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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맹자한글역주, 진심장구 하 - 9. 남을 바꾸려 하지 말고 자신을 바꾸라 본문

고전/맹자

맹자한글역주, 진심장구 하 - 9. 남을 바꾸려 하지 말고 자신을 바꾸라

건방진방랑자 2023. 1. 1.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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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남을 바꾸려 하지 말고 자신을 바꾸라

 

 

7b-9.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내가 몸으로써 도를 실천하지 않으면 도저히 나의 처자(妻子, 부인과 자식)로 하여금 몸으로 도를 실천하게 만들 수 없다. 내가 사람을 부리는 데 있어서 도에 합당하게 하지 않으면, 나의 처자(妻子)도 내가 부릴 수 없게 된다.”
7b-9. 孟子曰: “身不行道, 不行於妻子; 使人不以道, 不能行於妻子.”

 

유교의 근본사상인 수기치인(修己治人)의 핵심적 명제라 할 수 있다. 제일 먼저, 많은 사람이 별 주목을 안 하고 넘어가지만 신불행도(身不行道)’라는 명제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신행(身行)’이라는 것이다. 즉 몸으로 실천한다는 것이며, 이것이야말로 맹자 몸철학의 대명제라 할 수 있다. 내가 몸으로 구현하지 못하는 것을 나의 처자에게 몸으로 구현케 할 수가 없다.

 

여기 처자(妻子)’는 내 삶의 영역에 있어서 가장 가까운 사람이며, 가장 사회적으로 숨겨진 대상이며, 가장 나를 잘 아는 사람이며, 가장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들에게서 몸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존경을 얻지 못하는 사람은 근원적으로 인간보편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차단당한다. 이들에게야말로 가장 위선이 통하지 않는다. 유교의 가족친애사상은 네포티즘(nepotism)이 아니라 나의 수신의 검증의 가장 확실한 기준이 되는 장에 대한 존중의 사상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논어(論語)에도 자로6편에 다음과 같은 공자의 말씀이 있다: “다스리는 자의 몸이 바르면, 법령을 발하지 않아도 스스로 행하여지고, 그 몸이 바르지 못하 면 법령을 발하여도 아무도 따르지 않는다[其身正, 不令而行; 其身不正, 雖令不從].’

 

여기서도 문제는 ()’이다. 인간의 모든 도덕성의 역정은 반드시 몸(Mom)으로 구현되어야 하며, 그것은 반드시 매일 나를 바라보는 아내와 자식에 의하여 일차적 검증을 거쳐야 한다. 사소한 언급 같아도 맹자적 사유의 깊이와 유연성, 그리고 인간에 대한 평등관이 느껴지는 로기온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나는 중ㆍ고등학교 시절에는 세칭불량끼가 있어 공부를 열심히 하지 못한 편이었다. 그러나 약관의 나이에 깊은 신체적 질병과 고통, 그리고 좌절을 체험하면서 어느 순간부터 학문에 몰두하는 삶을 살게 되었다. 나는 20세 전후에 이미 무섭게 정진하는 습관을 몸에 익혔다. 그러면서 아주 가까운 식구들로부터 나를 바라보는 자세가 외경심에 가까운 그 무엇으로 변하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나를 가볍게 보던 가까운 식구들이 나를 중후하게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학교에서도 나의 학 우들이 나를 경외하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처음에는 나를 왕따하는 듯 했지만 결국 학우 전원이 나의 분위기에 익숙해졌다. 고려대학교 철학과 나의 동기들은 나와 더불어 쉬는 시간에도 책을 보았고 수업시간에도 진지하게 선생님의 말씀을 경청했기 때문에 수업분위기가 우량한 반으로 방명(芳名)이 높았다. 당시만 해도 대학생들이 그만큼 순수했고 이상에 대한 열정이 있었다. 그러나 나의 어머니만은 내가 불량끼가 있든 정진을 하든 똑같은 눈으로 나를 바라본 유일한 사람이었다. 서너 살 때 나의 모습으로 나의 평생의 모습을 간파해준 저 하늘의 샛별과도 같은 빛이었다.

 

 

 

 

인용

목차 / 맹자

전문 / 본문

중용 강의

논어한글역주

효경한글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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