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배움의 자세
子曰: “不憤不啓,
憤, 房粉反.
○ 憤者, 心求通而未得之意. 啓, 謂開其意.
不悱不發,
悱, 芳匪反.
○ 悱者, 口欲言而未能之貌. 發, 謂達其辭.
擧一隅不以三隅反, 則不復也.”
復, 扶又反.
○ 物之有四隅者, 擧一可知其三. 反者, 還以相證之義. 復, 再告也. 上章已言聖人誨人不倦之意, 因幷記此, 欲學者勉於用力, 以爲受敎之地也.
○ 程子曰: “憤悱, 誠意之見於色辭者也. 待其誠至而後告之. 旣告之, 又必待其自得, 乃復告爾.”
又曰: “不待憤悱而發, 則知之不能堅固; 待其憤悱而後發, 則沛然矣.”
해석
子曰: “不憤不啓,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마음으로 발분하지 않으면 열어주지 않고,
憤, 房粉反.
○ 憤者, 心求通而未得之意.
분(憤)은 마음으로 통하길 구하나 터득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啓, 謂開其意.
계(啓)는 그 뜻을 열어주는 것을 말한다.
不悱不發,
말하고자 하나 잘하지 못하는 게 아니면 달하도록 하지 않으니,
悱, 芳匪反.
○ 悱者, 口欲言而未能之貌.
비(悱)는 입으로 말하고자 하나 잘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發, 謂達其辭.
발(發)은 그 말씀을 통달하는 것을 말한다.
擧一隅不以三隅反, 則不復也.”
한 모퉁이를 튕겨주어 세 모퉁이로 증명하려 하지 않는다면 다시 알려주지 않는다.”
復, 扶又反.
○ 物之有四隅者, 擧一可知其三.
물건엔 네 모퉁이가 있으니, 한 부분을 들면 세 부분을 알 수 있다.
反者, 還以相證之義.
반(反)은 돌이켜 서로 증명한다는 뜻이다.
復, 再告也.
부(復)는 다시 알려준다는 것이다.
上章已言聖人誨人不倦之意,
이장은 이미 성인이 사람을 가르침에 게을리하지 않는 뜻을 말하였고,
因幷記此,
인하여 아울러 이것을 기록했으니,
欲學者勉於用力,
배우는 사람이라면 힘을 쓰기에 권면하여
以爲受敎之地也.
가르침을 받을 기반으로 삼도록 한 것이다.
○ 程子曰: “憤悱, 誠意之見於色辭者也.
정이천이 말했다. “분비(憤悱)은 성실한 뜻으로 얼굴색과 말로 드러나니,
待其誠至而後告之.
진실로 지극하기를 기다린 후에 그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旣告之,
이미 그것을 알려주었으면
又必待其自得, 乃復告爾.”
또한 반드시 자득하길 기다려 곧바로 다시 알려줄 뿐이다.”
又曰: “不待憤悱而發, 則知之不能堅固;
또한 말했다. “분비(憤悱)를 기다리지 않고 발언하면 앎이 견고할 수 없고,
待其憤悱而後發,
분비(憤悱)을 기다린 후에 발언하면
則沛然矣.”
마치 물이 아래로 내려가는 것과 같이 금방 깨닫는다.”
○ 공자는 영원한 사표(師表)이다. 대만사범대의 입구에는 인자한 공자의 상이 서 있다. 공자의 교육은 엄격했다. ‘논어’를 처음 공부할 때 술이(述而)편의 이 장(章)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자세를 고쳐 앉았던 기억이 난다. 불분불계(不憤不啓)와 불비불발(不悱不發)은 계발(啓發)이란 말의 출전이다.
분(憤)은 마음을 통하지 못해 괴로워하는 상태를 말한다. 혹은 감정이 고양된 상태를 말한다. 비(悱)는 드러내려 하지만 제대로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계(啓)는 마음을 열어줌을 말하고, 발(發)은 드러내도록 도와줌을 말한다. 불분불계(不憤不啓)와 불비불발(不悱不發)에서 ‘不∼不∼’은 ‘∼하지 않으면 ∼하지 않는다’는 식의 조건-결과 구문을 이룬다. 우(隅)는 사각형의 한 귀퉁이를 뜻한다. 거일우(擧一隅)는 사각형의 한 귀퉁이를 들어 보여주듯 사물이나 사실의 한 부분을 가르쳐줌을 말한다.
이삼우반(以三隅反)은 나머지 세 귀퉁이를 들어 반대로 입증해 보인다는 말로, 가르침을 받고 추리(推理)와 응용(應用)을 한다는 뜻이다. 불(不)자가 붙으면 그런 반응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즉(則)은 ‘∼하면 곧 ∼’의 구문을 만든다. 불부(不復)는 ‘다시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다시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말이다.
배우는 사람이 의지와 정열을 지니고 있어야 가르치는 사람이 그를 계발(啓發)할 수가 있다. 공자는 “이것을 어떻게 한다, 이것을 어떻게 한다고 말하지 않는 자는, 나는 그를 어떻게 할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 장을 읽으면서 참교육이란 무엇인가 다시 생각하게 된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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