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욕과 계단 오르기의 공통점
장대기(將臺記)
不見萬里長城 不識中國之大 不見山海關 不識中國之制度 不見關外將臺 不識將帥之威尊矣 未及山海關一里 東向有一座方城 高十餘丈 周數百步 一面皆七堞 堞下爲圭竇 可藏數十人 圭竇共二十四 城之下體 又穿四圭竇 以藏兵器 下爲隧道 以通長城之內 譯輩皆稱漢所築 非也 或稱吳王臺 吳三桂守關時 從地道 不時登此臺 出號砲 則關內數萬兵 一時吶喊 聲動天地 關外諸墩戍兵 皆響應 數時間 號令遍千里矣 與一行諸人 憑堞縱目 長城北走 滄溟南盈 東臨大野 西瞰關裏 周覽之雄 無如此臺 關裏數萬戶街市樓臺 歷歷如觀掌紋 無所隱蔽 海上一峯 尖秀揷霄者 昌黎縣文筆峯也
眺望良久, 欲下而無敢先下者. 甎級岌嶪, 俯視莫不戰掉, 下隷扶擁, 無回旋之地, 勢甚良貝. 余從西級下立於地, 仰視臺上諸人, 皆兢兢莫知所爲. 蓋上臺時, 拾級而登, 故不知其危. 欲還下, 則一擧目而臨不測, 所以生眩, 其崇在目也.
仕宦者, 亦若是也. 方其推遷也, 一階半級, 恐後於人, 或擠排爭先. 及致身崇高, 懾心孤危. 進無一步, 退有千仞, 望絶攀援, 欲下不能. 千古皆然.
해석
不見萬里長城 不識中國之大 不見山海關 不識中國之制度 不見關外將臺 不識將帥之威尊矣 未及山海關一里 東向有一座方城 高十餘丈 周數百步 一面皆七堞 堞下爲圭竇 可藏數十人 圭竇共二十四 城之下體 又穿四圭竇 以藏兵器 下爲隧道 以通長城之內 譯輩皆稱漢所築 非也 或稱吳王臺 吳三桂守關時 從地道 不時登此臺 出號砲 則關內數萬兵 一時吶喊 聲動天地 關外諸墩戍兵 皆響應 數時間 號令遍千里矣 與一行諸人 憑堞縱目 長城北走 滄溟南盈 東臨大野 西瞰關裏 周覽之雄 無如此臺 關裏數萬戶街市樓臺 歷歷如觀掌紋 無所隱蔽 海上一峯 尖秀揷霄者 昌黎縣文筆峯也
眺望良久, 欲下而無敢先下者.
바라보길 진실로 오래도록 하다가 내려가고자 하나 감히 앞서는 이가 없다.
甎級岌嶪, 俯視莫不戰掉.
벽돌 층계가 하도 가파르기에 내려다보면 벌벌 떨리지 않음이 없다.
下隷扶擁, 無回旋之地, 勢甚良貝.
하인이 붙들어주고 안아주려 해도 몸을 돌릴 만한 땅이 없어 기세가 매우 낭패스럽다.
余從西級下立於地, 仰視臺上諸人,
나는 서쪽 층계로부터 땅에 내려와 서서 위를 올려 대 위에 있는 사람들을 보니,
皆兢兢莫知所爲.
모두가 벌벌 떨며 어찌 해야 할지 몰라 한다.
蓋上臺時, 拾級而登, 故不知其危.
대개 대에 올라갈 적엔 층계를 하나씩 밟아 올랐기 때문에 그 위험하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欲還下, 則一擧目而臨不測,
그러나 돌아서 내려오려 하여 한 번 눈을 들어 바라보니 전혀 예측할 수가 없다.
所以生眩, 其崇在目也.
저절로 아찔해지니, 눈에 빌미가 있는 것이다.
仕宦者, 亦若是也. 方其推遷也, 一階半級,
벼슬길도 또한 이와 같다. 곧 위로 갈 때엔 한 계단, 반 등급이라도
恐後於人, 或擠排爭先.
남에게 뒤처질까 두려워하며 혹은 다투어 먼저 밀쳐내 버리기도 한다.
及致身崇高, 懾心孤危. 進無一步.
그러나 몸이 높디높은 곳에 이르면 두려운 마음에 외롭고 위태로워져 한 걸음도 나아가질 못한다.
退有千仞, 望絶攀援,
물러나려 해봤자 천 길의 절벽이기에 등반하려 해도, 내려가려 해도 되지가 않는다.
欲下不能. 千古皆然.
이런 사람의 욕망이야말로 천고가 다 똑같았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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