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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도올선생 중용강의, 12장 - 6. 생명의 약동 본문

고전/대학&학기&중용

도올선생 중용강의, 12장 - 6. 생명의 약동

건방진방랑자 2021. 9. 17.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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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생명의 약동

 

 

詩云: “鳶飛戾天, 魚躍于淵.” 言其上下察也.
시경(詩經)솔개가 하늘로 날고 고기가 연못에 뛴다라고 한 것은 이러한 위대한 길이 위(하늘)와 아래()에 모두 명백히 드러남을 은유한 것이다.
 
, 大雅旱麓之篇. , 鴟類. , 至也. , 著也.
시는 대아한록의 편이다. ()는 솔개의 종류다. ()는 이른다는 뜻이다. ()은 나타나는 것이다.
 
子思引此詩以明化育流行, 上下昭著, 莫非此理之用, 所謂費也. 然其所以然者, 則非見聞所及, 所謂隱也.
자사는 이 시를 인용하여 변화하며 기르고 유행하여 위와 아래에 밝게 드러나 이 이치의 용()이 아님이 없음을 밝혔으니, ()라 할 만하다. 그러나 그러한 이유는 견문(見聞)에 미치질 못하니, ()이라 할 수 있다.
 
故程子曰: “此一節, 子思喫緊爲人處, 活潑潑地.” 讀者其致思焉.
그렇기 때문에 정자는 여기의 한 구절은 자사가 사람을 위한 요긴한 부분으로 활발발한 곳이다.”라고 했으니, 읽는 이는 생각을 다해야 한다.

 

 

 

 

 

 

엘랑비탈과 비약

 

지금까지 논리를 진행시키는 순서가 평범한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나중에 오면 천지를 말하였고, 그 다음에 시운(詩云)하면서 시경(詩經)을 인용하고 있잖아요? 참 멋있어요! 어떤 일본의 도자기 연구가가(홍이섭 선생 강의 중에 나온 말이지만) 고려청자에 미쳐서 청자의 빛이 어디에서 왔나를 탐구하다가 밝혀낸 사실인데 말이죠. 여러분 지금부터 그림 한 장면을 머리속에 사악 그려보세요. 시골 아무도 없는 깊은 산 중에 호수가 있는데, 겨울이기보다는 청명한 여름 새벽 4, 이슬이 촉촉하게 내렸다가 서광이 비칠 때 쯤 하늘의 벌거스름한 기운이 나오기 전에, 하늘과 땅이 갈라지는 듯한 바로 그 순간에 아슬아슬하게 나타나는 색! 녹색도 아니고 파란 색도 아닌 그 색깔이 고려청자의 색깔이라는 겁니다. 상당히 신비적인(esoteric) 말이지만 얼마나 고려청자에 미쳤으면 그랬겠어요. 그런데 정말 새벽에 하늘을 보면 고려청자 색깔이 나와요. 그런 신비적 감각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고, 시경(詩經)도 한 번 그런 식으로 느껴 보세요.

 

먼동이 틀 적에 연못에 물안개가 쫘악 끼죠. 그 고요한 아침에 대단한 파워(Power)를 지닌 잉어 한 마리가 정적을 깨면서 하고 튀어 올랐어요. 팍 튀어 오를 때의 그 느낌! 이건 정말, 베르그송이 엘랑비(élan vital, 생명飛躍)’이란 말을 쓰는데, 그런 말로는 형용이 안 되는 생명의 약동인 거예요. ‘어약우연(魚躍于淵)이라연못에서 팍 튀는 고기는 천지론에서는 지()의 상징이죠. ‘연비려천(鳶飛戾天)’ 솔개가 하늘 위에서 ~활강하여 내려오다가 다시 하늘로 되돌아간다. 잘못 생각하면 마치 땅에서 날아올라서 하늘로 가는 것 같은데, 그건 후대 사람들이 조류를 지상의 동물로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거고, 조류란 동양인에게는 곧 바람이며 신성(神性)으로 인식되었습니다. ()자와 봉()자의 형태와 발음이 같거든(그 상고음은 각각 [plim], [blium]). 새라는 것을 그 당시 사람들은 지상의 동물이 아니라 하늘의 동물로 상징한 것이죠. 솔개가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모습을 보면 참 부러워요! 그래서 내가 패러글라이딩을 배우고 있긴 한데.. 떠 보지는 못했지만.

 

옛날 사람들은 얼마나 하늘을 나는 새들이 부럽고 또한 땅에 붙어서 사는 자신들의 처지가 답답하고 그랬겠어요. 호랑이를 백수의 제왕이라고 하지만, 그건 새들에 비하면 진짜 새발의 피 밖에 안 되죠. 철새들이 지구를 한 바퀴 돌다시피 하고 오면, 꼭 그전에 자기가 틀었던 보금자리를 찾아온다고 하는데, 그 기억작용을 지금 조류학자들이 설명할 수가 없다고 하잖아요. 또 독수리는 6마일 밖에 있는 개미새끼 움직임 정도를 파악할 수가 있다고 하니, 이건 정말 엄청난 감각입니다. 요즘 초능력 운운하는데 가만히 살펴보면, 이 우주는 초능력으로 가득 차 있어요! 모든 생물의 세계는 곧 초능력의 세계인 거죠. 풀 한포기 하나가 최대의 신비입니다.

 

아까도 말했듯이 엉성하고 얄팍한 내용의 책이나 사상에 빠지지 마세요. 생물학 하나만 제대로 해도, 아니 생물학이든 뭐든 어느 학문이고 제대로 하기만 해도, 모든 신비가 거기에 다 들어 있습니다. 그런 현혹스런 책들에 미치고, ()에 미치니까 한국의 젊은이들이 타락하고, 학문이 타락하는 거예요. 나의 철학의 명칭이 기철학(氣哲學)’이고, 내가 한복이나, 이런 츠앙파오까지 입고 다니니까, ‘저 사람은 중국에까지 가서 기()를 마스터한 기공(氣功)의 대가구나하는데, 기공(氣功). 그건 우주의 신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저 흔한 자연현상일 뿐이라고. 기공이니 하는 것에 미쳐 있는 이런 현실은 무지막지한 거예요.

 

 

 

 

 

여러분, ‘상상의 날개를 달고~ 상상의 나래를 펴고~’라는 그런 말을 쓰죠? 그건 새가 상징하는 광범위한 공간영역을 Brain으로 도달한 표현으로서, 예로부터 있어왔던 새에 대한 동경, 근원적 동경을 나타낸 말입니다. 그러니까 시경(詩經)에 나타난 이런 말 한 마디도 간단한 말이 아니라는 걸 알겠죠? 보십시오! “저 솔개가 날아, 그래서 하늘로 돌아가고, 또 한 쪽에서는 물고기가 튀어 올랐다가 연못 속으로 들어가.” 이것은 나는 새와 튀는 고기의 신비로 가득 찬 천지. 생명의 세계예요. 천지를 둘러보았을 때 아무리 하찮은 것이라도 생명이 없는 것이 없고, 신비를 가지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시를 쓴 것이고. 연비려천 어약우연(鳶飛戾天 魚躍于淵)’은 참으로 동양인들이 즐겨 쓰는 문구인데, 그 맛을 제대로 알고 쓰는 사람이 없어요. 비약(飛躍)이라는 말의 출처이기도 합니다.

 

그 다음 구절이 언기상하찰야(言其上下察也)’ 이것으로 문장의 말미에 시적인 이미지를 주고 나서는 다시 처음의 본 내용으로 들어가서, “군자지도 조단호부부 급기지야 찰호천지(君子之道 造端乎夫婦 及其至也 察乎天地)”로 끝나고 있습니다. 이것이 중용(中庸)입니다. 부부지도(夫婦之道)에서 천지(天地)의 도()까지 하나로 꿰뚫은 것, 이것이 바로 중용(中庸)의 위대함이죠. 그러니 어찌 부부지도(夫婦之道)를 소홀히 할 수 있겠습니까? 여러분들은 반드시 결혼을 해서 부부지도(夫婦之道)로부터 이 세계의 법칙을 체득해야 합니다. 이것이 유교의 논리예요.

 

그러나 불교의 논리는 상당히 달라요. 불교는 독신주의잖아요. 그러니 불교가 중국에 들어 왔을 때, 유교의 가족주의와 충돌이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나는 개인적으로는, 현대사회에 부부는 쌔고 쌨으니까 독신의 형태도 아주 기쁘게 인정합니다. 꼭 결혼해야 한다고 우길 것은 없고,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는 세계니까 여러 가지 형태의 삶이 있을 수 있는 거 아니겠어요? 그러나 유교의 정통론은 군자지도 조단호부부(君子之道 造端乎夫婦)’, 이것은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君子之道, 造端乎夫婦, 及其至也, 察乎天地.
군자의 길은 부부간의 평범한 삶에서 발단되어 이루어지는 것이니, 그 평범한 세계라 할지라도 지극한 데 이르면 하늘과 땅에 꽉 들어차 빛나는 것이다.
 
結上文. 右第十二章. 子思之言, 蓋以申明首章道不可離之意也. 其下八章, 雜引孔子之言以明之.
12장은 자사의 말로 전부 1장을 끌어내어 펼쳐서 밝힌 것(申明)이다. 이 밑으로 8장은 공자의 말을 잡스럽게 인용하여 설명한 것이다.

 

, 앞에까지는 잡스럽지 않고 1장에 대한 체계적 해설인데 반해서, 여기서부터는 이것저것 공자의 말을 잡스럽게 인용하여 뜻을 풀어 놓은 것이라는 주자의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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