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난삽 (2)
건빵이랑 놀자
지천의 시, 한시가 어렵다는 인식을 가중시키다 春事闌珊病起遲 봄 풍경이 끝물인데, 병이 더디게 나은지라. 鶯啼燕語久逋詩 꾀꼬리 울고, 제비 재잘대도 오래도록 시를 못 지었네. 一篇換骨脫胎去 한 편의 환골탈태(윤두수가 보내온 시)가 오니, 三復焚香盥手時 향을 사르고 손을 씻고 세 번이나 반복하여 읽었다네. 天欲此翁長漫浪 하늘은 이 늙은이(윤두수)에게 오래도록 자유롭게 해주고선, 人從世路苦低垂 나는 세상길에서 괴롭게도 떨구고자 하는 구려. 銀山松桂芝川水 은산의 소나무와 계수나무, 지천의 물이 應笑吾行又失期 응당 비웃겠지, 나의 행실이 또한 실기했다고. 『소화시평』 권상 102번에서 이 시를 처음 해석했을 땐 그저 보이는 그대로만 해석했다. 깊게 생각해볼 여지도 없었고 도무지 무슨 말인지도 모르니 난감하기만 ..
강서시파의 시가 어려운 이유 호소지(湖蘇芝)로 불리워지는 관각삼걸(館閣三傑)은 해동강서시파로 유명하다. 권상 73번과 권상 81번 글에서 시구를 단련하기로 유명한 강서시파의 시를 음미했었다. 확실히 당풍(唐風)의 시들은 내용도 별로 어렵지 않고 해석이 매끄럽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반해, 강서시파의 시는 아무리 보아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모르겠는 경우가 많다. 『소화시평』 권상 102번에 보는 황정욱의 시도 마찬가지다. 해석도 매끄럽지 않을뿐더러, 해석하고 나서도 도대체 무슨 말인지 알쏭달쏭하기만 하니 말이다. 해동강서시파는 송풍(宋風)의 시 중에서도 여러 가지를 안배하여 시구를 꾸며내기로 유명하다. 그러니 한시 품평에선 ‘난삽(難澁)하다’, ‘정교(精巧)하다’와 같은 평가가 나오는 것이다. 그만큼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