도 하고, 생각하더라도 그 마음의 비통함이 또한 처음 돌아가셨을 때와는 같지 않았습니다. 불행하게도 제 어머니께서 구원 받지 못하셨다면 점차 어머니를 잊어감이 어찌 아버지 때와 달랐겠습니까? 생각이 여기에 미치면 저도 모르게 마음이 졸아들고 그 모양새가 오그라듭니다.”라고 하였다.

我母性好飮, 我日必有三椀, 恨母獨飮孤寂. 有曰洪春盤曰裵小男·李受福·李沒內曰某某若干人, 皆有老母善飮, 而與我同鄰居者, 與之脩稧, 名曰養親. 每旬間五日一會, 各以齒坐輪辦, 可嘗羞以供, 使酬酢酒酣, 我以若干人, 必列侍歌, 仍並起舞, 盡歡而罷, 母頗慰悅, 仍流涕而言曰: ‘! 人子愛親之心, 亦有存亡之異. 方我父初亡時, 我心甚哀, 若不可堪, 若不得一刻可忘也. 旣日月而小異, 朞而漸異, 三年而又大異, 今纔二十年矣, 而或並日不思父, 雖思之, 其心之悲, 亦不如初亡時也. 不幸使我母不救, 其漸忘亦奚異父也? 我思至此, 自不覺煎然, 其容蹙蹙如也.’ 李起浡, 西歸遺稿7, 梁四龍傳.

 

 

좋아하시는 술을 어머니 홀로 드시는 게 안타까워 이웃 사람들과 양 친계를 만들고 이웃 어머니들과 함께 어울려 술을 즐기게 한 내용이다. 주흥(酒興)이 오른 어머니들 곁에서 누구는 노랫가락을 뽑고 누구는 어머니들과 덩실덩실 춤을 추는 모습이 트로트 한 곡이면 관광버스건 시골 장터 건 흥겨운 춤판으로 변하는 오늘날의 모습과 겹쳐지면서 슬며시 미소를 머금게 한다. 선친의 유품인 신발 대바구니에 넣어두고 저승길 편안하시라고 일 년에 한 냥씩 대바구니에 넣으며 언제고 한참을 울었다는 부친 양흔동의 모습李起浡, 西歸遺稿7, 梁四龍傳. “欣同嘗事父孝, 父歿有遺履, 欣同藏之籠中, 一年一兩納之曰此亡父遺跡’, 必流涕移時.”도 일체의 가식 없이 그려져 있다. 그런 까닭에 독자들은 양사룡전에 그려진 인물들의 언행에 좀 더 쉽게 공감할 수 있게 되는데, 바로 이 공감이라는 요소야말로 교육적 감화가 일어나는 시발점이 된다.

 

이와 관련하여 아울러 주목할 점은 양사룡전에 그려진 효행과 선행은 모두 일상의 소박한 것들이라 그것에 공감한 독자의 실천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껏 살펴보았듯 양사룡이 어머니를 위해 한 효도는 지극정성으로 하늘에 기도를 올리고, 좋아하는 술을 이웃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계를 만든 것뿐이다. 양사룡전의 말미에 소개된 홍춘반의 효행도 그렇다. 홍춘반은 모친의 소상 즈음에 병환으로 미음만 드시던 어머니를 생각하며 상식(上食)으로 미음을 올렸고, 모친 생전에는 외출했다 돌아올 적 문앞에서 걱정하며 기다리실 어머니를 안심시키기 위해 멀리 서부터 춤을 추며 돌아왔다李起浡, 西歸遺稿7, 梁四龍傳. “춘반이 그 어머니를 섬긴 것도 지극히 효성스럽다. 어머니가 병으로 돌아가고 이듬해가 되어 小祥이 한 달 남았는데 그의 아내가 전과 같이 밥을 올리자 춘반이 문득 물리치며 작년 이맘때 어머니께서 밥을 드셨던가?”하고는 미음으로 바꾸어 소상일이 지난 뒤에야 그만두었고 再朞 때도 그렇게 하였다. 어머니 생전에는 춘반이 외출할 때면 어머니가 늘 문에 기대어 기다렸는데 춘 반은 돌아올 때 반드시 멀리서부터 춤을 추어 어머니께 잘 다녀왔음을 보였다고 한다[春盤事其母至孝. 母宿病以歿, 越翌年未及祥一月, 其妻進食如故, 春盤輒却之曰上年此時, 母其進飯乎’, 以粥飮, 至祥日過後乃已, 至再朞亦然. 母未歿, 春盤每出, 母常倚閭, 春盤還必自遠舞, 以示母好歸].”. 어찌 보면 별것도 아닌 것 같은 이런 행위에 오히려 감동을 느끼게 되는 것은, 어쩌면 그 행위가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안도감에서 기인하는 것일 수 있다. 일반적인 효자전에 자주 등장하듯 양사룡의 효행이 단지(斷指)나 할고(割股)로 그려졌다면, 그 행위는 숭고한 것임에도 독자 자신과는 무관한 것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다. 독서물의 내용이 공감되지 않은 순간 독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육적 효과는 반감되기 마련이다. 이런 점에서 양사룡전에 그려진 효행들은 우리 학생들로 하여금 효도란 것이 너무 극단적이어서 자신을 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아니고 자신도 일상에서 충분 히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인식의 전환을 가져오게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활용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활동학습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게 한다면 교육의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인용

목차

원문

입전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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