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된 일이 변해 좋은 일이 된다
(轉禍爲福)
燕文公時, 秦惠王以其女爲燕太子婦. 文公卒, 易王立. 齊宣王因燕喪攻之, 取十城.
武安君蘇秦爲燕說齊王, 再拜而賀, 因仰而弔. 齊王桉戈而卻, 曰:“此一何慶弔相隨之速也?”
對曰: “人之飢所以不食烏喙者, 以爲雖偸充腹, 而與死同患也. 今燕雖弱小, 强秦之少婿也. 王利其十城, 而深與强秦爲仇. 今使弱燕爲鴈行, 而强秦制其後, 以招天下之精兵, 此食烏喙之類也.”
齊王曰:“然則奈何?”
對曰:“聖人之制事也, 轉禍而爲福, 因敗而爲功. 故桓公負婦人而名益尊, 韓獻開罪而交愈固, 此皆轉禍而爲福, 因敗而爲功者也. 王能聽臣, 莫如歸燕之十城, 卑辭以謝秦. 秦知王以己之故歸燕城也, 秦必德王, 燕無故而得十城, 燕亦德王, 是棄强仇而立厚交也. 且夫燕ㆍ秦之俱事齊, 則大王號令, 天下皆從, 是王以虛辭附秦, 而以十城取天下也. 此霸王之業矣, 所謂轉禍爲福, 因敗成功者也.”
齊王大說, 乃歸燕城, 以金千斤謝其後, 頓首塗中, 願爲兄弟而請罪於秦.
해석
燕文公時, 秦惠王以其女爲燕太子婦.
연문공의 시절에 진혜왕이 딸로 연나라 태자의 아내가 되도록 했다.
文公卒, 易王立.
문공이 죽자, 태자가 이왕으로 즉위했다.
齊宣王因燕喪攻之, 取十城.
제나라 선왕이 연나라 초상을 틈타 공격하여 10개의 성을 취했다.
武安君蘇秦爲燕說齊王,
무안군 소진이 연나라를 위해 제나라 왕을 설득하려
再拜而賀, 因仰而弔.
두 번 절하고 축하하며 우러러 조의하였다.
齊王桉戈而卻, 曰:“此一何慶弔相隨之速也?”
제나라 왕이 창을 어루만지면서 물러서 “한 번에 어째서 경의와 조의를 서로 표하기를 신속히 하는가?”라고 말했다.
대답했다, “사람이 굶주려도 오훼를 먹지 않는 것은
以爲雖偸充腹, 而與死同患也.
비록 훔쳐 배를 채울 수 있더라도 죽음과 같이 근심스럽기 때문입니다.
今燕雖弱小, 强秦之少婿也.
이제 연나라는 비록 약소국이더라도 강한 진나라의 젊은 사위국입니다.
王利其十城, 而深與强秦爲仇.
왕이 10개의 성으로 이익을 얻었더라도 깊이 강한 진나라에 원수가 되는 것입니다.
今使弱燕爲鴈行, 而强秦制其後,
이제 약한 연나라를 앞세워 대열의 앞에 두고 강한 진나라가 뒤에서 제압하여
以招天下之精兵, 此食烏喙之類也.”
천하의 정예병들을 불러 들인 것으로 이것은 오훼를 먹는 것과 유사합니다.”
齊王曰:“然則奈何?”
제나라 왕이 “그렇다면 어째야 합니까?”라고 말했다.
對曰:“聖人之制事也,
소진이 대답했다. “성인이 일을 제어함에
轉禍而爲福, 因敗而爲功.
화를 바꿔 복이 되도록 하고 패배를 따라 공이 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환공은 부인을 내쫓았지만 명성은 더욱 높아졌고
한헌은 죄를 지었지만 교유함은 더욱 굳건해졌으니,
此皆轉禍而爲福, 因敗而爲功者也.
화를 바꿔 복이 되도록 하고 패배를 따라 공이 된다는 것입니다.
王能聽臣, 莫如歸燕之十城,
왕이 신하의 말을 들으신다면 연나라에 10개의 성을 되돌려주고
卑辭以謝秦.
낮추어 말씀하셔서 진나라에 사죄함만 못합니다.
秦知王以己之故歸燕城也,
진나라는 왕이 자기 때문에 연나라의 성을 돌려준 걸 알리니,
秦必德王,
진나라는 반드시 왕을 덕스럽게 여길 것이고,
燕無故而得十城, 燕亦德王,
연나라는 까닭없이 10개의 성을 얻게 됐으니 연나라도 또한 왕을 덕스럽게 여길 것이니,
是棄强仇而立厚交也.
이것이 강한 원수를 버리고 두터운 교유를 세우는 것입니다.
且夫燕ㆍ秦之俱事齊,
또한 연나라와 진나라가 함께 제나라를 섬기면
則大王號令, 天下皆從,
대왕의 호령을 천하는 모두 따를 것이니,
是王以虛辭附秦, 而以十城取天下也.
이것은 왕이 허사로 진나라에 아부하는 것이며 10개의 성으로 천하를 취하는 것입니다.
此霸王之業矣,
이것은 패왕의 업으로
所謂轉禍爲福, 因敗成功者也.”
화를 바꿔 복이 되도록 하고 패배를 따라 공이 된다는 것입니다.”
齊王大說, 乃歸燕城,
제나라 왕이 크게 기뻐하며 곧 연나라 성을 돌려줬고
以金千斤謝其後,
금 천근으로 뒤에 사죄했으며
頓首塗中, 願爲兄弟而請罪於秦.
길에서 머리를 조아리며 형제국이 되길 원한다며 진나라에 죄를 빌었다.
인용
- 오훼(烏喙): 약초 이름으로 부자(附子)를 말한다. 뿌리가 두텁고 극동성(劇毒性)이 있다. [본문으로]
- 환공부부인(桓公負婦人): 『사기(史記)』 「제세가(齊世家)」에 의하면 환공(桓公)이 채희(蔡姬)와 뱃놀이를 하는데, 채희가 물장난을 심하게 하였다. 환공이 말렸으나 듣지 않아 친정 채(蔡)나라로 돌려 보냈다. 그러자 채나라에서 다른 곳으로 출가시키자 제환공(齊桓公)이 노(怒)하여 정벌하고 이후 초(楚)를 치고 초(楚)와 소릉(召陵)에서 맹약(盟約)을 맺었다. [본문으로]
- 한헌개죄(韓獻開罪) : 한헌(韓獻)은 춘추(春秋) 진(晉)의 경(卿)인 한궐(韓闕)을 말한다. 죽은 후 호(號)를 헌자(獻子)라고 하였다. 개죄(開罪)는 득좌(得罪)의 뜻이다. 진(晉) 영공(靈公) 때 당시 중군원수(中軍元帥)인 조돈(趙盾)이 진(秦)과 싸울 때 문객(門客)이 한궐(韓闕) 한헌(韓獻)을 추천하여 중국사마(中軍司馬)를 삼았다. 조돈(趙盾)의 부(䡍)가 잘못하여 뒤따르고 있던 수레의 음구(飮具)를 부수어 한궐(韓闕)이 그를 군법대로 처형하였다. 어떤 사람이 조돈(趙盾)에게 한궐(韓闕)은 배은망덕(背恩忘德)한 놈이라고 하자 오히려 그를 불러 크게 칭찬하였다. 『좌전(左傳)』 「헌공(獻公)」 12년(B.C.597년) 참조.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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