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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창작 계기: 호질을 짓게 된 계기 박지원(朴趾源) 壁上懸一篇奇文, 鷺紙細書. 爲格子塗之橫, 竟一壁. 筆又精工, 就壁一讀, 可謂‘絶世奇文’. 余因還座, 問“壁上所揭誰人所作?” 主人曰: “不知誰人所作也” 鄭君問“此似是近世文, 無乃主人先生所題耶?” 沈由朋曰: “主人不解文字, 旣無作者姓名, ‘不知有漢, 何論魏ㆍ晉?’” 余曰: “然則何從得此?” 沈曰: “曩於薊州市日收買.” 余曰: “可許謄去否?” 沈首肯曰: “不妨” 約持紙更來. 飯後與鄭君更往, 堂中已點兩燭矣. 余就壁欲解下格子, 沈招侍者, 捧下. 余復問“此先生所作否?” 沈掉頭曰: “有如明燭, 俺長齋奉佛, 懺誡譫妄.” 余囑鄭君, 自中間起筆, 余從頭寫下. 沈問“先生謄此何爲?” 余曰: “歸令國人一讀, 當捧腹軒渠, 嗢噱絶倒, 噴飯如飛蜂, 絶纓如拉朽.” 及還寓, 點燈閱視, ..
38. 한바탕 웃게 만들려 글을 베끼듯 발표회 하루 전이다. 특히 전통춤 공연 연습에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어깨만 덩실거리고 발목을 자연스럽게 교차하며 리듬을 탄다는 게 말이나 쉽지,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들 연습하는 것만 보고 있을 순 없었다. 하더라도 같이 하여 어색하고 뻣뻣한 몸동작을 함께 보며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정을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여러 번 무용 선생님은 나에게 같이 할 것을 권유했지만, 연습은 같이 하되 발표회 땐 사진을 찍기 위해 빠지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오늘 일이 터지고 말았다. 자신의 파트너로 내가 춰야한다고 공표했기 때문이다. 도저히 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 덕에 내가 무대 전면에 서야만 했다. ▲ 카자흐스탄 정통 춤을 나도 함께 추게 되었다. 그것도..
목차 1. 수단으로서의 글 읽기와 본질로서의 글 읽기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서 글 읽기’ 맛난 마주침을 위한 ‘본질로서 글 읽기’ 2. 연암의 글에 반하다 잘 안다고 착각했다 문이재도론, 조선시대의 미디어법 연암의 글 속엔 연암이 살아 있다 3. 작품 탄생에 대한 두 가지 관점 작가의 천부적 재능으로 작품은 탄생한다 여러 웅성거림이 작품을 짓도록 한다 4. 글은 불협화음 속에서 움튼다 불협화음 속에 문학은 생기를 얻고, 철학은 생명을 얻는다 힘든 상황을 겪어본 사람이 좋은 작품을 만든다 5. 나의 길을 간다. 그 길에서 나의 글을 쓴다 나의 길을 간다 6. 좋은 글의 첫 조건, 호기심 자기 성찰의 기본 요소, 호기심 호기심은 유머와 만나 더욱 빛난다 7. 좋은 글의 둘째 조건, 고정관념 넘어서기..
지금껏 길게 말했던 ‘본질로서 글 읽기’의 즐거움을 경험하게 해준 사람이 바로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1737~1805)이다. 잘 안다고 착각했다 웃긴 것은 이때까지 연암의 글을 여러 번 읽어왔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땐 시험을 보기 위해 뜻을 해석하기에 바쁘다고 생각한 나머지 막상 속뜻을 알려 하지 않았었다. 그래서 『호질虎叱』은 조선시대 양반들의 허위의식을 여지없이 비판하는 내용이었을 뿐이었고, 『허생전許生傳』은 조선 경제의 빈약함을 드러내는 내용이었을 뿐이었다. 이렇게 정해진 정답만을 찾아가는 식으로 글을 읽었으니, 연암과 마주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 과정을 지나 다시금 글로 만난 연암은 상상을 초월하는 깊이를 지닌 사람이었다. 그의 글을 읽다 보니 조선시대 성리학자들(정도전, 송시열)이 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