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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이덕무 - 유혜보득공柳惠甫 得恭 본문

산문놀이터/편지글

이덕무 - 유혜보득공柳惠甫 得恭

건방진방랑자 2019. 9. 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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柳惠甫 得恭

 

讀足下詩及素玩蘚書二士詩 以爲古人詩 古人已死 眼中不見一古人 何嘗今日作詩示我 以爲今人也 盈天下皆今人也 焉有今人吐出者箇好詩 古今二字 交戰胷中 無法可解

 

顧今校讐謄本八家文抄 事沒浩穰 匪一人一時之所可竣工 第自數日以來 雖欲專意下工 譬如精衛銜石 何時塡海 平生慣讀蠅頭 能書蛟脚 今此一部細字蠅之雲仍之頭 蛟之苗裔之脚 平生好箇一雙炯炯眼孔 從今不霽而虹起 匪春而花飛 豈不可憐 直二員日進此院 與直者一員 共三人 聚首讐勘 至祝至祝

 

沈孫璉字蘆士 錢塘人 沈心醇字刳樽 海寧人 蔡曾源字呂橋 羅江人 中原人擧皆以字爲號 三子另有他號 未之聞也 蘆士 官編修 沈蔡 俱擧人

 

詩有蘭麝氣絶勝 十雙美人末句 自詑意非在於兼司禁城中 其精神專在十雙 自謂高一著 而以我觀之 不啻落千層 使我得志 眞正可置 數十侍妾 視若土苴 今兄虗領嫫母二十箇 自處花月平章 不亦陋哉 火速來此 讐對講說也

 

自我南爲 無夜無夢 與兄輩聯武行禮 聚首校書 或含盃雅譃 絮絮未了 曉角一聲 殘月窺窓 悄然卧在寒竹堂中 呻吟咏嘆 奈如之何 赴任差晩 驛務以之叢畓 吏猂卒狡 百瘼蝟興 匪弟綿力所可牽補 實有無竆之慮 水帶鐵腥 脾家崩敗 一日所食 不過二合 奈何

 

日前朴徐二寮書來 知兄入沁都 一服淸凉散 其味何如 反想徐寮艶羡 朴寮惹妒 以余不羡不妒之眼目觀之 兄本柔輭 亦應不安 兄之此番榮光 自何而得 卽我之也 我適在此 故兄能闖然而入 速備壺酒 爲我謝可也 陪兩令公 初謁奎閣 途中海上 想多韻事 弟於此段 妒則不可 羡或有之 其能領略風烟 平安歸來否 弟日督貧民 家家幾築避債之坮 心甚不寧 亦復奈何 適有大丘烟盃一具仰餽 烟一斤亦去 須以此盃吸此烟滿滿

 

此等事 有誰講摩邪 兄獨留意 迺所以爲我同志也 按老土蕃胡 李滿住遺種也 滿住旣誅 移居白頭山西 嘗耕種我地 邊將遣人禁斷 胡害之 李守一李适等 分道入攻 焚其廬舍 宣廟四十年 忽剌溫謀屠慶興蕃胡 蕃胡請救於老土 老土卛鐵騎五千 搶劫搬移 穿過鍾城 忽胡遣萬餘兵 遇於烏碣洞 老土縱擊大破之 從慶源東城外回軍 忽胡自此不振 老土卽奴兒哈赤 此卽滿州熾盛之始 而江外侵掠之患 亦隨而息矣 -靑莊館全書

 

 

해석

 

 

 

讀足下詩及素玩蘚書二士詩

족하(足下)의 시와 소완(素玩)ㆍ선서(蘚書) 두 선비의 시를 읽고 다음같이 차탄했습니다.

 

以爲古人詩 古人已死 眼中不見一古人 何嘗今日作詩示我

, 이것은 옛사람의 시다! 아니다, 옛사람은 벌써 죽어 한 명도 눈에 보이지 않는데 어찌 오늘날 시를 지어 나에게 보이겠는가?

 

以爲今人也 盈天下皆今人也

아니다, 지금 사람의 시다! 그러나 천하에는 모두가 지금 사람인데

 

焉有今人吐出者箇好詩

어찌 지금 사람이 이처럼 좋은 시를 짓겠는가?’

 

古今二字 交戰胷中 無法可解

이래서 고금(古今) 두 글자가 흉중에서 티격태격하여 해결할 방법이 없습니다.

 

顧今校讐謄本八家文抄 事沒浩穰

지금 등본(謄本) 팔가문초(八家文抄)를 교정하는 일은 너무도 호번하므로

 

匪一人一時之所可竣工

한 사람이 일시에 마칠 바가 아닙니다.

 

第自數日以來 雖欲專意下工

수일 동안 힘껏 해보려고 했으나

 

譬如精衛銜石 何時塡海[각주:1]

비유하면 마치 정위(精衛)가 돌을 물어 나르는 격이니, 어느 때에나 바다를 메울 수 있을까요?

 

平生慣讀蠅頭 能書蛟脚

평생을 파리 머리만한 잔 글자를 읽고 모기 다리만한 가는 글자를 써오는데,

 

今此一部細字蠅之雲仍之頭 蛟之苗裔之脚

지금 이 1부의 잔 글자는 파리 손자의 머리요 모기 후손의 다리인지라,

 

平生好箇一雙炯炯眼孔 從今不霽而虹起 匪春而花飛 豈不可憐

평생의 좋던 한 쌍의 밝은 눈이 이제부터 어두워질 터이니 어찌 가련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直二員日進此院 與直者一員

그곳 당직 2()이 날마다 이 서원(西院)에 나와서 이곳 당직 1원과

 

共三人 聚首讐勘 至祝至祝

함께 세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앉아서 교정하기를 간절히 빕니다.

 

沈孫璉字蘆士 錢塘人

심손련(沈孫璉)은 자가 노사(蘆士)로 전당(錢塘) 사람이며

 

沈心醇字刳樽 海寧人

심심순(沈心醇)은 자가 고준(刳樽)으로 해령(海寧) 사람이며,

 

蔡曾源字呂橋 羅江人

채증원(蔡曾源)은 자가 여교(呂橋)로 나강(羅江) 사람입니다.

 

中原人擧皆以字爲號

중원 사람은 거개가 자를 호로 삼습니다.

 

三子另有他號 未之聞也

이 세 사람에게 따로 다른 호가 있다는 말은 듣지 못하였습니다.

 

蘆士 官編修 沈蔡 俱擧人

노사는 벼슬이 편수(編修), 심심순과 채증원은 모두 거인(擧人)입니다.

 

詩有蘭麝氣絶勝 十雙美人末句

시에 향기가 나는 열 쌍의 미인이 있구려. 끝귀에서 자랑한 의도는

 

自詑意非在於兼司禁城中 其精神專在十雙

금성(禁城)을 지키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정신이 오로지 열 쌍의 미인에게 있구려.

 

自謂高一著 而以我觀之 不啻落千層

그리고 한 층 높다고 하였는데, 내가 볼 때는 천 층이 떨어질 정도뿐이 아니오.

 

使我得志 眞正可置 數十侍妾 視若土苴

가사 내가 뜻을 이룬다면 참으로 수십 명 시첩(侍妾)을 두되 토저(土苴 두엄)처럼 볼 것입니다.

 

今兄虗領嫫母二十箇 自處花月平章 不亦陋哉

지금 형은 헛되이 모모(嫫母 추한 여자) 20명을 거느리고 화월평장(花月平章 기생을 거느린 주인)이라 자처하시니, 또한 비루하지 않습니까?

 

火速來此 讐對講說也[각주:2]

속히 여기에 와서 함께 교정하며 강설(講說)이나 하시구려.

 

自我南爲 無夜無夢

나는 남쪽으로 온 뒤로 꿈을 꾸지 않는 밤이 거의 없습니다.

 

與兄輩聯武行禮 聚首校書

꿈속에서 형들과 함께 다니면서 예()를 행하고 머리를 맞대고 글을 교정하며,

 

或含盃雅譃 絮絮未了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다가 이야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문득 깨어

 

曉角一聲 殘月窺窓

새벽 호각이 한 번 울리고 새벽달이 창에 비치매,

 

悄然卧在寒竹堂中 呻吟咏嘆 奈如之何

혼자 쓸쓸하게 썰렁한 죽당(竹堂)에 누워서 신음하고 영탄하게 되니, 그 정상이 어떠하겠습니까?

 

赴任差晩[각주:3] 驛務以之叢畓

부임한 시기가 약간 늦었더니 역()의 사무가 누적되었고,

 

吏猂卒狡 百瘼蝟興

이졸(吏卒)들은 사납고 간교하여 온갖 병폐가 마구 일어나,

 

匪弟綿力所可牽補 實有無竆之慮

이 아우의 약한 힘으로는 견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실로 많은 염려가 됩니다.

 

水帶鐵腥 脾家崩敗 一日所食 不過二合 奈何

물에서는 쇠냄새가 나므로 위장병이 나서 하루 먹는 양이 2홉에 불과하니 어찌하겠습니까?

 

日前朴徐二寮書來

일전에 박()ㆍ서() 두 동료의 편지가 와서

 

知兄入沁都 一服淸凉散 其味何如

형이 심도(沁都)에 들어가서 청량산(淸凉散)을 복용하는 줄을 알았는데, 그 맛이 과연 어떠합니까?

 

反想徐寮艶羡 朴寮惹妒

생각하건대, 서 동료는 그를 부러워할 것이고 박 동료는 질투할 것입니다.

 

以余不羡不妒之眼目觀之 兄本柔輭 亦應不安

부러워하지도 않고 질투하지도 않는 나의 눈으로 보건대, 형은 본래 연약한 사람이므로 응당 불안스럽게 여길 것입니다.

 

兄之此番榮光 自何而得 卽我之也

형의 이번 영광은 어디에서 얻었습니까? 바로 나의 공입니다.

 

我適在此 故兄能闖然而入

내가 마침 여기에 있었기 때문에 형이 능히 선뜻 들어가게 된 것입니다.

 

速備壺酒 爲我謝可也

속히 술을 준비하여 나를 위해 사례하는 것이 옳습니다.

 

陪兩令公 初謁奎閣

모시고 있는 두 영공(令公)은 규각(奎閣)에 가는 도중에서 처음 뵈었습니다.

 

途中海上 想多韻事

해상에는 운치 있는 일이 많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弟於此段 妒則不可 羡或有之 其能領略風烟 平安歸來否

이 아우가 이 일에 있어서는 질투는 불가하고 부러움은 혹 있습니다. 형은 그 풍연(風煙)을 음미하고 평안히 돌아오시겠습니까?

 

弟日督貧民 家家幾築避債之坮

이 아우는 날마다 가난한 백성들에게 납세를 독촉하나 집집마다 거의 피채대(避債臺) 를 쌓으므로

 

心甚不寧 亦復奈何

마음이 매우 불안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適有大丘烟盃一具仰餽 烟一斤亦去

마침 대구에서 생산된 담뱃대 한 개가 있어서 보내고 담배 1근도 보내니

 

須以此盃吸此烟滿滿

이 담뱃대로 이 담배를 마음껏 피워 보시구려.

 

此等事 有誰講摩邪 兄獨留意 迺所以爲我同志也

이 같은 일을 누가 강마(講磨)하겠습니까? 형이 홀로 유념하시니, 그것은 바로 나의 동지인 때문입니다.

 

按老土蕃胡 李滿住遺種也 滿住旣誅

상고하건대, 노토(老土)와 번호(蕃胡)는 이만주(李滿住)의 유종(遺種)인데 만주(滿住)가 이미 주참당하자,

 

移居白頭山西 嘗耕種我地

백두산 서쪽으로 옮겨가 살며 우리 땅에서 농사를 지었습니다.

 

邊將遣人禁斷 胡害之

변장(邊將)이 사람을 보내서 금단하니, 그 오랑캐는 보낸 사람을 죽였습니다.

 

李守一李适等 分道入攻 焚其廬舍

그래서 이수일(李守一)과 이괄(李适) 등이 길을 나누어 들어가 쳐서 그들의 집을 불태웠습니다.

 

宣廟四十年 忽剌溫謀屠慶興蕃胡

선묘(宣廟) 40년에 홀랄온(忽剌溫)이 경흥(慶興)의 번호(蕃胡)를 도륙할 것을 꾀하자,

 

蕃胡請救於老土 老土卛鐵騎五千

번호가 노토에게 구원을 청하매 노토는 철기(鐵騎) 5천을 거느리고

 

搶劫搬移 穿過鍾城

이동해 가는 홀랄온을 무찌른 다음 종성(鍾城)을 가로질러 갔습니다.

 

忽胡遣萬餘兵 遇於烏碣洞

그러자 홀랄온은 1만여 명의 군사를 보내어 오갈동(烏碣洞)에서 노토와 마주쳤는데,

 

老土縱擊大破之 從慶源東城外回軍

노토는 군대를 풀어 쳐서 크게 깨뜨리고 경원 동성(東城) 밖으로부터 회군하였습니다.

 

忽胡自此不振

홀랄온은 이때부터 떨치지 못했습니다.

 

老土卽奴兒哈赤 此卽滿州熾盛之始

노토는 곧 노아합적(奴兒哈赤)인데, 이는 바로 만주(滿洲)가 성하게 된 시초였고,

 

而江外侵掠之患 亦隨而息矣 -靑莊館全書

강외(江外)에서 침략하는 변환도 따라서 종식되었던 것입니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0615~16

 

 

 

  1. 정위는 새 이름. 《산해경(山海經)》의 북해경(北海經)에 의하면, 상고 적 염제(炎帝)의 딸 여왜(女娃)가 동해에 놀러갔다가 물에 빠져 죽었는데, 그 혼이 정위가 되어 상시 서산(西山)의 목석(木石)을 물어다가 동해를 메운다 한다. [본문으로]
  2. 영재(泠齋) 유득공(柳得恭)이 상방(尙方 : 상의원(尙衣院))에서 당직하며 아정에게 시를 지어 보냈는데, 그 시의 연구(聯句)에 “높이 머리 따 올린 열 쌍 미인을 감시하고[高髻十雙提點遍] 비장된 책 1천 권을 다 교정하네.[祕書千卷校讐空]” 하고, 끝귀에 “무슨 일이 그대보다 한 층 높기에[何事比君高一著] 당직을 겸임하여 아직도 금성 가운데 있을까.[兼司猶在禁城中]” 하였으므로, 이렇게 편지한 것이다. [본문으로]
  3. 여기서는 사근도 찰방(沙斤道察訪)으로 부임한 것을 말한다.[주-D004] 피채대(避債臺) : 납세를 기피하는 일. 주 난왕(周赧王)이 이대(謻臺)로 도망하여 빚을 기피하였으므로 이 대 이름을 피채대라 했다 한다. 《漢書 諸侯王表》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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