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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22. 몸을 맡겨 흐를 수 있길 어제 저녁에 동문시장에서 회와 김밥, 튀김, 순대, 어묵탕을 사와서 한라산 소주와 함께 먹으며 제주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6년 만에 찾아온 제주지만, 3일 동안 자전거를 타고 일주를 하고 나니 늘 있었던 곳인 양 편하게만 느껴지더라. 이래서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 하나보다. 하지만 이렇게 여행이 끝난다고 생각하니, 제주의 마지막 밤을 보낸다고 생각하니 사무치게 외로워진다. ▲ 한라산 한 잔에 젖어든 외로움 하나. 빈 공간을 채우려 애쓰다 살다보면 사무치게 외로운 날이 있다. 가족도 날 달래주지 못하고, 책 읽거나 영화 보기조차 귀찮은 그런 날이 있다. 이런 날이면 나는 친구를 생각한다. 술이나 한잔하자고 할까? 그러나 이내 그만두고 만다. 가슴 한쪽이 텅 빈 듯한 공허감..
목차 1. 갑작스레 벌교에 가다 도보여행 그리고 1년 후 벌교에 가기까지 전라선을 따라 가며 일본이 남긴 아픔을 곱씹다 순천, 편안한 분위기가 나던 도시 2. 벌교를 거닐면, 소설은 현실이 된다 태백산맥의 인물들이 활약한 벌교역과 시장 벌교에서 태백산맥의 발자취를 따라 가다 실재하는 염상구의 무대, 청년단 사무실을 발견하다 벌교를 볼 수 있던, 김사용 영감의 고택 일제의 그늘이 담긴, 소화다리 소화네 집과 정하섭의 집을 보다 3. 문학관을 둘러보면, 태백산맥은 현실이 된다 태백산맥의 이적성 시비와 고뇌의 시간 태백산맥 문학관의 숨겨진 건축미 문학관에서 본 10권의 소설을 쓸 수 있는 비결 벌교엔 『태백산맥』이 살아 숨쉰다 인용 여행기
3. 문학관을 둘러보면, 태백산맥은 현실이 된다 문학관 전면 벽에 쓰인 ‘문학은 인간의 인간다운 삶을 위하여 인간에게 기여해야 한다.’라는 조정래 씨의 글귀가 눈길을 끈다. 그에게 있어 문학이 어떤 것인지 이 한 마디 말로 잘 알 수 있다. 누군가에게 문학은 여가이거나 돈벌이 수단일 테다. 하지만 조정래 씨는 거기서 더 한 걸음 나아가 어떤 사명감까지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바로 이런 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정치 세력의 회유와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마무리 지을 수 있었던 거겠지. 태백산맥엔 이적성 시비가 잇달았다. 그래서 『아리랑』ㆍ『한강』을 쓸 때 집필하는 시간보다 검찰에서 증언하는 시간이 더 많을 정도였다고 한다. ▲ 문학관에 쓰여 있는 글귀가 눈길을 끈다. 태백산맥의 이적성 시비와 고뇌의 시간 그런 ..
2. 벌교를 거닐면, 소설은 현실이 된다 순천에서 벌교까지는 기차로 22분 걸린다. 바로 옆 동네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다. 지도상으로 봤을 땐 큰 도시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막상 진트재를 지나 중도방죽의 철다리를 지나면서 벌교를 둘러보니 아주 작고 아담한 곳이더라. 왜 큰 도시로 생각하고 있었던 걸까? 그건 아마도 소설에선 보성에 소속된 읍이면서도 오히려 보성보다 더 번화한 곳이라 이야기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 벌교역은 아담해서 좋다. 태백산맥의 인물들이 활약한 벌교역과 시장 이제 본격적으로 벌교를 돌아다녀 본다. 벌교는 ‘꼬막’으로 유명하고 전라도에서 욕이 쎈 곳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나에겐 그저 『태백산맥』의 무대이면서, 이념전쟁이 치열하게 펼쳐졌던 장소로 남아 있다. 벌교역은 예전의 그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