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위 작은 소나무
석상왜송(石上矮松)
최치원(崔致遠)
不材終得老煙霞 澗底何如在海涯
日引暮陰齊島樹 風敲夜子落潮沙
自能盤石根長固 豈恨凌雲路尙賖
莫訝低顏無所愧 棟樑堪入晏嬰家 『桂苑筆耕集』20
해석
不材終得老煙霞 부재종득로연하 | 재목이 되지 못하여【부재(不材): 나무가 재목감이 되지 못하여 누가 베어가지 않음으로써 제 명대로 살 수 있다는 뜻으로 즉 사람도 무능한 사람이 화를 면할 수 있는 것에 비유한 말이다. 『장자(莊子)』 「산목(山木)」】 마침내 은둔한 채【연하(煙霞): 산수(山水)의 경치를 말한다.】 늙을 수 있었으니 |
澗底何如在海涯 간저하여재해애 | 계곡 아래의 소나무가 어찌 바닷가의 소나무와 같으랴【간저하여재해애(澗底何如在海涯): 볼품없는 바닷가의 소나무와는 달리, 계곡 아래의 소나무는 벌써 목수의 눈에 띄어 베였을 것이니, 해변에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이냐는 말이다. 원문의 간저(澗底)는 간저송(澗底松)의 준말로, 진(晉)나라 좌사(左思)의 「영사(詠史)」의 “계곡 아래엔 울창하게 소나무가 서 있고, 산꼭대기엔 축 늘어진 묘목이 서 있는데, 직경 한 치에 불과한 저 묘목이, 백 척의 소나무 가지에 그늘을 지우누나.[鬱鬱澗底松 離離山上苗 以彼徑寸莖 蔭此百尺條]”에서 발췌한 것이다. 이 시는 무능한 자들이 권력의 비호를 받고 현자 위에 군림하며 큰소리를 치는 세태를 풍자한 것인데, 고운이 단장취의(斷章取義)하였다.】. |
日引暮陰齊島樹 일인모음제도수 | 해는 저물녘 음산함을 끌어 섬의 나무와 가지런하고 |
風敲夜子落潮沙 풍고야자락조사 | 바람은 바람을 두드려 조수치는 모래톱에 떨어진다네. |
自能盤石根長固 자능반석근장고 | 스스로 바위에 서린 뿌리, 길이 견고히 할 수 있으니 |
豈恨凌雲路尙賖 기한능운로상사 | 어찌 구름을 능가할 길, 아직도 멀다함을 한스러워 하리오. |
莫訝低顏無所愧 막아저안무소괴 | 실패했지만【저두(低顏): 머리를 숙이는 것과 같은 것으로 실패하여 낙심한 모양새다[猶低頭, 頹喪貌.]】 부끄러울 게 없다는 걸 의아해하지 마시라, |
棟樑堪入晏嬰家 동량감입안영가 | 동량【동량(棟樑): 기둥이나 들보가 될 만한 훌륭한 인재. 한 집이나 한 나라의 큰 일을 맡을 만한 사람.】으로 안영【안영(晏嬰): 춘추 시대 제(齊) 나라의 현상(賢相)으로, 사마천(司馬遷)이 그의 마부가 된다 해도 기쁘겠다고 찬탄했던 인물이다[假令晏子而在, 餘雖爲之執鞭, 所忻慕焉]. 『사기(史記)』 권62 「관안열전(管晏列傳)」】과 같은 재상의 집에 들어갈 수 있을 테니. 『桂苑筆耕集』20 |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